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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손현숙, 시대를 시처럼 노래한 두 가수의 만남

'혜화동 푸른 섬' 이후 20년 만의 무대... 26일 합동콘서트

18.01.23 15:18최종업데이트18.01.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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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성, 손현숙 조인콘서트 ‘이등병의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 시보다 더 시적인 가사로 386세대들의 애잔한 감성을 불러일으킨 가수 김현성씨와 어렵지만 삶에 대한 끈질긴 애정을 갖게 하는 노래 ‘청계천8가’를 부른 가수 손현숙씨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 포스터 ⓒ 문화예술기획 시선


"먼 길을 걸어 돌아오는 이여 / 별빛 가득 두 눈에 흘러 / 눈물 반짝이는 나의 사람아 / 나무가 되어 서 있고 싶다며 / 바람이나 음 쐬면서 / 거기 서서 얘기나 나누자고 / 그대 슬픈 배인 옷자락 접고 / 나의 슬픈 노래 나무가 되어서 /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아" - 김현성 작사·작곡 손현숙 노래 '그대였나요' 1절 

가수 김현성씨가 작사·작곡하고 손현숙씨가 부른 '그대였군요'는 온라인상에서 숨은 명곡으로 회자되고 있는 노래다. 가사가 시처럼 아름답고 노래의 음색도 시를 낭송하듯 평온하다. 시를 노래한 듯, 노래를 시로 만든 듯한 노래가 '그대였군요'이다.

시를 노래로 부르고 노래를 시처럼 부르는 두 가수가 20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선다. '이등병의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 시보다 더 시적인 가사로 386세대들의 애잔한 감성을 불러일으킨 김현성씨와 어렵지만 삶에 대한 끈질긴 애정을 갖게 하는 노래 '청계천8가에서'를 부른 손현숙씨.

1997년 결성한 시 노래 프로젝트 그룹 '혜화동 푸른 섬'에서 활동하며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오는 26일 오후 8시 서울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CY씨어터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남편의 해외근무로 10년 동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지낸 손씨가 귀국하면서 이루어졌다. 손씨는 국내 정치상황이 어려웠던 10년의 세월을 해외에서 보내며 혼자만 편하게 지내는 건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들었다고 했다.

강산이 한번쯤 변할 그 기간 동안 해외에서 노래의 삶을 복기하며 가급적 단순하게 일상생활만을 했다는 손씨는 중국 베이징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의 삶을 노래로 만들었고 이번 공연에서 첫 선을 보인다. 손씨의 자작곡 '베이징에서 온 엽서'와 인도네시아어로 '우기'라는 뜻의 '무심후잔', '눈처럼 비오다' 등은 해외에서 살아온 그녀의 감성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공연에 앞서 포즈를 취한 두 사람 손씨는 자작곡 ‘베이징에서 온 엽서’와 ‘무심후잔’, ‘눈처럼 비오다’ 를 부르고 김현성씨는 오랫동안 준비한 제주 4·3항쟁 70주년 관련 노래를 선보인다. ⓒ 문화예술기획 시선


윤동주 100주년을 기념한 '노래하는 청년 윤동주' 콘서트의 전 곡을 작곡하고 진행하는 등 시노래 대표주자답게 바쁜 활동을 해온 김현성씨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로 KBS 아름다운 노랫말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기도 하다.

탄탄한 문장과 감성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은 에세이집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와 노래로 더 많이 알려진 <가을 우체국 앞에서> <이등병의 편지> 등의 시집을 낸 작가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가 냈던 <백석 시가집-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윤동주의 노래> <어머니와 시와 남해> 등의 음반에 실린 노래를 비롯해 오랫동안 준비한 제주 4·3항쟁 70주년 관련 노래를 선보인다.

특히 그동안 그와 시와 노래 콜라보공연을 해온 고두현 시인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고시인의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에 실린 시를 얘기하고 시노래도 부른다. 한편 관객들을 위해 공연 중간에 고시인의 신간 <생각의 품격>을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이벤트와 함께 전 관객에게 '이등병의 편지' 필사악보를 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문학뉴스에도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현성 손현숙 이등병의 편지 가을우체국 앞에서 혜화동 푸른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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