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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리즘에 빠진 K리그의 치어리더 문화

17.07.11 16:50최종업데이트17.07.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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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에 대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구"를 떠올릴 것이다. 그 만큼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응원 문화와 치어리더 문화는 잘 융화되어왔고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이러한 인식이 강해서일까, 축구하면 치어리더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실제로도 K리그 경기장에서 치어리더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사실 1990년대 중반까지도 K리그에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존재했다. 하지만 1995년 K리그 최초의 서포터스인 부천 유공(현 제주 유나이티드)의 헤르메스가 생기며 K리그 응원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축구와 치어리더 문화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차례로 구단별 서포터즈가 조직되며 1990년대 후반 기존 치어리더 문화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다 2010년을 기점으로 몇몇 구단이 서포터즈 집단과 일반팬들 사이의 괴리감을 좁히고 관중 유치를 위해 치어리더들을 경기장 안에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꾸준히 치어리더를 운영하고 있는 구단은 FC서울,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정도의 소수 구단에 불과하다.

FC서울 치어리더 V걸스 ⓒ FC서울


도입 당시 반대하는 축구팬들의 목소리가 거셌다. 치어리더 문화는 90분 간 쉬지 않고 공이 움직이는 축구의 특성과 맞지 않고 서포터즈가 있는데 왜 굳이 치어리더들을 데려오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야구와 직접적인 비교를 해보면 야구는 총 9회동안 두 팀이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하고 최소 17번, 투수 교체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잉여 시간이 한 경기에 발생한다. 하지만 축구는 전, 후반 45분이 별다른 휴식시간 없이 진행되고 단 한 번의 하프타임만이 존재한다.

또한 야구는 공격과 수비 상황이 명확하고 투수가 공을 하나하나 던지는데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축구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명확한 경계가 없다. 경기 시간 내내 공은 굴러가고 수비를 하던 팀이 단 몇 초 만에 골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치어리더들이 활약할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고 관중들이 경기에 몰입하는 정도도 다르다. 축구는 관중들이 상대적으로 치어리더라는 응원 문화에 빠지기 힘든 스포츠다.

서포터즈 문화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구단의 응원 문화를 보면 롯데 자이언츠의 비닐 봉투 응원부터 한화 이글스의 목탁 응원까지 저마다의 특색 있는 응원이 자리 잡았고 치어리더 문화는 그 곳에 부가적으로 "양념"을 쳐주는 형태이다. 하지만 현재 K리그의 치어리더 응원을 보면 일반팬들 사이에서 치어리더들이 중심이 되어 응원을 유도하려는 형태가 강하다. 실제로 경기장에 가보면 치어리더 응원 문화가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응원을 구걸하는 형태에 더 가깝다.

FC서울은 2010년부터 치어리더 응원을 꾸준히 운영해온 구단이다. 아래의 그림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FC서울 정규리그 평균 관중 기록이다.

FC서울 2010~2016년 평균 관중 기록 ⓒ 프로축구연맹


오히려 평균 관중이 감소하다 2014년부터 소폭 상승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 기간 승부조작 사건부터 평일 경기 수 증가 등의 변수들이 매우 큰 영항을 끼치긴 했다. 하지만, 동시에 치어리더 문화의 도입이 관중 유치의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치어리더는 어디까지 응원 문화의 서브 개념일 뿐, 응원을 주도할 수 있는 문화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치어리더 문화의 도입은, 그 시도 자체는 신선했으나 그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관중 지표, 치어리더들을 활용하고 있는 구단의 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에 악재가 많이 발생한 가운데 구단들은 여전히 관중 몰이에 힘겨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많은 축구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서포터즈 집단과 구단이 협업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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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송명근기자
K리그 치어리더 축구 매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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