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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이 앗아간 '사이클 기대주' 박상훈의 꿈

16.08.16 13:03최종업데이트16.08.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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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올림픽경륜장에 '우당탕탕'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한국의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박상훈(23·서울시청)이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면서 트랙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박상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해 들것에 실려 나갔고,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100바퀴가 넘게 남았지만, 박상훈은 달릴 수 없었다. 그렇게 박상훈은 원 없이 달려보지도 못하고 꿈에서 멀어졌다.

박상훈의 꿈은 한국 사이클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이는 한국 사이클계 전체의 소원이다. 박상훈과 함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사이클 선수가 같은 마음을 품고 브라질 리우에 왔다.

박상훈은 최근 약 1년간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대한자전거연맹을 비롯한 사이클계가 박상훈의 올림픽 메달 획득을 기대한 이유다. 그는 올해 1월 경기 중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월드컵 옴니엄 부문 랭킹이 4위까지 올라갔었다. 다행히 부상에서 완쾌해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세계 18개국에만 돌아가는 리우올림픽 옴니엄 출전권을 따냈다.

박상훈은 지난 6월 '투르 드 코리아' 대회장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직 한국 사이클에 올림픽 메달이 없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3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리우에 도착해서도 "준비 잘 해왔다. 준비한 대로만 실수 없이 하면 입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드디어 리우올림픽 사이클 옴니엄 경기 날이 밝았다. 이틀간 6가지 트랙사이클 종목 경기를 치러 종합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옴니엄은 15∼16일 리우올림픽경륜장에서 열렸다.

박상훈은 5개 종목이 끝났을 때 18명 중 14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위권이었지만, 마지막 종목이 포인트 레이스였기에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포인트 레이스는 트랙 160바퀴를 돌면서 10바퀴마다 전력질주를 해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받는 경기다.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박상훈은 두 차례 점수를 따며 역전에 시동을 걸었지만, 예상치 못한 낙차 사고를 당했다.앞서 달리던 영국의 유명 사이클 선수 마크 캐번디시의 자전거와 박상훈의 자전거가 부딪치면서 박상훈이 트랙 아래로 떨어졌다.

박상훈을 향해 뛰어간 사나이가 있었다. 한국 사이클의 전설이자, 지금은 박상훈을 전담 지도하는 조호성(42) 국가대표 감독이다. 조호성 감독은 "저도 선수 때 올림픽 시상대에 못 올라갔는데, 제가 못 이룬 꿈을 박상훈 선수를 통해 이루고 싶다"며 성심성의껏 박상훈을 지도해왔다.

4㎞ 개인추발을 주 종목으로 하던 박상훈에게 옴니엄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한 사람도 조호성 감독이다. 올림픽 메달 유망주를 키워보자는 생각에서 내린 전략적인 판단이다.

박상훈은 2010년 세계트랙주니어선수권대회 개인추발 금메달을 목에 건 기대주다. 여기에 포인트 레이스 등 순위 경기 비법을 전수하고, 경험을 보완해주는 것이 조 감독의 역할이었다. 조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포인트레이스에서 한국 사이클 사상 올림픽 최고 기록인 4위에 오른 바 있다.

올림픽 메달을 따서 사이클계에 활력을 주고 싶다는 박상훈과 조호성 감독의 소원은 이날 의도치 않은 충돌 한 번에 허무하게 날아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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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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