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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시키는대로 다 해줄게'?...스텔라뿐인가

[주장] 너도 나도 '19금'...걸그룹들의 지나친 선정성 마케팅, 이대로 괜찮나?

14.02.13 09:12최종업데이트14.02.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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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걸그룹들이 노출과 선정적인 춤, 가사 등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아주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너나 할 것 없이 '19금' 동영상 양산에 앞장서는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추세는 세간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 대열에 걸그룹 스텔라가 보다 강력한 19금 마케팅으로 끼어들면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논란이 되어야 규제? 기준의 모호함 개선되어야

스텔라의 첫 번째 미니앨범 <마리오네트>의 재킷 사진 ⓒ 탑클래스엔터테인먼트


스텔라는 신곡을 내놓음과 동시에 공식 페이스북 '오빠, 시키는대로 다 해줄게-마리오네트' 페이지에 일부 모자이크 상태인 자신들의 사진을 올린 뒤, 가입자들이 '좋아요'를 누르면 점차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도록 하는 등의 전략을 택했다. 물론 일부 가렸다 해도, 노출의 수위가 꽤 높음을 짐작할 수 있는 사진들이다.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지대(?)하다. 현재 비판의 목소리가 훨씬 큰 상태지만, 논란이야 어찌되었든 이들의 이름은 각 포털사이트 검색어의 상위에 등장했으며, 신곡의 뮤직비디오 또한 유튜브에 등장하자마자 급속도로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그들의 신곡은 일제히 지상파 3사의 19금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스텔라에 국한된 문제일까? 그것과 연계하여 깊게 따져봐야 할 일이 많다. 그들 외에도 불가항력적이며 때로 매우 폭력적이기까지 한 도발적 마케팅은 도처에서 현재진행 중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책은 어디에서고 찾아보기 어렵다.

요즘 가요 프로그램을 본다는 것은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가수들, 특히 대부분의 걸그룹들의 현란한 몸짓, 원초적이며 직설적인 노랫말 등이 무척이나 선정적이어서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은 음악의 본질과는 크게 관계없는 것으로, 때로는 그것이 음악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 정도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곳곳의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어느 곳에서도 별다른 규제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무척 의아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가사의 특정한 단어 하나하나에조차 관계기관의 강력한 규제가 있었던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그렇듯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해 규제의 칼날을 휘두를 경우에는 음악 전체가 고스란히 폄하되거나 대중들이 쉽게 향유할 수 없는 위치로 숨어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는 걸그룹들의 노골적인 선정성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형편없는 물방망이의 모습으로 드러나 대조적이다.

단발성 이벤트에만 공들인 음악...가요계 발전 저해

걸스데이 ⓒ 드림티엔터테인먼트


그렇듯 형평성을 크게 잃은 규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의 몫이다. TV 음악 프로그램들의 선정성이 단순히 음악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무자비한 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 덕분에 어른 아이 모여앉아 함께 즐기는 음악 프로그램을 만나는 건 이제 먼 옛날의 일이 되어버렸다.

사실상 여기서 시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것이 공공성을 저해하는 일이라 생각해 항의하려 해도, 도대체 어느 곳에 의사를 전달해야 할지 마땅치가 않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 선정성이 너무나 공공연한 일이 되다보니, 그것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한 기준도 많이 모호해진 상태다. 한마디로 '그저 그러려니' 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시점이다.

그렇듯 걸그룹들이 나날이 선정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세계시장에서의 한류의 쇠퇴도 크게 한 몫 하는 듯하다. 아시아를 필두로 전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우리 음악의 한류 바람은 한계가 명확한 콘텐츠, 각 나라의 자국 콘텐츠 발전과 보호 노력 등으로 아쉽게도 점차 그 힘을 잃고 있는 추세다. 그런 탓에 점차 세계시장보다는 국내의 팬들에 파고들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방법에 있다. 충실하고도 튼실한, 내실 있는 내용물을 선보이기보다는 요란한 겉모습을 부각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 그리고 그것은 한류의 거센 물결에 일정부분 자부심을 가졌던 국내의 팬들에게는 큰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되고 있다.

좁아지는 시장, 작아지는 팬들의 관심 속에 일부 가수, 기획사들이 화제성에 사활을 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보다 창의적이며 진솔한 음악적 발전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선정성에 기반을 둔 단발성 이벤트들에만 공을 들이게 된다면 가요계 전체에 염증을 느끼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가수들과 팬들 모두가 오롯이 음악에만 열중할 수 있는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차분히 짚어보고, 그것에 대한 대책을 차곡차곡 개선해나가는 안팎의 노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소탐대실이라는 비유가 가장 어울리는 요즘의 가요계, 장기적인 안목의 포석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걸그룹 스텔라 선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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