[영상] 길에서 만난 사람들

태안군 서해랑길 완주원정대가 걷는 이유는

걷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래서인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다. 지난 8일 마주한 태안군 서해랑길(코리아둘레길) 완주원정대가 그랬다. 고향도, 살아온 방식도,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길을 걷는다는 공통 분모를 가졌다.

지난 4월 발대식을 가진 후 4번째 만남이라 서먹할 만도 하지만 걷는다는 공통 관심사로 안면을 튼 사이라 몇 해를 만난 사람들처럼 할 이야기가 넘친다.

이날 도전과제인 서해랑길 68코스는 태안군 소원면 송현1리에서 출발해 모항리 만리포 해변까지 21.8km를 걷는 코스로 태안에 조성된 11개 코스 중 두 번째로 길다. 더구나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등 악조건이었지만 원정대원들의 표정은 밝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여정에 도전하는 탓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속담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길만 있으면 혼자여도 함께여도 좋은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원정대원들의 배낭에는 그간의 발자취를 증명하는 각종 배지와 메달, 기념품 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렇다고 큰 자랑거리는 아니다. 흔적 없이 전국을 누빈 고수가 조용하게 자신의 곁에서 함께 걸을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원정대가 걷는 서해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산책로를 이어 조성한 ‘코리아둘레길’ 중 서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태안지역에는 남면 당암리에서 서산시 팔봉면 구도항에 이르는 188km 11개 코스가 있다.

이날 4번째 코스를 완주한 이들에게는 아직 7개의 코스가 남았다. 이들이 주섬주섬 신발 끈을 조이는 이유다.

ⓒ방관식 | 2024.06.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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