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선수들이 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선수들이 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봄 배구'를 향한 불씨를 살렸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2(23-25 25-20 23-25 25-23 15-11)로 꺾었다.

이로써 3연승을 질주한 6위 KB손해보험은 승점 32(11승 16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 OK금융그룹(승점 39)과의 격차를 승점 7로 좁혔다.

비예나-황택의, KB손보 반등 이끄는 '환상의 짝꿍'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에만 무려 12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세트 막판 20-24에서 연속 3득점을 하며 한국전력을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한성정의 서브가 코트를 벗어나면서 아쉽게 1세트를 내줘야 했다. 

KB손해보험을 깨운 것은 황택의의 서브였다. 황택의는 2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 3개를 터뜨리는 등 강력한 서브로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또한 황택의의 과감한 토스로 안드레스 비예나의 공격까지 살아나면서 KB손해보험이 2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KB손해보험의 서브에 고전한 한국전력은 3세트 들어 리시브 라인을 재정비하며 반격에 나섰다. 리시브가 안정을 되찾은 덕분에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임성진 등 공격수들이 손쉽게 득점을 올리면서 3세트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범실을 쏟아내며 흔들렸고, KB손해보험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4세트를 따내면서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갔다. 

기사회생한 KB손해보험은 5세트에서 7-8로 지고 있었으나, 비예나와 한성정의 활약으로 연속 4득점에 성공하며 역전했다. 곧이어 비예나의 연속 백어택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황경민이 오픈 공격을 터뜨리며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비예나 오자 살아난 KB손보, 봄 배구 경쟁은 이제부터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가 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가 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비예나는 이날 49점을 올리면서 KB손해보험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우리카드전에서 기록한 46점을 넘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서브 3개, 백어택 19개, 블로킹 4개로 트리플 크라운까지 달성했다. 

특히 공격 점유율 49.6%를 떠안으면서도 공격 성공률이 무려 71.2%에 달했다. 특히 5세트에서는 88.9%의 공격 성공률로 9점을 올리면서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득점 1위(1285점)에 오른 최고의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케이타가 떠나자 세르비아 출신 니콜라 멜라냑을 영입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하위권으로 추락한 KB손해보험은 비예나를 영입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비예나는 안정적인 득점력은 물론이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 올리면서 외국인 선수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후인정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비예나가 케이타 이상으로 해줬다"라며 "케이타 생각이 안 날 정도였다"라고 비예나를 추켜세웠다. 

KB손해보험은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로 고공행진을 하며 한때 포기했던 봄 배구도 다시 바라보게 됐다. 중상위권 팀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 경쟁이 혼돈에 빠진 것도 KB손해보험처럼 후발 주자에게 유리하다. 

정규리그가 어느덧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KB손해보험이 과연 기적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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