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남중국해 입장 표명 강요받는 소녀시대 윤아... 그저 인기 탓?

국내 연예계에 불똥 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16.07.13 18:43최종업데이트16.07.13 18:43
원고료로 응원

자신의 SNS에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中國一点都不能少)"는 글과 함께 남중국해를 중국의 땅으로 표시한 지도를 게재한 빅토리아. ⓒ 빅토리아 인스타그램


중국과 필리핀의 영해 분쟁의 불똥이 국내 연예계에까지 튀었다.

12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에 위치한 우디섬 실효 지배를 근거로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해왔지만, PCA가 이같은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PCA의 판결이 알려진 후 엑소 레이, f(x) 빅토리아, 피에스타 차오루, 미스에이 페이 등 국내 활동 중인 중국 국적의 연예인들은 웨이보,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SNS에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中國一点都不能少)"는 글과 함께 남중국해를 중국의 땅으로 표시한 지도를 게재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에 댓글 전쟁이 일어난 소녀시대 윤아의 인스타그램. ⓒ 윤아 인스타그램


중국 팬들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류스타들에게까지 이같은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 윤아의 인스타그램은 "입장 표명을 하라"는 중국 팬들과, "중국 팬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는 필리핀·베트남 팬들, "한국인인 윤아에게 왜들 이러냐"는 한국 팬들의 댓글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국제 분쟁으로 때아닌 댓글 전쟁이 벌어진 윤아 인스타그램. 지난 4월 중국에서 방송된 후난위성TV 드라마 <무신 조자룡>의 성공으로, 중국 내 톱스타로 우뚝 선 윤아의 인기와 영향력을 입증한다고 보아야 할까?

자국 옹호 게시물 올린 빅토리아 vs. 자국 국기 흔들었다고 사과한 쯔위

논란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린 쯔위.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1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트와이스의 대만 국적 멤버 쯔위는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중국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광고, 방송 등 트와이스의 현지 스케줄이 잇따라 취소됐고, 중국 내 비난 여론은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다른 가수들에게까지 확대됐다.

결국 쯔위는 "오로지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 늘 중국인이라고 생각해왔으며 중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내용이 담긴 사과 영상을 게재해야 했다. 이후 대만 팬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대만 인권변호사들이 쯔위에게 사과를 강요했다며 대만 검찰에 JYP 엔터테인먼트를 고발하기도 했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의 비난·보이콧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 국적 연예인들의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는 자국 중심 게시글이 문제가 없다면, 자국 국기 흔들었을 뿐인 대만 국적의 쯔위에게는 왜 사이버테러를 가했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거대한 중국 시장을 무기로 연예인들에게 자국에 유리한 정치 발언을 강요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동북공정, 서북공정을 펼치는 중국 정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한국 연예인들의 해외 진출, 외국인들의 한국 데뷔는 계속되고 있다. 문화사절사인 연예인들에게까지 자국에 유리한 입장 표명을 강요하는 이들이 있다면, 앞으로도 연예계에 국제 분쟁의 여파가 번지는 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던 유행어처럼, 이들에게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 강요하지 말자"는 부탁은 과한 것일까? 

윤아 빅토리아 남중국해 영유권분쟁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