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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기원 황해도평산소놀음굿, 현대적인 계승의 길을 열다

[공연리뷰] 2018 이수자뎐-풍요와 다산의 기원 '까막까치 말씀 적에'

18.09.16 16:59최종업데이트18.09.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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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쑤마루 소공연장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 ⓒ 신남영

 
황해도 평산 지방에 전승되던  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을 현대적 연희로 재구성한 작품이 국립무형유산원 주관으로 지난 15일 얼쑤마루 무대에 올려졌다. 무형문화재 공연과 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  '2018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행사의 일부였던 이 공연은  굿 형식의 연희인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농경의례적인 경사굿의 본질을 뼈대로 놓고 극단 집현의 타악 퍼포먼스를 곁들인 작품으로 제의와 놀이의 무대 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구현하였다.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그 기원을 농경의례에서 찾을 수 있는데 수명·자손·운명·농업 등을 관장하는 신령을 모시는 제석거리에 이어 소놀이를 하며 풍요와 만복을 기원하는 연희라 할 수 있다. 극의 구성은 크게 옥황상제의 명을 받든 신령인 칠성님이 지상에 강림하여 마부를 상대로 타령과 대화를 엮어나간다. 주요 내용은 칠성님과 나졸들이 오백년간 농사를 짓다가 나중에 재회하여 그동안 고생한 나졸들에게 복을 나눠주고 소놀음을 하다 서천서역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 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공연 국가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인 김선국과 함께 하는 <이수자뎐> ⓒ 신남영

 
전통적인 소놀음굿인 양주소놀이굿과 마찬가지로 평산소놀음굿도 경사굿의 제석거리에 이어 소놀이를 한다는 것은 공통점인데 평산소놀음굿 놀이의 주역은 무당들이 굿을 열고 닫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은 마당놀이의 형태를 가져오면서 실제 연주로 타악 중심의 퍼포먼스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소놀음굿은 농경의례였던 굿에서 연희적 성격으로 이행되는 놀이로 농사나 자손들의 번창을 비는 뜻을 담는 온 마을의 축제가 되어 마을의 공동체의식을 다지며 개인에게는 즐거움과 희망을 북돋아 주는 놀이였다. 풍요와 다복을 기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인 바 이러한 소놀음굿은 우리의 원형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무형유산도 이제는 글로벌 문화콘텐츠로서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야 하는 문화유산이기에 '찾아내고, 이어가고, 알리고, 즐기고'를 모토로 창조적인 계승을 위한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문화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무형유산원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올해 기획공연인 <이수자뎐>처럼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노력들은 앞으로 대중과의 만남을 통해 수준과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리라 본다.  
 

▲ 공연 포스터 <이수자뎐> 공연 포스터 ⓒ 국립무형유산원

 
마부를 맡은 이수자뎐 선정자인 김선국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로 (사)국가무형문화재 황해도평산소놀음굿 보존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 공연정보
2018 이수자뎐_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공연
​연출_ 하윤아 
공연일시 : 2018-09-15 16:00 ~ 17:00 
▲ 출연자
진행 - 박재우, 유선자
최경희, 장재화, 김혜숙, 김민정, 제희찬, 최태익,이지혜, 김세응, 이재영,
신동환, 이지은, 김주형, 이민섭, 박형우, 정성희, 임나경, 박정서

 

▲ 출연자들 <이수자뎐>에 출연한 이수자와 전수자들. ⓒ 극단 집현

  
국립무형유산원 김선국 황해도평산소놀음굿 까막까치 말씀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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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리뷰어. 2013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명왕성 소녀>(2023), <물 위의 현>(2015), 캘리그래피에세이 <캘리그래피 논어>(2018), <캘리그래피 노자와 장자>, <사랑으로 왔으니 사랑으로 흘러가라>(2016)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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