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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도 스테로이드 복용... 사인 거래도 사실"

마해영, 회고록 <야구본색>에서 폭로... 한국판 약물 추문 불거지나

09.05.19 16:54최종업데이트09.05.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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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 복용 사실 목격담 형식으로 '증언'

작년 롯데에 입단한 마해영이 로이스터 감독(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국내 선수들이 있었다, 상대팀과 사인을 교환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지난해 은퇴한 강타자 출신 마해영 엑스포츠(Xports) 해설위원의 회고록이 프로야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출간한 자신의 야구인생을 회고하는 책 <야구본색>(미래를 소유한 사람들)에서 마해영 위원은 선수들의 약물 복용과 사인 거래, 감독들에 대한 평가 등 민감한 프로야구계의 뒷이야기를 과감하게 폭로했다.

마 위원은 이 책에서 "현역시절 복용이 엄격하게 금지된 스테로이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선수들을 제법 목격했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훨씬 복용비율이 높아 보이지만 사실은 한국 선수들도 다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선수들의 약물복용은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 우황청심환을 찾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며 "젊은 시절 잠깐 선수생활을 해야 하는 프로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약물의 유혹에 약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가 은퇴 후 회고록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목격담 형식으로 '증언'한 것이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못 치면 2군 내려간다, 도와줘'... 선수 간 사인거래도 일부 사실"

마 위원은 또 올 초 김재박 LG감독이 제기했던 선수 간 사인 거래도 일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학교 동문이나 가까운 선후배가 '오늘 못 치면 2군 내려간다, 도와줘'라고 한다면 십중팔구 사인을 알려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거의 승패가 확정된 상황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고 투수나 포수도 짐작을 하고 상황을 역이용하기 때문에 큰 성과는 없다"고 밝혔다.

마 위원은 각 팀 감독들에 대한 개인 평가를 소개했다. 그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은 SK 와이번즈의 김성근,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 감독"이라며 "항상 영웅이기만 했던 1등 출신 감독은 자신보다 못하는 선수들에 대해 '야 그것도 못해'라는 말을 너무 쉽게 내던진다"고 비판했다.

직접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지칭한 '1등 선수 출신 감독'이 누구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마 위원은 끝으로 자신이 프로에 데뷔했고 가장 오래 선수로 뛰었던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는 "롯데는 실속 있는 그룹이지만 유난히도 선수들에게만큼은 지독히도 '짠돌이', '구두쇠'였다"며 일례로 신인 지명에서 계약금을 인색하게 제시해 추신수, 송승준, 채태인 등 대형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마 위원은 이밖에 구단 경영진의 마케팅 능력, 선수협의회 활동, 트레이너의 의견을 무시하는 감독들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마해영 스테로이드 야구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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