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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사이에 엄습한 '퇴장' 쓰나미, 울산을 울렸다

4연패 울산의 갈 길은 아직 천리먼길... 반등할 기회 잡아야

18.03.18 18:55최종업데이트18.03.1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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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시도한 변화와 퇴장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는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1~2라운드까지 승리를 맛보지 못하면서 각각 1무 1패와 2패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며, 리그 순위 11위와 1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맞대결에서 공방전 끝에 제주가 후반 막판 수적 우위를 앞세워 울산을 1-0으로 꺾고 첫 승을 맛봤다. 경기 전까지 두 팀의 승리는 그야말로 간절하다 못해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는 리그 3라운드 패배는 곧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의 패배는 뼈 아팠다. 울산은 경기 종료 시간을 얼마남겨 놓지 않은 후반 40분 한승규(22)와 42분 리차드(27.오스트리아)가 연속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 수적 열세에 빠졌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다. 울산은 추가시간 제주 류승우(25)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울산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며 앞으로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여전히 연패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을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먼저 울산 김도훈(48) 감독은 제주 전에 올 시즌 K리그1과 ACL에서 1승 2무 3패의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기까지, 로테이션 선발라인업에 방점을 찍고 무엇보다 실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선발 라인업을 구성해 제주 전에 임했다.

김도훈 감독이 꺼내든 필승 해법 카드에 K리그1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 깜짝 선보였던 19세의 신예 오세훈과, 2라운드 상주 상무 전 김건웅(21) 그리고 ACL 2~4차전(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 중국 상하이 상강)에 출전했던 도요다(33.일본) 등은 없었다. 단지 이들을 대신한 카드는 최전방 주니오(32.브라질)와 보란치 한승규(22), 중앙수비 임종은(28.DF)이었다. 제주 전까지 선발라인업이라기 보다 리저브에 가까웠던 이들은 제주 전에 당당히 선발로 그라운드에 서서, 공수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플레이를 펼쳐 김도훈 감독의 필승 해법찾기를 뒷받침하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도훈 감독 '필승' 카드 역할

감독의 선발라인업 변화는 부상과 컨디션 미흡, 기타 등등을 제외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제주 전과 같이 승리가 절박한 경기에서 감독이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곧 모험에 가깝다. 김도훈 감독의 모험 카드는 수적 열세에 빠지기 전까지 활용 가치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한승규와 임종은은 제주와 ACL 4차전(상하이 상강)까지 4경기를 통하여 울산이 드러냈던, 수비불안을 해소하는 대인마크와 제공권 우위를 바탕으로 마그노(30.브라질)가 선봉에 서서 펼치는 제주의 파상적인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주니오, 한승규, 임종은의 선발 기용은 팀 전체적인 플레이 변화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기에서 약점으로 드러났던 최전방과 미드필더 압박이 살아나 울산은 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압박 플레이를 펼치며 김도훈 감독의 필승을 위한 전략이 효과를 가져 오는 듯했다. 하지만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져 제주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울산에게 제주 전에도 여전히 드러난 아킬레스는 양쪽 풀백의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인 플레이의 미흡이었다.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플레이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전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주 전 울산 포백의 양쪽 사이드를 책임진 이명재(25)와 김창수(33)는 공격참여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 했지만, 수비에서 공격 빌드업 시 개인적인 실수는 물론 공격 라인과 미드필더를 이용한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인 패스 선택으로, 공격 템포에 악영향을 가져다 줘 '공격을 어렵게 수비를 힘들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기는 끝났다. 울산으로 서는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점은 4연패(ACL 포함)로 인한 실추된 팀 분위기와 더욱 멀어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추스리고 부여해 주는 것이다.

울산 갈 길은 아직 '천리 먼 길'

울산은 지난 시즌 초반에도 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심기일전(心機一轉)' FA컵 우승과 리그 중반 이후의 상승세를 이어간 전례가 있다. 제주 전을 통하여 김도훈 감독이 승리를 위하여 선택했던 필승 카드는 결과적으로 수적열세라는 악재로 실패의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축구에서 '승리와 패배는 작은 1% 차이다.' 하지만 팀과 선수에게 여유가 없으면 이 1%의 차이는 더 큰 차이를 드러내며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지도자의 역할이다.

울산에게 제주 전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경기력은 만족스러웠지만 결정적인 순간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여 초래한 '퇴장', 그와 아울러 후반 20분 이후 선수들의 체력 소모에 의한 경기력 저하 등, K리그1 리그는 38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는 장기 레이스다. 이런 장기레이스에서는 한 두 번 쯤은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현재 울산이 바로 이런 위기의 상황이라고 볼 때 울산에게는 한 겨울 추위보다 더 추울 수 있다. 이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김도훈 감독의 팀 분위기와 동기부여를 위한 현명한 선택속에 리더십이다. 울산에게 아직 갈길은 '천리 먼 길'이다. 만약 지금 주저 앉으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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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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