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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보이' 백종원을 위한 변명, 설탕은 죄가 없다

[주장] 비만 등 질병의 근본적 원인은 '과잉 섭취'... 백종원 레시피는 나쁘지 않다

16.06.27 21:10최종업데이트16.06.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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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튀어나온 배는 부자의 상징이었다. 식량이 부족했을 적에 비만은 풍요로운 자에게만 허용되는 축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 튀어나온 배는 복부 비만이라는 인류의 적으로 간주되었으며, 빈자의 상징으로 전환되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세계 곡물 생산량을, 1kg씩 70억 명에게 분배해도 넘치는 양이라고 집계하고 있다. 인간이 먹기에도 넘쳐, 세계의 농토 약 1/3은 동물 사료 재배에 쓰이며(영국 채텀하우스), EU 회원국의 생산하는 밀의 45%가 사료로 쓰이는 시대이다. 현재 우리는 풍요를 넘어, 과잉 섭취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슈가보이에 대한 논란

▲ 백종원, 수제자에게 아욱다발을! 백종원이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집밥 백선생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손쉬운 요리법을 전수해주며 화제가 된 백종원은 단독 프로그램인 <집밥 백선생> 편성까지 이끌어내고, 어느새 시즌2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공에는 '지나치게 많은 설탕을 쓰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뒤따랐다. 초창기에는 '슈가보이'라는 별명처럼 우스갯소리로 넘어갔으나, 점차 설탕과 비만 등 건강에 대한 우려 등으로 그를 진지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그는 빵이나 과자를 만들 때 쓰이는 설탕을 보면 이 정도는 많은 것도 아니고, 양 조절은 결국 시청자들이 기호에 맞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대응했으나,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설탕의 위해성 논란은 결국 정부의 직접적인 대처로 이어졌다. 지난 4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1차 당류저감종합계획(2016~2020)'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우유 제외)을 1일 열량의 10%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물론 정부 역시 설탕에 대해 적극적인 규제 입장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천연당이 아닌 첨가당만을 대상으로 하며, 설탕세처럼 강제적인 사항을 띄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탕에 대한 마녀사냥이 공식화되었다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사실 당분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탄수화물, 즉 포도당은 생명현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비타민은 먹지 않아도 3주, 음식은 3일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ATP'는 체내의 비축량이 2분밖에 되지 않으며, 이 ATP를 합성하는 데에 '산소'와 더불어 필수적인 것이 바로 '포도당'이다. 오늘날 우리가 몸이 허약해질 때 포도당 수액을 기본으로 맞듯, 전근대시대 설탕은 약의 하나로 쓰였다.

사실 순백의 입자라는 것은 그만큼 무언가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성분이라는 것을 뜻하며, 오히려 꿀과 같은 것이 알레르기 등으로 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남미의 사탕수수 농장에서도 농약의 마진 때문에 무농약 재배를 한다고 밝히듯이, 설탕 자체는 매우 안전한 식자재이다.

1988년 하버드의 건강 조사에서, 1916부터 1950년까지 하버드에 입학한 동창생 중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암에 걸리지 않은 7841명을 조사한 결과는 놀라웠다. 캔디를 전혀 먹지 않는다고 한 응답자의 사망률이 오히려 더 높았다. 또 사탕을 먹는 사람의 수명이 약 0.92년 더 길다는 조사결과도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와 공격 성향을 감소시키는 등 적당한 당분은 몸에 이롭다는 것이 통설이다. 오히려 포도당 부족으로 인한 저혈당은 당뇨병보다 건강에 위험하다.

설탕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이 쌀과 감자 등에 함유된 천연당과 인위적으로 식품에 추가한 첨가당을 다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우리 신체에서는 거의 똑같이 취급되는 성분들이다. 포도당을 길게 이으면 쌀, 보리, 밀, 옥수수, 감자, 고구마의 주성분인 전분이 되고, 포도당에 효소 한 개만 작용하면 과당이 된다. 그리고 포도당과 과당이 한 분자씩 결합하면 설탕이 된다. 이것은 반대로도 똑같이 작용하므로, 어떠한 음식을 먹든 포도당 형태로 전환되어 활용되는 것이다.

