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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퍼펙트 시즌' 눈앞에 둔 프리드리히, 크립스 넘어설까

[분석] 봅슬레이 세계선수권 관전 포인트 4가지

19.03.01 15:44최종업데이트19.03.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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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9, 독일)의 퍼펙트 시즌이 이뤄질까. 봅슬레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세계선수권 2019가 1일(한국시각) 오전 11시 캐나다 휘슬러에서 개막했다. 2017년 2월 쾨닉세에서 개최된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2일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를 시작으로 10일까지 스켈레톤 남자, 스켈레톤 여자, 봅슬레이 여자 2인승, 봅슬레이 남자 4인승 종목을 겨룬다.

42개국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이번 대회는 2018/19시즌 월드컵과 대륙간컵, 유럽컵, 북아메리카컵의 성적을 기반으로 쿼터를 할당해 통과한 선수들만 출전한다. 봅슬레이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 저스틴 크립스(32, 캐나다)를 비롯해 스켈레톤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4, 러시아), 마르틴스 두쿠르스(35, 라트비아), 야클린 로엘링(24, 독일) 등이 총출동한다. 대한민국은 '아이언맨' 윤성빈(25, 강원도청)과 원윤종(34, 강원도청)이 출전한다.
 

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팀 프리드리히 ⓒ Viesturs Lacis | IBSF


① 퍼펙트 시즌을 눈앞에 둔 프리드리히

독일의 봅슬레이 스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는 퍼펙트 시즌을 앞두고 있다. 프리드리히는 이번 겨울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부문과 4인승 부문에서 동시에 월드컵 종합 우승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2014/15 시즌 오스카스 멜바르디스(31, 라트비아)의 2관왕 이후 4년 만이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리드리히는 2018/19 시즌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 8차례 나선 그는 출전할 때마다 모조리 우승을 차지했다. '퍼펙트 월드컵 시즌'은 봅슬레이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서면 프리드리히는 전무후무한 퍼펙트 시즌을 만들게 된다. 또한,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올림픽 금메달부터 월드컵 종합 우승, 유러피언 챔피언십 우승, 세계선수권 우승까지 1년간 모든 메이저 대회를 평정한 전설적인 선수로 남게 된다.

한 가지 걸림돌은 있다. 이번 대회에 2017/18 시즌 IBSF 랭킹 1위 저스틴 크립스가 출전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맞붙은 두 선수는 1/1000초까지 똑같이 들어오며 공동 금메달을 획득했다. 1년 만에 정상을 놓고 다시 한번 겨루게 됐다.

경기가 열리는 휘슬러가 크립스의 홈 트랙인 점은 프리드리히에게 불리한 부분이다. 게다가 캐나다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크립스는 월드컵에 5번만 출전했을 뿐 홈 트랙 연구에 더 집중했다. 8차 대회에서 두 선수의 기록 차는 0.09초에 불과했다.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시상대 정상에 선 윤성빈 ⓒ Viesturs Lacis | IBSF


② 첫 우승 노리는 윤성빈, IBSF 랭킹 1위 역전도 가능

2018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을 경험한 윤성빈은 아직 세계선수권 우승 트로피가 없다. 처음 출전한 2015년 독일 빈터베르크 대회에서 8위에 그쳤고, 이듬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회에서 2위까지 올랐다.

2017/18 시즌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윤성빈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IBSF 주관 주요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선수가 된다. 윤성빈도 IBSF 월드컵 8차 대회가 끝난 뒤 "시즌 최종 목표는 세계선수권이다.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밝힐 만큼 이 대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선수권이 휘슬러에서 열린다는 점은 윤성빈에게 호재다. 대표팀의 전지훈련지가 주로 캐나다였기에 익숙한 장소다. 휘슬러 트랙에서의 성적도 뛰어나다. 최근 휘슬러에서 열린 두 번의 월드컵을 모두 우승하기도 했다.

월드컵 종합 우승을 트레티아코프에게 내준 윤성빈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IBSF 랭킹 역전을 노릴 수 있다. 현재 2위인 윤성빈(1680점)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트레티아코프(1704점)가 3위 이하를 기록한다면 순위가 뒤바뀐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통해 스켈레톤 왕좌가 판가름 난다.
 

IBSF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휘슬러 트랙에서 연습하는 원윤종 ⓒ Viesturs Lacis | IBSF


③ 원윤종-서영우, 시즌 첫 메달 획득할까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은 대한민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18/19 시즌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3위 안에 입성하지 못했다. 팀의 맏형 원윤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메달 획득에 나선다.

2018년 2월, 평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원윤종은 올림픽 이후 빼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8번의 월드컵 대회에 모두 출전했으나 남자 2인승 경기에서 4위와 5위를 한 번씩 차지했고, 4인승 경기에서는 두 차례 6위에 올랐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며 IBSF 랭킹 7위를 기록한 원윤종이지만 이번 시즌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건 선수 본인으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대회를 앞두고 한 연습 주행 결과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든다. 27일 첫날 훈련에서 최고 속도 151.5km/h(1위)를 찍으며 트랙에 빠르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둘째 날과 셋째 날에도 메달권에 안착했다.

원윤종의 세계선수권 메달이 기대되는 이유는 시즌 말에 복귀한 서영우와 빠르게 호흡을 맞춰가는 데 있다. 두 선수는 월드컵 8차 대회에서 1년 만에 호흡을 맞췄는데 3위와의 격차가 0.13초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휘슬러는 두 선수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2015/16 시즌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 월드컵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IBSF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독일 봅슬레이 팀 ⓒ Viesturs Lacis | IBSF


④ 러시아, 팀 대항전에서 독일 막아낼까

러시아가 스켈레톤을 앞세워 독일의 봅슬레이에 도전한다. 바로 팀 대항전 이야기다. 세계선수권 중간에 치러지는 팀 대항전은 스켈레톤 남자, 스켈레톤 여자,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봅슬레이 여자 2인승 총 4개의 종목 기록을 합산해 겨루는 팀 경기다. 팀당 6명의 선수가 출전하므로 한 선수만의 힘으로 우승을 노리긴 어렵다.
2007년 첫선을 보인 팀 대항전은 독일의 독주가 압도적이다. 총 9번의 대회에서 7번을 우승했다. 첫해부터 2011년까지 내리 4번 우승한 독일은 2012년과 2013년 미국에 정상을 내줬다. 그러나 이내 2015년부터 홈 트랙 빈터베르크, 인스부르크, 쾨닉세를 돌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올해도 팀 대항전에선 독일의 우승이 유력하다. 봅슬레이 남자, 여자 부문 모두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 프리드리히와 니코 발터(29, 독일)가 각각 IBSF 랭킹 남자 1, 3위, 마리아마 자만카(29, 독일)와 스테파니 슈나이더(29, 독일)가 여자 1, 2위로 상위권을 쓸어 담았다.

그나마 독일을 견제할 팀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2018/19 시즌 월드컵에서 스켈레톤 종목 우승자 2명을 배출했다. 남자 부문의 트레티아코프와 여자 부문의 엘레나 니키티나(27, 러시아)다. 11년 만에 러시아 스켈레톤의 부활을 알린 두 선수가 봅슬레이의 약세를 넘어서야 독일의 4연패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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