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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잡은 박찬호, 첫 등판이 중요하다

[2008 미 프로야구] 4일 메이저리그 승격, 인상적인 활약 필요해

08.04.04 17:25최종업데이트08.04.0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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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팀으로 돌아온 박찬호 박찬호는 4일 메이저리그에 승격됐다. 조만간 등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 LA 다저스

 

박찬호(35·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로 돌아온다.

 

4일(이하 한국시각) 미 프로야구 LA 다저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찬호를 메이저리그로 승격한다고 발표했다. 내야수 앙헬 차베스는 박찬호의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방출대기 조치됐다.

 

이번 승격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25인 선수뿐만 아니라 확장 40인 선수 명단에도 들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시범경기 선전했지만 메이저리그 부름 받지 못한 이유

 

다저스 조 토리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박찬호를 유심히 관찰했다. 박찬호가 5선발 후보로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는 6경기에 등판해 18⅔이닝 동안 10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은 2.41로 상당히 낮았다.

 

반면 박찬호의 경쟁자였던 에스테반 로아이사(37)는 크게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로아이사는 18이닝 동안 19개의 안타를 맞았고 평균자책점 4.50를 기록했다. 아무리 시범경기였다지만 박찬호의 투구 내용은 로아이사보다 훨씬 좋았다.

 

하지만 토리 감독은 로아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두 선수의 계약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통 기량 차이가 심하지 않을 경우 몸값이 비싼 선수들을 우선 기용한다. 비싼 선수들을 벤치에 뒀다가는 "헛돈을 썼다"는 여론의 뭇매를 감당하기 어렵다. 로아이사는 박찬호보다 2살이나 많지만 훨씬 비싼 몸값을 보장받고 있다.

 

지난 2005년 11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빌리 빈 단장은 로아이사와 3년간 2137만5000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로아이사가 부상으로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자 빈 단장은 2007년 8월 그를 방출했다.

 

다저스 네드 콜리티 단장은 방출된 로아이사를 즉시 영입했다. 계약 마지막해인 올해 로아이사의 연봉은 700만달러다. 다저스는 그의 영입과 동시에 2008년 연봉까지 지불할 의무가 있다.

 

아쉽게도 박찬호의 신분은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에 불과하다. 결국 구단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더 좋은 성적을 낸 박찬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고 로아이사를 5선발로 낙점했다. 계약 조건이 메이저리그 승격에 얼마나 큰 요소로 작용하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박찬호의 성패 좌우할 '첫 등판'

 

박찬호는 지난해 뉴욕 메츠 소속으로 뛰면서 60만 달러 규모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시작은 올해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메츠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박찬호는 시즌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저리그 승격을 통보받았지만 기회는 단한번 뿐이었다.

 

아쉽게도 박찬호는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메츠는 선발 등판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난타당한 박찬호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다. 결국 박찬호는 메츠 산하 트리플A 뉴올리언스 제퍼스에서 방출을 당했고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남은 시즌을 보냈다.

 

올해도 박찬호는 유사한 상황을 맞이했다. 운 좋게도 메이저리그 승격이 빨리 이뤄졌지만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조 토리 감독은 메이저리그 출장이 가능한 25명에서 투수를 11명 기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연장 혈투 끝 투수진 고갈' 때문에 임시로 올라온 박찬호는 투구 내용이 부진할 경우 언제든지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 있는 처지다.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는 박찬호가 당분간 스윙맨(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보직)으로 뛸 것이라 예상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하고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다행히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 비교적 좋은 투구 밸런스와 효과적인 볼 배합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또한 다저스가 낯설지 않은 친정팀이라는 점과 합리적인 선수 기용으로 유명한 토리 감독 밑에서 뛰게 된 점도 호재다.

 

조만간 박찬호는 2001년 이후 7년 만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에 등판할 예정이다. '금의환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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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4 17:25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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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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