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8시뉴스> '장난감권총' 논란..."습득자 목소리 맞다"

습득자 아들이 제기한 '녹취조작' 의혹...SBS 조 아무개 기자 "습득자와 직접 통화했다"

12.02.06 17:11최종업데이트12.02.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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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방송된 SBS <8시 뉴스>는 경찰이 분실한 권총을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일을 보도하며 "장난감인 줄 알았다"라는 시민의 말을 제목으로 인용했다. 같은 날, 자신을 이 시민의 아들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은 유머 게시판에 "SBS 보도가 기분 나빴다"라고 항의성 글을 게재했다. ⓒ SBS


"사람 바보되는 건 순식간이다"

4일 밤 11시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 '분실 권총 발견하여 신고한 우리 아버지 바보 만드는 SBS'라는 제목이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은 같은 날 방송된 SBS <8시 뉴스>의 '분실 권총 발견한 시민 '장난감인 줄 알았다''는 보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8시 뉴스>는 경찰이 분실한 실탄 장전된 권총을 한 60대 남성이 발견해 신고한 일을 보도하며 "장난감인 줄 알았다"는 그의 인터뷰를 삽입했다. 이 뉴스는 발견한 남성이 권총을 장난감총으로 오인해 5시간 쯤 지나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유머 게시판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권총을 발견한 남성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며 "SBS의 보도가 잘못됐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아버지가 실탄이 뻔히 보이는 총을 장난감인지 아닌지 구분을 못하겠냐"고 반문하며, "방송국에서 운전을 하시는 아버지가 스케줄 때문에 경황이 없어 신고가 늦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보도에 사용된 인터뷰 음성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직접 말씀하신 게 아니라 (SBS가) 내부적으로 연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와의 통화 내용을 누군가 다시 음성 녹음하고 변조해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도 알려졌으며, 특히 파워 트위터 이용자로 알려진 이외수 작가가 리트윗(RT)해 "자기들이 바보면 남들도 바본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5일 트위터 상에서 한 이용자는 이외수 작가에게 유머 게시판에 게재된 관련 내용에 대한 리트윗을 요청했다. ⓒ 이외수 트위터


취재한 기자 "인터뷰 대역 썼으면 밝혔을 것"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인터뷰 조작이다. 공중파 방송에서 인터뷰 음성을 연출했다는 주장에 누리꾼들은 "취재윤리 위반이다" "SBS는 언론이 맞느냐"는 등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경찰의 총기분실 과오를 가리기 위해 시민이 뒤늦게 신고한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실상 이 뉴스에서 중요한 것은 '권총을 장난감으로 오인한 사실'이 아니라 경찰의 허술한 총기 관리이기 때문이다.

해당 뉴스를 취재한 SBS 조아무개 기자는 6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총기를 분실한 후 이틀 동안이나 찾지 못한 것을 시민이 발견했다는 것이 뉴스의 취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터뷰 조작설에 대해서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기자는 "글을 쓴 아들이 SBS로 전화를 한다면, 직접 아버지가 인터뷰한 원본 목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며 "인터뷰 대역을 썼으면 반드시 밝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BS 보도국의 편집부는 "대리 녹취는 말도 안 된다"며 "직접 인터뷰한 사람의 음성을 이용하는 것은 방송 뉴스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SBS 8시뉴스 권총 조기호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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