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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리더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안주하지 않겠다"

[인터뷰] 아티스트로서 성장을 꿈꾸는 주윤하, 친절한 음악을 선보이다

16.05.10 13:01최종업데이트16.05.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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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후반 홍대 인디 신을 넘어 모던록밴드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보드카 레인(Vodka Rain). 어느덧 그들은 예전에 발표했던 음원으로만 만나볼 수 있는 팀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밴드의 리더 겸 베이스 기타 연주자였던 주윤하는 2012년 솔로 뮤지션으로서 첫 번째 정규 음반을 낸 이후 꾸준히 음악과 라이브 무대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이제 그는 한 명의 싱어송라이터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특히 4년 만에 공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카인드(Kind)>는 자신이 앞으로 나가야 할 음악적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주윤하 스스로와 대중에게 "음악으로 친절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뚜렷한 목적도 담겨 있다.

앞으로도 새롭게 선보일 노래와 앨범, 공연을 통해 '이 시대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이유 있는 행보를 하는 뮤지션' 주윤하를 앨범 발매 쇼케이스 전날이었던 지난 5일 오후 4시경, 상수동 소재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함께 하던 음악을 혼자하게 되기까지

지난 6일, 두 번째 정규앨범 <카인드(Kind)>를 발매한 가수 주윤하의 모습. 그는 밴드의 리더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성공적인 변모를 꾀하고 있다. ⓒ 미래광산


- 한 밴드의 리더에서 솔로 뮤지션으로 변화를 가졌던 시기가 궁금하다.
"2010년 11월 보드카 레인의 3집 정규 앨범을 선보인 후 리드 보컬리스트가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돼 잠정적 휴식기를 이후 갖게 되었다. 밴드 활동 공백 기간 음악 창작과 그 열정을 멈출 수 없었기에 2011년 11월과 12월 두 곡의 싱글, 2012년 2월 첫 솔로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보드카 레인 재결합을 염두에 둔 상태로 활동을 펼쳤고, 2014년 멤버들이 재결합을 위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음악인으로서 각자의 길이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같은 해 10월에 발표한 재즈 음반 <재즈 페인터즈(Jazz Paitners)를 냈을 때 '이제 솔로 뮤지션의 길을 가게 가는구나!'란 마음이 들었고, 새로운 회사에 소속되어 이번 두 번째 정규 앨범을 공개하게 되면서 그 확고해졌다."

- 혼자 음악 활동을 하면서 애로점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혼자 하려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고 무척 힘들었다. 다행스럽게도 보드카 레인 때부터 많은 도움과 힘이 되어주었던 동료 음악인들 덕분에 지금은 밴드 멤버 시절 못지않게 만족스러운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 '선 싱글 곡' 공개 없이 정규 앨범을, 그것도 CD를 먼저 발매한 것이 이채롭다.
"현재 대중음악계의 일반적 흐름과는 좀 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략적 방법을 쓴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나에게 만족스러운, 그리고 나에게 친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싶었다.

정규 2집 앨범을 내기 위해 1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온 만큼 '주윤하의 음악을 좋아해 주신 분들과 나 스스로에도 먼저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CD'라고 생각했고 먼저 발매하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공개된 디지털 음원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실 거다. 어쨌든 '나에게 친절하고 싶었던 선택'이었고, 듣는 분들은 각자의 취향대로 이번 앨범을 선택해 주셨으면 한다. (웃음)"

- 전작들과는 음악적인 면에서 어떤 변화를 주었나?
"꽤 많은 음악을 만들어 이번 앨범에 10곡을 최종적으로 수록하게 되었는데, 무겁고 심오한 면이 다분했던 첫 정규 앨범으로부터 상당한 음악적 변화를 모색했다.

