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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빈의 첫 '금' 도전, 관건은 평정심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피겨 사상 첫 동계AG 금메달 도전

17.02.25 14:35최종업데이트17.02.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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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기대주' 최다빈(수리고)이 한국 피겨사에 새 역사를 쓰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최다빈은 25일 오후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출전한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일본, 중국 등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1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인 최다빈은 프리에서 한국 여자피겨 사상 동계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다빈의 연기 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뒤늦게 잡은 기회, 최대 기대주로 급부상

원래 최다빈은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가 아니었다.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0월 회장배 랭킹대회 성적에 따라 김나현(과천고)과 박소연(단국대)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소연이 12월 태릉에서 훈련도중 발목부상을 당하면서, 종합선수권 대회를 비롯해 동계 유니버시아드, 4대륙선수권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모든 국제대회에 기권했다. 공백이 생기면서 최다빈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최다빈은 지난주 4대륙선수권에 참가한 뒤 곧바로 이번 대회를 위해 출국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대회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클린으로 보답했다.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세가지 점프 요소와 스핀, 스텝까지 모두 깔끔한 모습을 보여줬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 꼽혔던 홍고 리카(일본), 리지준(중국)은 모두 점프에서 넘어지거나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은 탓에 순위가 뒤로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오로지 최다빈만이 해낸 것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대부분 지난주 4대륙 선수권에 참가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넘어왔다. 그렇기에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강국 일본의 경우 현재 1인자로 꼽히는 미야하라 사토코가 부상으로 4대륙과 이번 대회를 모두 기권하면서 1군 선수들이 출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온전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은 최다빈이 유일했다.

평소 기복 없는 경기력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것이 빛나던 순간이었다.

관건은 긴장감 극복과 평정심

이번 프리스케이팅 연기 순서는 그룹별 추첨이 아닌 쇼트프로그램 역순에 따라 진행된다. 따라서 최다빈은 가장 마지막에 연기를 나서게 된다. 바로 앞에는 홍고 리카가 연기를 하고, 리지준 등도 모두 같은 그룹에서 경기를 펼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감을 얼마나 극복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최다빈은 지난주 4대륙에서 비슷한 경험을 이미 했다. 당시 쇼트프로그램 6위로 마지막 순번으로 나선 뒤, 프리에선 3번째로 연기를 했다. 당시 그녀의 앞엔 마이 미하라(일본)가 클린연기로 생애 첫 200점 돌파를 하며 일본 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곧바로 최다빈은 연기를 시작했는데, 초반부 두 개의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아쉬운 실수가 있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평정심을 되찾고, 초반에 놓쳤던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후반부에 트리플-트리플-더블 점프로 높여서 뛰었다.

또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컨디션 저하와 생애 출전한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긴장감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최다빈은 4대륙 선수권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긴장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 바 있다. 이미 큰 대회 경험을 통해 최다빈은 이런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다만 마지막 순번으로 연기한 적이 아직 없다는 것도 있지만, 불과 지난주에 그것을 느낀 최다빈이 다시 한번 지혜를 발휘해야할 순간이 됐다.

특히 앞 선수가 홍고 리카인만큼 만약 그녀가 클린연기를 선보인다면 일본 관중들의 환호와 홈어드벤티지로 엄청난 점수가 나올 것임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다빈의 길은 자기경기를 후회 없이 펼치고 나오는 것이다.

종전까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피겨 선수의 최고 성적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곽민정(코치)이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리고 6년 후 최다빈이 이에 버금가는 최고의 성적에 도전한다.

최다빈은 그동안 국내에서 꾸준히 박소연, 김나현 등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경쟁할 선수로 주목 받아왔다. 주니어 시절 그랑프리 두 개 대회에서 우승,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2년 연속 톱10 진입 등을 일궈낸 뒤, 시니어에서도 그랑프리와 4대륙 선수권, 그리고 세계선수권 등을 모두 경험했다. 다소 부족하다는 표현력과 구성점수 면을 극복하고자 올 시즌엔 코치 변경, 쇼트프로그램 변경, 프리스케이팅 편곡 및 안무 변경 등 끊임없는 도전을 해왔다. 그 도전의 결과로 지난주 4대륙 선수권에선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박소연에 이어 3번째 180점대 돌파이자 개인 최고기록인 182.41점을 받았다.

이미 최다빈은 기술적으로는 세계 정상권과 뒤지지 않는다.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후반부에 3연속 점프 등을 모두 잘 해내고 있고 점프의 성공률도 상당히 높다. 이제 남은 일은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나오는 일이다.

최다빈의 또 한번의 도전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25일 저녁 삿포로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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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아시안게임 최다빈 피겨스케이팅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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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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