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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기자들이 꼭 봐야할 영화 <대통령의 음모>

역사를 바꾼 기자들이 밝혀낸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

10.03.03 19:07최종업데이트10.03.0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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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7대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은 재선에 성공하지만 미 대통령 가운데 유일하게 재임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해야 했다. 1978년 8월 닉슨이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던 큰 이유는, 바로 미궁에 빠질 뻔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이 하나둘 드러났기 때문이다.

닉슨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부터 1975년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운동을 교란-음해-방해하기 위해 벌인 권력남용과 정치스캔들에 관한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란 이름은 당시 민주당 선거운동 지휘본부가 있던 워싱턴D.C의 워터게이트 빌딩에서 유래한 것으로, 1972년 6월 17일 민주당 사무소에 불법 침입한 5명의 남자들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5명의 남자들은 3주전에도 민주당사에 침입했었고, 그들이 재침입한 날에는 정상적으로 작동치 않던 도청기를 재설치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이후 확인된다. 그리고 체포된 이들 중 제임스 W 맥커드라는 이의 수첩에서 에드워드 하워드 헌트의 백악관 연락처가 발견되고, 이를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단순한 3류 도둑들의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서서히 드러난다.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의 배후에 백악관과 전 법무장관, CIA, FBI, 검찰 등 닉슨 행정부 모두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신변의 위협 속에서도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의 치밀하고 의욕적인 취재-인터뷰-조사 그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위협에 굴종하지 않고 언론으로서 소임을 다한 이들 덕분에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고 결국 닉슨과 그 최측근들은 범죄 사실을 시인하게 된다.

한국서 금기시 된 영화 <대통령의 음모> 그리고 한국언론

특히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고 주장했던 닉슨이 워싱턴포스트의 폭로 이후 백악관의 집단 사건 은폐(FBI 수사 방해)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결정적' 증거(녹음 테이프)까지 발견돼 미국 상원은 사건 조사 청문회를 소집하고, 백악관과 정보기관들이 워터게이트 침입과 이에 대한 은폐에 참여했다는 증거까지 폭로된다. 

하지만 닉슨은 불명예스런 사임을 하면서까지 미국민들에게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않았고, 어떤 사과도 표명하지 않았다 한다. 대통령 재선을 위해 수년간 은밀히 펼쳐온 정치공작도.

그래서일까? 워터게이트 사건을 우연히 접하고 이상한 낌새를 발견해 추적하는 워싱턴포스트의 두 기자의 치열한 일상과 고뇌를 그린 영화 <대통령의 음모, All the President's Men>은 한국에서 오랜동안 금기시된 작품이었다 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두 기자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쓴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한 책도 국내선 금서라 한다.

여하간 알란 J. 파큘라 감독에 의해 제작된 이 영화는 앞서 언급한 워터게이트의 사건을 그린 책을 토대로, 사건의 배후를 쫓는 두 기자와 인물들의 대화와 연속되는 사건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영화 엔딩에 자막으로 사건이 이후 어떻게 전개되는지 말해주면서 끝을 맺는다. 닉슨의 대통령 재선 취임식이 생중계 되는 장면에 이어서.

그리고 대통령과 국가권력의 부정을 파헤치는 두 기자의 활약과 용기를 30년 전의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다. 퓰리쳐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의 두 기자의 모습을 젊은 그들이 열연한다.

이 영화를 한국의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꼭 한번 봤으면 싶다. 아마 머리가 뻥 뚫리면서 전율케 될 것이다. 그리고 오염된 한국언론과 기자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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