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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꿈꾸는 여고생 셋, 우정에 금이 가자 벌어진 일

[미리보는 영화] <최선의 삶>

21.08.23 16:55최종업데이트21.08.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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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선의 삶> 관련 이미지. ⓒ (주)마일스톤컴퍼니

 
같이 있는 것만으로 웃음이 나고 즐거울 때가 있다. 한창 꿈을 먹고 자라야 할 청소년기는 대부분 그럴 것이다. 이미 다 자란 것 같지만 누구보다 이들은 세심한 주위의 관심과 사랑 또한 필요하다. 살면서 가치관을 형성하고 중요한 대인 관계를 다지기 시작하는 시기기 때문이다.

영화 <최선의 삶>은 어쩌면 우리가 애써 돌아보지 않던 '문제아'들에 대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물론 문제아라는 단어조차 그들에겐 폭력일 테고, 편견이 투영된 표현일 것이다. 성적과 함께 인격 또한 남들과 어울리기에 무리 없어야 한다는 교육을 추구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규범과 규칙에 벗어난 이들은 종종 이해불가 하거나 이해받지 않아도 될 존재로 치부되곤 했다. 영화는 정확히 평균과 규범의 시선을 벗어나 세 여고생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가 관객과 소통을 시도한다.

같은 학년 친구인 강이(방민아), 아람(심달기), 소영(한성민)은 학교 수업엔 관심 없이 자신들의 삶을 사는 친구들이다. 오락실과 군것질, 종종 음주를 하며 수가 틀리면 가출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는 이들이 가출 과정에서 만나는 몇몇 어른들, 그들에게 서로 다른 목적과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조망하며 이들을 둘러싼 세계의 이면을 정면으로 비춘다.

일찌감치 모델 데뷔를 꿈꾸는 소영과 달리 강이는 매사에 소극적이고 눈치를 보기 일쑤다. 가정 폭력에 시달려 온 아람은 어린 나이에 술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위태롭게 쓰러질 것 같지만 마냥 나락으로 떨어지진 않는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믿으며 끝까지 함께 할 거라는 우정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소영의 돌발 행동이 벌어지면서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아람과 강이를 멀리하기 시작하던 소영은 새로운 친구 무리를 만들어 놀고, 강이는 혼란에 빠진다. 이런 틀어진 관계를 아람은 심드렁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관망한다. 
 

영화 <최선의 삶> 관련 이미지. ⓒ (주)마일스톤컴퍼니

  

영화 <최선의 삶> 관련 이미지. ⓒ (주)마일스톤컴퍼니

 
제목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듯 영화는 단순히 사춘기를 관통하는 세 청소년의 우정을 조명하거나 이들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 본인들조차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감정의 교차와 갈등,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하며 세 캐릭터가 살고있는 세상을 꽤 객관적으로 그려내려 한다.

가출을 밥 먹듯 하던 세 사람을 대하는 각 부모의 태도는 매우 달랐다. 누군가는 폭력을 가했고, 누군가는 무심한 듯하지만 애정을 드러내며 받아들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애걸복걸하며 자식에게 더욱 목을 매달게 됐다. 세 태도 모두 정확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친구의 꾐에 가출한 게 아닌 이상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서 큰 결핍을 느껴왔고, 그것을 친구로 채우고자 했을 뿐이니까.

태어난 이상 그 어느 누구도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어떤 기준에, 어떤 기대에 누군가는 부합하지 못할 뿐이다. 대다수의 착실하고 착한 청소년이 아닌 우리가 잘은 몰랐던 강이, 아람, 소영의 삶을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자. 결핍은 생각보다 우리 삶 가까이에 있고, 거기서 신음하는 청소년들 또한 매우 많다는 걸 상상해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존재 가치는 그걸로 충분하다.

한줄평: 손쉬운 동정이 아닌 복잡한 감정의 폭풍을 화면으로 제시하다
평점: ★★★☆(3.5/5)

 
영화 <최선의 삶> 관련 정보

감독: 이우정
원작: 임솔아 작가 <최선의 삶>
영제: Snowball
출연: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등
제작: ㈜마일스톤컴퍼니
공동제작: 모토MOTTO
배급: 엣나인필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개봉: 2021년 9월 1일
 

 
최선의 삶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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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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