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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의장 '칸' 외유 주선 부천영화제 구설수

영화제 예산으로 정치인들 관람 경비 지원…논란 일자 전액 반납

13.05.25 11:08최종업데이트13.05.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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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 예산으로 칸 영화제를 다녀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기도의회 윤화섭 의장9왼쪽)과 김경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오른쪽) ⓒ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의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등이 부천영화제의 주선으로 칸 영화제 외유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부천영화제가 이들의 외유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화제 측의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회와 부천영화제 측에 따르면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과 김경표 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은 부천영화제의 주선으로 지난 18일~21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부천영화제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영화제라는 행사에 대한 이해를 높여 향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의장이 외유 사실을 숨기고, 중요한 공식행사에 불참한 사유를 상가에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거짓말한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칸 영화제 외유를 주선한 부천영화제의 행동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천영화제 측은 이들의 칸 영화제 참가경비로 1인당 3백만 원씩을 부담했으나 외유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의원은 부천영화제에 비용을 반납했다.

부천영화제 관계자는 "이번 외유는 지난해부터 의견이 나오다가 4월쯤에 확정됐다"면서 "영화제의 중요성과 필요성 등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것인데, 이런 논란이 생겨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목적대로 외유 의원들이 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높였는지도 의문이다. 이들의 칸 영화제 세부 방문 일정 등에 대해 부천영화제 측은 "현지 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의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영화계 인사들은 "영화제에 대해 잘 모르는 도의회 의장 등을 칸 영화제에 보낸 것은 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보다는 관광성 외유에 비용을 대준 것일 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주요 영화제들이 있음에도 이를 외면한 채 해외영화제 방문을 주선한 것은 영화제 측의 무리한 판단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내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가 개최되는 지역의 의회 관계자들 외에 다른 시도의회 의장 등이 국내 주요영화제를 방문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간혹 시도의원들이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분들은 있겠지만, 따로 경비를 지원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시장이 영화제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칸 영화제에 다녀온 적이 있으나, 모든 비용은 시청에서 부담했다"면서 "경비를 지원해 정치인들의 해외영화제 방문을 도운 적은 없다"고 했다.

부천영화제는 지난해 프로그래머 해임에 대한 논란으로 올해 초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경고성 지적을 받은 데 이어, 김영빈 집행위원장이 부당하게 수당을 받았다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납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사무국장 등 일부 핵심 스태프가 위원장과의 마찰로 그만두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외유를 주선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막을 두 달여 남겨 놓고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 영화인은 "정치인들도 문제지만 영화제 수장을 맡은 김영빈 위원장도 지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부천영화제 윤화섭 김경표 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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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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