지난 4월 21일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첨가당은 사실 오해와 달리 그리 위험하지 않다. 사탕수수의 즙을 가열해 불순물을 제거한 것이 설탕이다. 설탕도 천연물질이지만 사람이 식품에 넣었다고 해서 첨가당이라 구분하는 것일 뿐, 그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단다. 사과와 오렌지에는 각각 각설탕 7개 분량의 당분이 있는데, 이는 탄산음료(당분 각설탕 8개 분량)와 비슷하다. 또한, 물 한 방울 첨가하지 않았다는 프리미엄 착즙 주스인 풀무원 아임리얼 오렌지(190ml)에는 23g의 당류가 함유되었다. 게다가 우리의 주식인 쌀, 그리고 흔히 먹는 빵이나 유제품 역시 마찬가지로 설탕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천연당과 첨가당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1인 1일 당류 섭취 기준은 총열량의 20%다. 하루 2000kcal 열량을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당류 섭취량은 100g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3g짜리 각설탕 33개 분량이다. 하루 72g의 당류 섭취는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셈이다. 한국인은 당류를 적당히 먹고 있으므로 막연한 '설탕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우리는 첨가당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인이 섭취하는 첨가당은 하루 44g으로 섭취 열량의 8.9% 수준이다. 식약처의 관리 기준 10%보다 낮고 외국보다도 적은 수치다. 대한제당협회와 국제제당협회에 따르면, 하루 열량 대비 첨가당 섭취 기준을 프랑스는 25% 이하, 미국 25% 미만, 영국 15~20%, 이탈리아 15% 이하로 잡고 있다." - <시사저널> '설탕과의 전쟁? 번지수 잘못 짚었다'(4월 21일) 중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당 섭취 대부분은 탄산음료 등이 아닌 과일과 우유(유당)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평균 당 섭취의 1/3(33%)이 과일을 통해 이뤄지며, 이어 우유(14.5%), 탄산음료(8.3%), 쿠키·크래커·케이크(8%), 캔디·젤리·꿀·엿·초콜릿(7.7%), 채소(3.7%), 식빵·팬케이크·토스트(2.9%), 과일주스(2.5%), 아이스크림(2.4%), 김치(2.2%) 순이었다.

의외로 안전한 설탕

설탕의 유해성에 대해 경고하는 연구 결과들은 많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TV나 뉴스 등 많은 매체에서 이 점을 귀에 박히도록 전해 들었다. 그러나 기존의 선입견과는 배치되는 연구 결과 또한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충치에 대한 오해이다. 탄산음료는 뜻밖에 충치에 그리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충치균은 30분 이상 부착되어야 산 발생이 시작되는데, 탄산음료 등과 설탕은 친수성이 높아 설탕이 치아에 부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치아 사이에 낄 수 있는 전분 등 난용성 물질이 오히려 충치의 원인이 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가 '정기적으로 사과를 먹은 사람'과 '정기적으로 탄산음료를 먹은 사람' 등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치아의 상아질 손상 정도를 측정한 결과, 당분의 양이 절반인 사과를 정기적으로 먹은 사람의 치아 상아질 손상이 3.7배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당뇨병학회는 하루 섭취 열량의 10~35%를 설탕에서 충당해도 혈당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미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당 섭취에 조심해야 한다. (중략)

설탕과 심혈관 질환의 관계를 찾으려는 연구도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997년과 2003년 연구했지만, 설탕이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미국 의학연구소(IOM)와 유럽식품안전청(EFSA)도 심혈관 질환과 관련해 설탕의 섭취 제한을 두지 않는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권고 사항은 당류가 아니라 고열량 식단을 피하라는 것이다." - <시사저널> '설탕과의 전쟁? 번지수 잘못 짚었다'(4월 21일) 중에서

당뇨병도 마찬가지이다. 2001년 11월 미국 당뇨병협회는, 당뇨병 환자들이 혈당조절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설탕을 섭취해도 좋다는 지침을 내렸다. 또한, 협회는 설탕이 빵, 파스타, 감자 등 다른 탄수화물 식품보다 특별히 혈당을 더 올리는 것은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199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76년부터 1985년까지 10년간 설탕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설탕과 당뇨병은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설탕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비만일 것이다. 그러나 비만도 단순히 당류 성분이 문제가 아니라 열량을 과도하게 섭취한 결과일 뿐이다. 비만은 설탕뿐만 아니라 단백질·지방·알코올·탄수화물 등 모든 영양 성분의 열량이 기여한다는 뜻이다. 미국 역시 설탕에 대한 공포로 인해 설탕 소비량을 1970년부터 1985년 사이에 40%까지 감소시켰고, 2000년 이후에도 모든 당류의 소비량이 감소했으나, 미국인의 건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오히려 비만율이 증가했으며 특히 유아 비만율은 3배나 증가했다.

비만은 섭취하는 열량의 총량이 문제이지,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는 미국에서만 발견된 사실은 아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식품을 통해 첨가당을 많이 먹는 것과 체중 증가를 연관 지을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또 국제 저널인 '식품과학과 영양 비평'에서도 일상적인 섭취량(하루 136g 이하)을 유지하는 경우 과당 섭취와 체중 증가 사이엔 어떠한 상관관계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발표하여 이를 뒷받침한다.

설탕세의 실효성

이번에는 설탕 자체의 유해성보다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대두한 대안 중 하나인 설탕세가 적합한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설탕세가 실효성이 없을 경우와 실효성이 없을 경우이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경우 모두 문제가 되는 정책이라고 판단된다.

먼저 설탕세는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의 기본 욕구에 대한 욕망은 원래부터 규제가 매우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금주법이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담뱃세 인상이 있다. 금주법이 실패한 사실은 자자하고, 담뱃세 인상은 지난해를 분석한 결과 전망이 좋지 않다.

