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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에게 축구장 입장 허용... '금녀의 벽' 허물다

'온건 이슬람' 추구하며 여성 인권 확대... "역사적인 날"

18.01.13 11:17최종업데이트18.01.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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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축구장의 사상 첫 여성 관중 입장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장이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수도 리야드와 항구도시 제다를 비롯해 사우디 전역에서 열린 프로축구 경기장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관중이 입장했다. 그동안 사우디는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엄격히 금지해왔다.

사우디의 축구 경기장 여성 입장은 온건 이슬람국가를 추구하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에 따라 지난해 10월 사우디 왕실이 여성의 스포츠 관람을 허용한다는 칙령을 내려 허용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를 위해 경기장에 여성 화장실을 설치했다. 다만 남성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여성 관중은 남성과 분리된 별도의 좌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또한 이슬람 율법에 맞는 의상도 갖추어야 한다.

제다의 한 여성 축구팬은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은 사우디가 번영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이처럼 거대한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여성 축구팬도 "사우디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사우디가 다른 많은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문명적 조치들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여성의 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고, 여성 전용 자동차 전시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또한 여성의 영화관 입장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는 여성의 소비 확대와 노동시장 진입으로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보수적인 사우디 종교계는 급진적인 개방화가 근본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의 정체성을 훼손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여성은 여전히 여권 신청과 해외여행, 사업자 등록, 은행 거래 등을 하려면 남성 가족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개혁의 속도를 더욱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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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축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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