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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서, 못생겨서...<보이스 코리아> 감동, 과연 끝까지?

기대 이상의 '블라인드' 효과, 시청률도 '대박' 추세

12.02.21 15:44최종업데이트12.02.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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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엠넷(Mnet)>의 <슈퍼스타K>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 여러 방송사에서 비슷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봇물처럼 쏟아진 가운데 조금은 색다른 시도가 등장했다. <엠넷>이 새롭게 선보인 오디션 <보이스 코리아 (The Voice of Korea, 이하 보이스)>가 그것이다.

지난 2010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영된 뒤 이듬해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더 보이스(The Voice)>의 한국판으로, 도전자 외모나 퍼포먼스는 보지 않고, 오직 목소리 하나로 승부를 겨루는 '블라인드 오디션'이다.

'블라인드 오디션' 현장. 4인의 심사위원들은 무대를 등지고 앉아 목소리만으로 합격자를 선택한다. ⓒ Mnet


심사위원 등 돌리고 앉아 목소리만으로 합격자 선택

지난 10일과 17일 2회에 걸쳐 방영된 <보이스>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간 뚱뚱해서, 못 생겼거나 키가 작아서 등 '비주얼'에 자신이 없어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지 못했던 실력자들이 줄줄이 무대에 섰다.

1번으로 등장한 도전자 장재호(27)는 100kg이 넘는 거구에, 심사위원 백지영의 표현대로 '가수 김태우를 닮은' 외모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김연우의 '이별택시'를 군더더기 없는 미성으로 부르는 그에게 심사위원들은 순식간에 매료됐다. 가수 신승훈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 목소리"라며 "후렴 부분을 듣지 않고 버튼을 누를 정도였다"고 환호했다.

오디션에서 신승훈, 백지영, 강타, 길 등 4명의 심사위원 겸 코치들은 무대를 등지고 앉아 도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노래가 마음에 들 때 의자에 놓인 버튼을 눌렀다.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은 도전자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데, 두 명 이상의 선택을 받은 도전자는 거꾸로 심사위원 중 하나를 자신의 코치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목소리만으로' 선발된 48명의 도전자는 앞으로 4명의 코치와 팀을 이뤄 최후의 1인이 나올 때까지 경쟁하게 된다.

군더더기 없는 미성으로 '이별택시'를 부른 도전자 장재호 ⓒ Mnet


가면 쓰고 활동했던 전직 가수 등 눈물겨운 사연들

겉모습과 퍼포먼스 대신 오로지 목소리로만 승부를 겨루는 프로그램 성격에 걸맞게 도전자들의 노래 실력은 하나같이 수준급이었다.

도전자 강미진(26)은 외모에 자신이 없어 가면을 쓰고 가수로 활동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아픈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도전한다"며 아이유의 '미아'를 불렀는데, 심사위원 4명 전원의 선택을 받고 눈물을 쏟았다.

보컬트레이너(노래교사) 이인우(31), 미술작가와 보컬트레이너를 겸한다는 장은아(30), 부부 보컬트레이너 이신성(33) 이찬미(28)도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슈퍼스타K 시즌 2>의 우승자 허각(28)의 쌍둥이 형 허공도 도전자로 나와 버튼을 누른 심사위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더 이상 동생의 도플갱어(닮은꼴)로 살긴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Mnet <보이스 코리아> 코치 4인방 (왼쪽부터) 리쌍의 길·백지영·신승훈·강타 ⓒ CJ E&M


시청률도 '대박' 추세...<슈퍼스타K> 비교해도 성공적

<보이스>는 도전자들의 빼어난 가창력과 아픈 사연들을 함께 담아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듣다 보면, 시청자들 역시 '한 명의 코치라도 선택해 주었으면' 하는 심정이 되는 분위기였다.

케이블 방송임을 감안하면 시청률도 '대박'이라고 할 만하다. 17일 방송분은 <엠넷> <케이엠(KM)> <엑스티엠(XTM)> <온스타일> 등 4개 채널 합산 평균시청률 3.8%(AGB닐슨미디어)를 기록했다. 앞서 1회 방송의 시청률은 2.3%(tvN 포함 5개 채널)였다.

2주 연속 동 시간대 케이블TV 1위였다. 케이블TV에서 '대박 콘텐츠'로 꼽는 기준이 시청률 1%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출발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슈퍼스타K>의 초기 평균시청률 2.5%와 비교했을 때도 성공적이다.

'블라인드' 감동 어떻게 이어갈 지가 관건

하지만 <보이스>의 앞날엔 만만치 않은 도전이 있다. '외모를 보지 않는다'는 특성이 회를 거듭하면서 희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블라인드 오디션'은 최종 1인을 뽑는 6단계 중 3단계까지에 불과하다. 4단계부터 시작되는 본 경연에서는 시청자 투표율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경우 <슈퍼스타K 1·2>와 <위대한 탄생(MBC)>의 경우에서처럼 외적 호감도가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무대에 선 '최고의 목소리'들이 이 과정에서 다시 상처받는 일이 생기진 않을까. 끝까지 '목소리'로 경쟁할 수 있는 장치를 이 프로그램이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이스 코리아> 포스터 ⓒ Mnet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단비뉴스에 실렸습니다.
보이스 코리아 슈퍼스타K 강미진 백지영 신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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