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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외톨이 경험,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됐죠"

[인터뷰] 애니메이션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21.05.21 15:39최종업데이트21.05.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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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를 연출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 월트디즈느컴퍼니코리아

 
사람들에게 정체를 숨겨야 하는 바다괴물이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이색 존재를 통해 상상력을 발휘한 애니메이션이 올 여름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개봉에 앞서 온라인으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과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가 21일 오전(한국 시각 기준) 진행됐다. 감독은 "이 작품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부터 전했다.

<루카>는 이탈리아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루카와 알베르토라는 바다괴물이 정체를 숨긴 채 인간 마을에서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라따뚜이> <업> 등의 스토리 아티스트로 참여했던 엔리코 카사로사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작품엔 감독의 실제 어린 시절 경험이 짙게 녹아 있었다. 루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알베르토 또한 실제 유년시절 친구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경우였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루카처럼 저도 어릴 적에 어디에 섞이지 못했고,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했다"며 "친한 친구 알베르토가 있었지만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고 말했다.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하려 했다. 제 친구 알베르토는 정말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도전을 좋아했다. 가족들이 집에 잘 없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친구였다. 그에 비해 전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는데 알베르토와 지내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제노바 시내를 헤집고 다니기도 했고,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현재 알베르토는 공군 파일럿이 돼있다.

어느 날은 그가 큰 뱀을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다고 했고 그걸 고등학교에도 가지고 와 발칵 뒤집혔다. 알고 보니 그 친구도 뱀이 무서워서 여동생에게 먹이를 주도록 했더라. 본인도 무서웠지만 호기심만으로 뱀을 키운 것이다. 그 친구를 통해 위험을 감수하고 기회가 있을 때 용기 있게 도전하는 자세를 배웠다. 그래서 지금껏 도전도 실험도 하는 제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의 공식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주제 의식은 유년 시절 친구에게, 캐릭터 이미지는 자연과 각종 역사에서 따온 결과물이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구아나를 관찰하며 움직임을 떠올렸고, 문어의 위장술을 반영하려 했다. 여기에 인간의 특징을 잘 섞었다"며 "꼬리나 지느러미 부분은 고대 지도에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에서 따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미래소년 코난>을 특히 좋아한다. 자라면서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감동을 얻었는데 괴물이 등장하는 모습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을 오마주했다"며 "페데리코 팰리니 감독 같은 1950-60년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도 오마주한 부분이 있다"고 귀띔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직원들이 각자 따로 동시에 함께 소통하며 작업했다"고 강조하며, "힘들고 어두운 시간에 <루카>는 제겐 한 줄기 빛이었다. 우리가 느낀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셨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루카>는 오는 6월 중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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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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