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새뜸] “얘는 누구예요? 너무 귀엽다”... 세종시 장남들판에서 밤마실 행사

“찌르르~ 찌르르~” “뚜루르~ 뚜루르~”

석양이 붉게 물들인 들판에는 풀벌레 소리로 가득했다. 폭염 경보가 핸드폰을 마구 뒤흔들던 한낮의 땡볕,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논둑과 흙길을 식히던 뜨거운 바람도 잤다. 이제 막 세상에 얼굴을 내민 벼이삭도 어둠 속에 숨을 죽였다. 세종시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캄캄한 야생의 공간, 장남들의 침묵을 깬 건 엄마 손을 잡고 밤마실을 나온 아이들의 재잘거림이었다.

“얘들아! 엄마 옷에 붙어있는 곤충부터 관찰해라~”
“엄마, 여기 귀뚜라미도 있어요... 이건 방아깨비인가?”
“선생님, 얘는 누구예요? 너무 귀여워요!”

지난 10일 토요일 밤, 세종시의 중앙녹지공간인 장남들판에서 아주 특별한 학교가 열렸다. 장남들보전시민모임(시민모임)이 주최한 ‘금개구리 학교 2교시’. 시민모임은 이날 멸종위기 2급 금개구리 서식지인 이곳에서 세종 시민 등 20여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여름 저녁 장남들판 밤 마실’ 행사를 열었다.

지난 6월 1일 모내기로 진행한 금개구리학교 1교시에 이은 이날 행사에는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 응용생물학과와 함께했으며, 전문지식을 가진 연구자 그룹(연구자 최수빈, 배종민, 장근호)이 ‘미개척생물분류군 전문 인력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참석해 그간 연구해 온 곤충분류학 지식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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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들 #세종시 #금개구리

ⓒ김병기 | 2024.08.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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