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무대를 밟는 새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마이크 터크먼(한화 이글스)이었다. 빅리그서 200경기 넘게 소화한 경력, 공·수·주를 겸비한 외야수라는 평가는 팬들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시즌 초만 해도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터크먼이 증명해 보였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 한 달간 25경기서 타율 0.306(98타수 30안타) 1홈런 4타점 OPS 0.769를 올리면서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5월에는 정은원이 부진하면서 3번이 아닌 1번으로 타순이 조정됐다. 오히려 출루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고 '리드오프 터크먼'은 '3번에 배치됐을 때 못지않게 위력을 발휘했다. 6월에도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해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 ⓒ 한화 이글스


7월 이후 부진... 이래저래 꼬인 터크먼

세 달 동안 팀 성적이 부진해도 팬들이 터크먼의 활약에 위안을 삼는 등 제 몫을 나름 잘해주었다. 수비에서도 넓은 수비범위를 앞세워 까다로운 타구도 곧잘 잡아냈다. 기존 선수들과 더불어 외야진의 한 축을 잘 맡아줬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영향을 받은 탓일까, 7월 이후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7월 한 달 동안 20경기 타율 0.210(81타수 17안타) 4홈런 11타점 OPS 0.739로 성적에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안타로 침묵한 날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안타를 꾸준히 1개씩 치기는 했다. 다만 다른 타순에 비해 많은 타석 수를 소화해야 하는 터크먼으로선 아쉬운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출루율만 놓고 보면 0.319로 '리드오프'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달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0일 현재 8월 20경기 타율 0.258(89타수 23안타) 5타점 OPS 0.601로 KBO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홈런 없이 한 달을 마무리할 위기에 처했다. 최다안타(9위), 도루(공동 7위), 득점(공동 11위) 등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도 정규시즌 개막 이전에 한화가 바랐던 터크먼의 모습과는 분명 거리가 멀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지난 달 14일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서는 9회초 주심에게 스트라이크존에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이래저래 꼬인 터크먼이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9월 한 달간 터크먼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9월 한 달간 터크먼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 한화 이글스


주자가 있을 때 약한 터크먼... 반전 가능할까  

보통 타율이 높은 선수는 득점권 타율도 큰 차이가 없어 '득점권 타율'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터크먼은 조금 다르다. 주자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주자가 없을 땐 타율 0.298(298타수 87안타) 5홈런 5타점을 기록한 반면 주자가 있을 땐 타율 0.253(166타수 42안타) 3홈런 28타점이었다. 득점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0.235(81타수 19안타) 1홈런 12타점으로 실망스러웠다.

팬들과 구단 모두 출루를 잘하는 터크먼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외국인 타자답게 해결사 노릇도 해주길 바라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터크먼에게 거는 구단의 기대감이 컸기에 총액 100만 달러를 꽉 채우고 KBO리그에 입성한 것이다.

아직 31경기가 남아있어 터크먼의 향후 거취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그럼에도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생각한다면 이제는 터크먼의 확실한 반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팀에 계속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할 시기가 찾아왔다.

성적이 좋았다면 다시 빅리그 입성의 꿈을 꿀 수도 있었다. 터크먼에게도 9월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싶다면 이대로 시즌을 끝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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