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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신백철... 최고의 여성 병역 브로커 이효정

[광저우 아시안게임] 신백철과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 이끈 '여왕'

10.11.22 09:33최종업데이트10.11.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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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광저우 톈허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 한국-중국 경기에서 신백철-이효정이 중국 장난-자오윈레이를 상대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타자' 이승엽의 또 다른 별명은 '합법적 병역 브로커'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며 동료들에게 대거 '병역혜택'이라는 선물을 안긴 바 있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새로운 병역 브로커가 출몰했다. 그리고 야구가 아닌 배드민턴 종목이다. 심지어 여자선수다. 바로 '혼합복식의 여왕' 이효정이다.

'윙크보이' 이용대를 병역 혜택으로 이끈 이효정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이 붙은 이효정 선수의 대표팀 은퇴에 군미필 남자 선수들은 조금 아쉬울(?) 듯 하다. ⓒ 광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이효정은 20세를 갓 넘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그가 크게 빛을 본 것은 역시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은 여자복식 은메달,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7살이나 어린 이용대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이효정은 이용대를 큰 누나처럼 잘 다독거리며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남자 복식에서 1회전 탈락이라는 좌절을 맛본 이용대는 혼합복식에서 크게 기대치 않았던 금메달을 따내며 '윙크보이'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병역 혜택이라는 보너스를 받았다.

비록 이용대가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야구 선수나 축구 선수는 아니지만, 군복무를 위한 공백이 부담스러운 것은 어떤 종목의 선수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환상의 복식조였던 '리남매'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의외의 변수를 맞았다. 팔꿈치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던 이용대가 고민 끝에 혼합복식 출전을 포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효정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했고 국가대표 신예 신백철과 호흡을 맞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1989년생인 신백철은 이용대(1988년생)보다 더 어린 선수다.

이용대보다 어린 신백철 다독이며 금메달 수확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한국 배드민턴은 광저우에서도 중국의 만리장성을 맞아 고전하며 '노골드'의 위기에 놓였다.

혼합복식을 포기하고 남자복식에만 전념했던 윙크보이 이용대조차 준결승에서 중국의 벽에 막혀 동메달에 그쳤다. 이제 남은 희망은 이효정-신백철이 나서는 혼합복식.

이효정-신백철 조는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중국의 허한빈-마진 조를 맞아 세트 스코어 2-1(20-22 21-18 22-20)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역시 중국의 장난-자오윈레이(중국) 조. 이효정은 결승에서도 노련하게 신백철을 다독이며 끈질긴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시종 여유있게 경기를 펼친 이효정-신백철 조는 세트 스코어 2-0(21-19,21-14 )으로 중국을 꺾고 한국 배드민턴의 유일한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만 21세의 신백철은 경험 많은 누나의 리드에 따라 패기 있게 경기를 이끌어 가며 금메달과 병역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냈다.

이용대에 이어 신백철까지 금메달과 병역 혜택의 길로 이끈 최고의 여성 병역브로커 이효정.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효정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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