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두근두근 내 인생' 조로증 소년 보며 '청춘' 느꼈어요"

[하연주와 함께 하는 북토크②] 슬픈 상황을 유쾌하고 엉뚱하게 그린 이 책, 어땠나요?

13.09.23 16:04최종업데이트13.09.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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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연주 ⓒ 이정민


올해 초 멘사 회원이라는 것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배우 하연주. 멘사는 아이큐 테스트에서 상위 2% 안에 드는 지적 능력 소유자들로 구성된 국제단체다. 156이라는 높은 아이큐로 대중의 이목을 끈 하연주는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섭렵한 '독서왕'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만 총 60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하연주와 함께 책을 중심으로 삶을 풀어 나가는 대담을 진행하려 한다. - 기자 말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 '북토크' 연재의 시작(관련기사: '철 없는 된장녀'?...멘사회원 하연주는 '독서왕')으로 가장 먼저 추천해주신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17살의 나이에 조로증에 걸려 여든 살의 몸이 된 소년의 이야기라서 슬픈 부분도 많은데 곳곳에 소소한 재미들이 담겨있더라고요. 소년 아름이 부모님의 러브스토리 등등. 연주씨는 어떻게 읽었어요?
"아직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삶이란 그런 것 같아요. 책에서 보면 아픈 아름이는 의젓하지만 슬픈 부모님을 놀리기도 할 줄 알잖아요? 아름이네 부모님은 또 어떻고요. 미성년자 때 아름이를 갖게 되어 둘이 그 조그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도 이상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잖아요. 아름이네 부모님의 부모님도 화나고 진지한데 엉뚱한 상황을 연출하게 되기도 하구요.

그렇게 심각하고 진지하고 아플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재밌고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그래서 그렇게 또 어려운 일들을 넘기죠. 부모님의 러브스토리에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내가 아는 모든 어른들에게 다 그렇게 봉오리가 활짝 피고 싶어 안달나던 청춘이 있었구나' '내가 무심하게 스쳐갔거나 보지 못했을지라도 모두들 반짝반짝 그 시간을 지나왔겠구나' 하고요. 그리고 그때 만들어진 생명들도 또 그런 청춘을 맞이할 것이고 그렇게 생명이, 인생이.... 이어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하연주가 5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애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 소년 아름이의 첫사랑이 등장하잖아요. 이메일로 안부를 주고받는 아픈 소녀. 진짜 아픈 소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화가 나더라고요. 그렇게 자기 이익을 위해 투병 중인 아이를 속이는 어른들이 있다는 그 부분은 어떠셨어요?
"그 부분에선 저도 머리가 띵했어요. 아름이가 느꼈을 배신감과 상실감을 고스란히 느꼈죠. 그런 거짓말을 한 사람이 징그럽게 느껴졌어요. 그 사람이 아름이를 찾아 왔을 때(사실 찾아온 사람이 그 사람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하지만) 무슨 마음으로 왔을까 참 궁금해요. 용서를 구하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자기 잘못도 모르고 그냥 보고 싶어서 온 거였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세상에는 잘못을 하고도 잘못을 한 줄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 진실이 밝혀졌는데 그럼에도 소년은 첫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해요. 그 마음도 이해가되고요. 연주씨 첫사랑은 언제였어요?
"첫사랑이라는 것이 성장통과 같아 그런 게 아닐까요? 첫사랑의 대상이 중요하기 보다는 그때 느끼는 우리 자신의 마음, 그 자체가 첫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아름이가 진실을 알게 되고서 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저주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서하였건 아니건, 그 사람과 나눈 편지 속에서 아름이가 했던 얘기 속에서, 아름이의 마음 속 첫사랑 서하를 본 것이죠. 그렇게 볼 수 있었던 것이 고맙다고 얘기했던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아름이와 같이, 혹은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학창시절에 첫사랑을 했었고 그때 한 뼘 성장했었던 것 같아요."

ⓒ 이정민


156이라는 높은 아이큐로 대중의 이목을 끈 하연주는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섭렵한 '독서왕'이기도 하다. ⓒ 이정민


- 아픈 자식을 둔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주씨는 부모님과 어떠세요?
"부모의 마음은 부모만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겠죠? 저도 아픈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도 안되요. 질문을 들으니까 우리 부모님이 어떤 부모님인지보다는 '제가 어떤 딸일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하. 그 부분에선 매번 뜨끔해요.

어리광도 피우고 엄살도 피우고 그러다가도 요즘에는 제가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요. 이제는 제가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나 봐요. 그래도 책에서 장씨 할아버지가 얘기했듯 부모님 앞에선 마냥 어린아이 같아야 부모님이 좋아하실 거 같아요."

- 어렸을 때 많이 아팠던 적이 있나요? 최근에 저는 왼팔이 잘 안 올라가서 옷 입고 벗을 때 너무 불편하고 힘들더라고요. 팔 한쪽이 잘 안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오랜 투병으로 온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답답하고 짜증나고 힘들지...
"어렸을 적에 자주 아프거나 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해요. 아, 근데 유치원 때 한쪽 다리가 아팠던 적이 있어요. 아팠을 때의 마음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즈음 유치원에서 캠핑을 가는데 저만 가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아픈 곳은 없는데 종종 감기라도 걸려 아플 때는 아프지 않은 나의 삶에 감사함을 느껴요. 평소에는 모르다가 아프면 깨닫는지 참...

하지만 아름이가 말했잖아요. '혓바늘이 돋은 순간만큼 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때도 없는 것처럼 아름이는 온 몸이 아파서 생에 대부분을 내게 몸이 있단 사실을 깨닫는 데 보냈다'고. '건강에 무지한 건강, 청춘에 무지한 청춘이 부럽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내 건강의 소중함을 종종 잊어버리는 게 또 행복이라고 느꼈어요."

-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떤 촬영으로 바쁘게 지내는지?
"KBS1에서 방영하는 저녁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 철없는 종가집 막내딸 한기은 역으로 출연 중이에요. 기은이가 철부지에 망아지 같이 쏘다니고 제멋대로에 솔직하고 당찬 아가씬데 제가 기은이를 만나지 않았음 언제 이렇게 해봤을까 싶어서 신나게,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또 황동혁 감독님이 연출하시는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이진욱씨를 좋아하는 조감독 이수연 역으로도 촬영 중이에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하연주가 추천하는 책2탄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

하연주와 함께 책을 중심으로 삶을 풀어 나가는 대담을 진행하려 한다. ⓒ 이정민


"다음 추천 작품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템테이션>입니다. 전개가 굉장히 빨라서 속도감 있게 금방 읽으실 거예요. 또 이야기 배경이 화려해서 책임에도 불구하고 볼거리로 가득하답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성공과 사랑, 인생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될 거에요. 다음 북토크에서 만나요~"



하연주 두근두근 내 인생 템테이션 지성이면 감천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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