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쇼트트랙 남은 경기에서는 하나 된 모습 보여야

10.02.14 17:57최종업데이트10.02.14 17:57
원고료로 응원

올림픽 정신은 '금메달'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은 금·은·동메달을 따기 위해 4년을 피와 땀으로 보낸다. 참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만약 올림픽에 금·은·동메달이라는 순위 경쟁이 없다면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각국이 힘을 쏟을 이유가 없을 것이고, 지구촌 사람들이 텔레비전 앞에서 자기 나라 선수들을 응원하지 않을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겨울올림픽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은 출발이 좋다.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이승훈(22. 한체대)선수가 예상을 깨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서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14일 한국 겨울 올림픽 금밭이라고 할 수 있는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쇼트트랙 이정수(21. 단국대)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안톤 오노(28. 미국)선수를 따돌리고 2분17초611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것으로 기뻐하기에는 너무 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결승전 눈앞까지 이정수-성시백-이호석선수가 달리면서 금·은·동메달이 눈 앞에 있었다. 하지만 이호석 선수(24. 고향시청)가 무리가 앞으로 나가려다가 성시백 선수(23. 용인시청)선수와 걸려 넘어졌다.

 

우리나라 선수가 겨울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 한 것은 한 번도 없었다. 그 역사가 일어나는 순간 이호석 선수의 무리한 질주로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하마터면 이정수 선수도 함께 걸려 넘어져 한국 쇼트트랙은 눈앞에서 금·은·동메달을 놓칠 뻔했다.

 

1위와 2위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였다면 이호석 선수가 무리하기 끼어들어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1위와 2위가 모두 우리나라 선수였으므로 무리하게 앞으로 나갈 필요가 전혀 없었다. 물론 다른 나라 선수라도 마찬가지다. 금메달 때문에 다른 나라 선수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고, 올림픽 정신이다.

 

금·은·동메달 싹쓸이을 놓쳐 아쉽다는 것보다 우승을 위해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끼어들었다는 것이 아쉽다. 한국 쇼트트랙은 강국이다.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은 금메달밭이다. 하지만 한 번씩 파벌 싸움을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일은 파벌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이정수 선수와 이호석 선수, 성시백 선수는 함께 땀을 흘렸다. 그렇다면 내가 우승을 하지 못해도 함께 땀을 흘린 동료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된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특히 5000m 단체전은 세 선수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1500m 때문에 다음 경기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면서 쇼트트랙 모든 선수가 하나 되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주기를 바란다.

2010.02.14 17:57 ⓒ 2010 OhmyNews
밴쿠버 쇼트트랙 이호석 성시백 이정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