흡연율은 5.8% 감소해 예측치(8%)에 못 미칠뿐더러, 2001년~2011년까지 이미 연평균 3.1% 감소한 사실을 비추어볼 때, 2배 가까이 인상한 순수효과는 고작 2.7%에 불과했다. 오히려 흡연율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14억5900만 갑이 팔려 2014년 하반기(7~12월)보다 8억6500만 갑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18억6700만 갑이 팔려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덴마크는 설탕세와 비슷한 비만세를 2011년 말 도입했으나 실패하고 1년 만에 폐지하였다.

실효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설탕세가 이 모든 한계를 딛고 설탕 섭취량이 줄이는 데 성공하여도, 입법 취지인 건강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C 이전에 이미 우리의 설탕 섭취량을 훌쩍 뛰어넘은 미국에서는 수십 년을 앞서 이 문제를 고민했고 설탕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설탕에 대한 유해성을 믿고 우리보다 앞서 설탕 섭취량을 줄이려 노력하였고, 국민은 이를 잘 따라주어 1970년부터 1985년까지 무려 40%를 감소시켰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설탕 섭취량의 급격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만율은 증가하였고, 유아 비만율은 3배나 증가하였다. 설탕과 비만은 상관관계는 있을 수 있어도 분명한 인과관계는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우리는 미국의 이와 같은 교훈을 애써 무시할 필요는 없다.

그 밖의 문제

먼저 설탕과 설탕 외의 영양소와의 형평성 문제이다. 자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설탕 섭취량은 위험한 편은 아니다. 상기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당류 섭취량은 1일 섭취량의 14%로 보건복지부의 20% 기준을 넘지 않는 수준이고, 첨가당 역시 8.9% 수준으로 식약처의 관리 기준 10%와 해외의 섭취 기준인 15~25% 기준과 비교해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다. 그 증가세와 유아 섭취량이 무섭다고는 하나 아직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당장 수년 전부터 위험하다고 배워온 나트륨은 2013년 기준 4027mg으로,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량의 2배에 달한다. 지방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지방 섭취량은 식약처의 기준치인 51g에 육박하였으며, 남성만 보면 55.7g로 4.7g이나 초과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3위가 암 및 심혈관질환이고, 해마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추어볼 때 과연 이 질병들의 직접적 원인인 나트륨과 지방보다 설탕이 정책과 규제의 우선순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 한 가지의 문제는 역진세의 가능성이다. 이는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담뱃세와 같은 간접세는 역진세의 우려가 있다. 저소득층이 담배를 자주 피우듯, 탄수화물과 같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은 먹거리는 저소득층에서 애용될 확률이 높다. 애초부터 인간이 문명을 꽃피울 수 있도록 정착을 도운 것도, 대량재배가 가능한 쌀과 밀의 존재였고, 가난과 굶주림을 달래주던 구황작물이라 일컫는 감자와 고구마 등 역시 탄수화물이다. 오늘날에도 라면이나 탄산음료, 패스트푸드와 같은 음식을 입에 대본 적이 없는 부유층들의 일화가 우리를 놀라게 한다. 탄수화물은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친숙한 음식이다.

과잉섭취가 원인

지금까지 설탕에 논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상반되는 연구 결과 등을 볼 때 설탕의 유해성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으며, 설령 해로운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설탕세 등을 통해 설탕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고, 줄여도 궁극적인 목적인 '국민건강'은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떤 것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해보자.

먼저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설탕 등 탄산음료가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닌 것은 확실하며,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러한 설탕 섭취량을 십여 년 만에 40%나 감소시켰으면서도 왜 비만을 해결하지 못한 것일까. 그것은 다른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품 전문가 최낙언은 그의 저서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을 통해, 근본적 문제는 바로 '과잉섭취'라고 지목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 사람에게 하루 동안 공급된 열량은 전 세계 평균 1961년 2196kcal에서 2011년 2870kcal로 50년 사이에 30% 증가했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70억 명을 먹여도 남는 곡물 생산량을 이룩했다. 세계의 농토의 3분의 1을 사료 재배에 쓰인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악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현시대의 인류는 '지나친 풍요'를 맞이하고 있다.

중세시대 연금술사이자 의학자인 파라켈수스는 '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용량이 결정한다.'고 했다. 설탕이든, 등푸른생선이든, 약초이든, 모두 몸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열량에 불과하다. 뭐든지 지나치게 먹으면 독이 된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현 인류의 질병 및 비만은 과잉 섭취가 근본적 원인이며, 당분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보건당국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더욱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언론매체 역시 설탕과 '슈가보이'를 향한 지나친 비난은 경계해야 한다. 정말 설탕의 유해성을 예방하고 싶다면, 그의 말대로 개인 기호에 맞게 양을 조절하면 끝나는 일이다. 단지 개인적으로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조리법을 소개해줄 뿐인 그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중세의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설탕 요리 집밥 백선생 비만 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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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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