무엇보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들려 드리고 싶었다. 앨범에 수록된 곡 안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감성적 선율을 담아내고 싶었기에 '덜어내는 작업'에 상당 기간을 할애했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여러 장르의 곡들을 다양한 기법으로 선보이며 '주윤하 음악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되는지를 대중에게 알려 드렸다면 정규 2집 <카인드(Kind)>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음악, 내가 해야 할 음악, 나에게 잘 어울리는 음악'을 집약 정리해서 '주윤하 음악의 깊이와 색깔'을 본격적으로 담아 전해 드리는 그 출발 선상에 있는 앨범이다."

- 대인관계가 상당히 좋은 듯하다. 여러 음악인이 함께 앨범 작업에 참여했는데?
"밴드 시절 만났던 분들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집 정규음반에서는 정원영·이상순·손성제·토마스 쿡 등 여러 선후배 동료 음악인들이 참여해 주셨고, 이번 앨범에서도 박용준(남성 듀오 클래식의 멤버)·박인영(스트링 편곡자)·이종학(엔지니어) 등 대단한 음악인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수록곡 '고!(Go!)'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 준 멋진 벗 토마스 쿡, 깊은 애정을 담아 앨범 소개 글을 써주신 모델 장윤주 씨 등 너무 많은 분이 함께 해 주신 덕분에 과정이 너무 행복했고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따름이다."

주윤하라는 카테고리, 그 안의 여러 모습들



- 앨범 타이틀로 '에필로그'란 곡을 정한 이유가 있나?
"정규 2집에서 말하고 싶었던 음악의 색깔이 가장 잘 표현된 곡이다. 1990년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복고풍의 '레트로 팝(Retro Pop)'의 향기가 진하게 녹아있는 음악으로 듣는 분들에 부담 없이 편하게 다가서고 싶었다. 앨범 제목처럼 친절하게 내 감성이 담긴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주윤하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솔로 활동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매력은 아무래도 '의외성'이다. 라이브 무대에서 밝고 경쾌한 사운드로 사랑받았던 모던록밴드의 한 멤버가 선보이는 음악들이 대중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렸기 때문일 거다.

목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보드카 레인 활동 당시 보컬을 담당한 적이 거의 없어 음악계 동료 선·후배조차 내 목소리에 놀라워했고,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웃음)"

- 2014년 재즈 앨범을 냈다. 혹시라도 완전히 전향할 생각도 가졌나?
"지금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웃음) 오롯이 음악으로만 대중에게 다가설 기회가 극히 제한된 우리 대중음악계 현실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을 표출할 수 있는 무대를 나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 '주윤하란 큰 카테고리' 안에 있는 재즈 싱어의 모습도 그중 하나다.

2년 전 <재즈 페인터즈> 음반을 내면서 작은 공연장에서 페스티벌 무대까지 설 수 있었다. 나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이었고, 앞으로도 재즈앨범 발매와 라이브 활동을 펼쳐나가는 음악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 향후 또 다른 음악적 변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한데?
"꽤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내 음악이 많은 이들에 각인되고 신뢰가 쌓인 시점 이후라면 국내 일렉트로니카 음악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 태생 뮤지션 엠83(M83)이 추구하는 강렬한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충만한 곡들을 만들고 싶다."

- 어떤 각오를 통해 앨범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인지?
"지금까지 뮤지션으로서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주어진 환경에서 부지런하게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번 앨범 역시 내가 음악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무대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내 음악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어떤 곳이라도 참여하고 싶다.

6월 18일 서강대 메리 홀에서 앨범 발매 첫 콘서트를 갖게 된다. 밴드 시절보다 더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라 결과를 떠나 의미 있는 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인의 길을 향해 가고 싶은지?
"자신의 음악을 자기복제 하듯이 절대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과 실험'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뮤지션의 길을 가려 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앨범과 공연을 통해 '성장하는 음악인 주윤하의 모습'을 쏠쏠하게 지켜보는 재미도 드리고 싶다."

주윤하 KIND 보드카 레인 장윤주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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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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