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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2.08 김명신, 안면부상 후유증 없다

[KBO리그] 2일 삼성전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 두산 3연승

17.08.03 09:41최종업데이트17.08.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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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3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11안타를 터트리며 5-2로 승리했다. 두산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는 8회 1타점 결승 2루타를 포함해 3안타를 터트리며 맹활약했고 백업 외야수 김인태는 9회 심창민으로부터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타 홈런을 때렸다.

사실 이날 선발 매치업만 보면 두산 쪽으로 크게 기우는 경기였다. 하지만 삼성의 선발 정인욱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5이닝1자책)하면서 중반까지 대등한 흐름으로 흘러갔고 결국 불펜 싸움에서 두산이 우위를 점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그 중에서도 더스틴 니퍼트를 구원해 7회를 1피안타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구원승을 따낸 루키 김명신은 최근 두산의 불펜에서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우완 유희관'

대구 출신의 김명신은 김성래, 류중일, 이승엽, 배영수(한화 이글스) 등 많은 전설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 경북고 출신이다. 재미 있는 사실은 김명신이 고2때까지 내야수로 활약하다가 고3으로 올라갈 무렵 투수로 전향했다는 점이다. 김명신은 투수로서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2012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경력 1년 밖에 되지 않는 풋내기 투수를 선뜻 지명하는 프로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고 김명신은 경성대로 진학했다.

아직 투수로서 배울 점이 많았던 김명신에게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대학 진학은 좋은 선택이었다. 경성대 진학 후 투수로서 착실히 경험을 쌓던 김명신은 졸업반이던 2016년 경성대를 전국대회 3관왕으로 이끌고 3개 대회 MVP를 모두 휩쓸며 대학야구 최고의 투수로 급부상했다. 삼성의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되던 김명신은 2017년 2차 2라운드(전체20순위)로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 지명됐다.

김명신은 루키 신분임에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강 팀 두산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정교한 제구력과 두둑한 배짱으로 연일 호투행진을 이어가며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어진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1.29로 호투한 김명신은 두산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기쁨을 누렸다.

불펜으로 시즌을 출발한 김명신은 5경기에서 승패 없이 6.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선배들의 기에 눌려 볼넷을 남발하다가 난타를 당하는 여느 신인 투수들과는 달리 김명신은 언제나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특히 5경기에서 9.1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단 1개만 내주는 뛰어난 제구력을 과시하며 '우완 유희관'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판타스틱4' 멤버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으로 4월15일 NC다이노스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명신은 5이닝2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대학 시절 완투형 선발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고 안정된 제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우덴이 돌아올 때까진 무난히 두산의 5선발로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열흘 후 야구팬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 전까진 말이다.

안면에 타구 맞는 부상 당하고도 무사히 복귀한 씩씩한 루키

4월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김명신은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첫 등판 때와 달리 넥센 타자들은 1회부터 김명신을 착실히 공략하며 2점을 선취했다. 이어진 2사 1,2루의 기회에서 김민성이 때린 강습 타구가 그대로 투수쪽으로 날아가면서 김명신의 얼굴을 강타했다.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김명신은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명신은 검진 결과 안면부 골절 판정을 받고 5월2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시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김명신에게는 엄청난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는 부상이었다. 하지만 김명신은 씩씩하게 붓기가 빠지길 기다리며 재활에 전념했고 7월 중순부터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하며 투구 감각을 찾았다. 유희관을 비롯한 몇몇 선배들은 김명신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모자에 김명신의 등번호 46번을 새기며 후배의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7월23일 김명신은 88일 만에 1군에 콜업됐고 26일 kt위즈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건강하게 복귀를 신고했다. 27일에는 kt를 상대로 0.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상 복귀 후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명신은 6경기에서 1승1홀드 2.08로 호투하며 무더위에 지친 두산 불펜에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일 삼성전에서는 2-2로 맞선 7회 니퍼트를 구원해 1이닝 동안 주자 2명을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이어진 8회 초 공격에서 에반스가 결승 적시 2루타를 때리면서 김명신은 구원승을 챙겼다. 고향에서 따낸 승리라 기쁨은 두 배였다. 여전히 빠른 공은 시속 140km를 간신히 넘나드는 수준이지만 김명신은 올 시즌 9이닝 당 볼넷이 단 2.1개(21이닝5볼넷)에 불과할 정도로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한다.

김명신은 지난 4월1일 프로 데뷔전을 치른 후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이 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자신의 제구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두둑한 배짱과 뛰어난 제구를 갖추고 있으면 구속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베어스 역대 좌완 최다승 투수 유희관에 의해 증명된 바 있다. 비록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3개월의 공백을 가졌지만 '씩씩한 루키' 김명신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팀에 복귀해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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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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