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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섹시미', 신화는 계속 '쉼표'다

[공연리뷰] 15주년 기념 아시아 투어 연 신화, 서울서 마지막 공연 마쳐

13.08.05 09:18최종업데이트13.08.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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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에릭, 이민우, 전진, 신혜성, 김동완, 앤디)가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2013 신화 그랜드 피날레 '더 클래식' 인 서울>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여러 번 무대에 서지만, 여기에서 여러분을 바라보니 참 행복하네요. 그 행복한 시간을 15년 동안이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신화창조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래서 해도 해도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신화는 진심으로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이민우)

15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장수 아이돌 신화. 이민우의 말처럼, 그들의 뒤에는 언제나 '신화창조'가 있었다.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3 신화 그랜드 피날레 '더 클래식'>은 이들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콘서트 장을 가득 메운 1만 3500여 명의 팬들은 쉴 틈 없이 주황색 야광봉을 흔들며 신화의 무대를 든든하게 받쳤다. 파도타기면 파도타기, 함성이면 함성. '팬질' 15년의 내공이 엿보이는 일사불란함은 덤이었다.

신화 또한 이들의 성원에 힘을 얻은 듯 지친 기색 없이 3시간여의 공연을 이어갔다. 팬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신화는 플로어석을 가로지르는 것은 물론, 2층 앞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60m의 무대를 설치해 콘서트장 곳곳을 누볐다. 또 리프트를 타고 2·3층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360도 회전 무대에 자리잡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15년간 자신들을 사랑해 준 팬들과 좀 더 가까이 하고픈 마음을 표현했다.

그룹 신화(에릭, 이민우, 전진, 신혜성, 김동완, 앤디)가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2013 신화 그랜드 피날레 '더 클래식' 인 서울>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이정민


그룹 신화(에릭, 이민우, 전진, 신혜성, 김동완, 앤디)가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2013 신화 그랜드 피날레 '더 클래식' 인 서울>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콘서트 중간 삽입된 영상도 팬들의 재미를 돋웠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패러디한 이 영상은 신화 멤버들이 한국·대만·이탈리아 등의 조직 폭력배로 분해 앤디의 키위 CF, 데뷔 이후 줄곧 '태권도'가 특기라는 신혜성의 프로필 등을 소재로 '셀프 디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 멤버들의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말투를 비롯해 한 아침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오렌지 주스 뱉기 리액션을 반복하는 장면도 큰 웃음을 줬다.

그러나 본 공연에서만큼은 신화는 '웃긴 오빠들'이 아닌 '멋있는 오빠들'이었다. 1998년 신화의 1집 수록곡인 '으쌰으쌰'부터 2013년 11집 수록곡인 '디스 러브'(This Love)까지, 총 24곡의 세트 리스트는 신화의 15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11집 발매 당시 에릭의 "30대 중반의 섹시미를 담았다"는 말처럼, 이들의 몸놀림에는 여전히 멋이 넘쳤다.

그룹 신화(에릭, 이민우, 전진, 신혜성, 김동완, 앤디)가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2013 신화 그랜드 피날레 '더 클래식' 인 서울>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이정민


이어진 콘서트는 4집 타이틀곡 '헤이, 컴 온'(Hey, Come on)을 시작으로 이들에게 첫 대상을 안겼던 7집 '브랜드 뉴'(Brand New)와 11집 '디스 러브', 그리고 '스카페이스'(Scarface)로 절정에 달했다. 특히 4분이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약 30번 대형이 바뀐다는 전설의 '브랜드 뉴'는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하는 데 충분했다. 또 '디스 러브'와 마지막까지 타이틀곡 경합을 벌였다는 '스카페이스'는 신화가 서울 공연을 위해 특별히 안무를 짠 곡으로, 화려한 레이저가 펼쳐지는 가운데 한 줄로 선 멤버들의 군무가 돋보였다.

콘서트 막바지, 11집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잠시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한 이민우는 팬들을 향해 "신화에게는 마침표가 없다. 계속 쉼표다"라며 "앞으로도 이 쉼표에 붙어 다니며 항상 응원해 주고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콘서트는 마침표가 없는 신화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마지막까지 입을 모아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와 사랑을 당부하는 신화는 다시 한 번 한국 아이돌사를 새롭게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원 투 쓰리, 원 모어 타임!'

신화 콘서트 이민우 범죄와의 전쟁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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