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쇼미더고스트> 관련 이미지. ⓒ (주)인디스토리
20대 청춘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취업과 타향살이를 코믹 공포 장르에 버무린 영화가 나왔다. 지난 26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에 먼저 공개된 <쇼미더고스트>는 결과적으로 억눌려 사는 20대들이 모처럼 자신들이 맞이한 상황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0년 지기 친구인 예지(한승연)와 호두(김현목)는 각각 취업에 대한 고민과 경제적 어려움에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매번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던 예지는 그나마 모았던 돈도 주식으로 날리게 되고, 결국 호두가 싸게 마련한 월세 집에 함께 머물기로 한다.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33만 원이다. 서울시 내 역세권, 게다가 2층 단독 주택이라고 믿을 수 없이 싼 가격에 두 사람은 들뜨지만 이내, 집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귀신이 출몰하는 집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밤 귀신에게 시달리던 두 사람은 묘책을 세우며 셀프 퇴마 의식을 치르지만 여의치 않다. 결국 싼 가격에 퇴마사 지망생 기두(홍승범)를 집으로 들이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귀신의 사연을 알게 되며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힘을 모은다.
귀신 등장 장면과 집에 얽힌 사연 자체는 사실 끔찍하고 슬프다. 몰래카메라와 성폭력 문제에 연루된 피해자를 조명하며 영화는 그 억울함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세 캐릭터에 집중한다. 연출을 맡은 김은경 감독은 "여러 가지로 청춘들이 절망에 빠지기 쉬운 요즘인데 우정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이기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언론 시사회 직후 무대인사 자리에서 말한 바 있다.
▲ 영화 <쇼미더고스트> 관련 이미지. ⓒ (주)인디스토리
▲ 영화 <쇼미더고스트> 관련 이미지. ⓒ (주)인디스토리
감독의 말처럼 주택 문제와 취업 문제라는 소재를 끌고 왔고, 나름 이를 장르 문법에 따라 적절하게 녹이려 했다. 예지와 호두의 성격은 <쇼미더고스트> 자체의 분위기를 너무 무겁거나 지루하게 가지 않을 정도로 밝고 엉뚱하게 설정돼 있다. 다만, 각 캐릭터를 둘러싼 몇몇 상황이 작위적이고, 컷의 호흡이 느린 편이라 기대만큼 코믹함이나 공포감이 크게 드러나진 못한다. 대사 또한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아이돌 그룹 출신 한승연과 김현목의 호흡은 좋은 편이다. 20년 지기 친구, 동거라는 설정 자체가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데 두 사람 특유의 밝음과 순수한 이미지가 캐릭터 설정에서 느껴질 법한 어색함을 상쇄한다.
몇 가지 단점이 있음에도 <쇼미더머니>는 적은 예산 안에서 영리하게 장르적 쾌감을 추구한 작품이다. 시의적절한 소재기에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는 청춘들에게 유쾌한 환기를 줄 수 잇을 것이다.
한줄평: 코미디와 공포 장르 문법의 적절한 배합
평점: ★★★(3/5)
| 영화 <쇼미더고스트> 관련 정보 |
각본 및 연출: 김은경
출연: 한승연, 김현목, 홍승범
제작 및 배급: ㈜인디스토리
러닝타임: 83분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개봉: 2021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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