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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키즈'가 해냈다... 유영·김예림, 동반 톱10 진입

[베이징 올림픽]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 가능성 확인했다

22.02.18 09:34최종업데이트22.02.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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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을 발견한 대회였다.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클린 연기를 펼쳤다.

유영, 김예림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각각 종합 6위, 9위를 차지해 동반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유영의 경우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출전했던 최다빈(종합 7위)을 넘어 김연아(2014년 소치 은메달)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나타냈다.

원래대로라면 쇼트프로그램 24위까지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기회를 갖게 되지만, 금지약물 성분 검출에도 출전을 강행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뜻에 따라 25위 선수까지 프리스케팅 출전권을 얻었다.

또 점프 수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집중력 유지한 유영
 

유영이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영화 '레미제라블'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쇼트프로그램을 전체 6위로 끝냈던 유영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사운드트랙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시작했다. 가장 중요했던 첫 번째 점프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데 이어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룹의 콤비네이션 점프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 스텝 시퀀스까지 막힘없이 뽐낸 유영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트리플 러츠, 싱글 오일러, 트리플 살코 세 가지의 점프를 소화해야 하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레이백 스핀 이후 더블 악셀과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까지 한 차례도 넘어지지 유영은 플라잉 체인지 풋 스핀, 코레오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차례로 해냈다.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점프 수가 조금씩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프로그램 전체를 돌아봤을 때 큰 실수가 한 번도 없었다.

연기 직후 눈물을 흘린 유영은 프리스케이팅 142.75점(기술 점수 74.16점, 예술 점수 68.59점)을 받아 총점 213.09점으로 쇼트프로그램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첫 번째 올림픽 무대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유영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서 "큰 실수 없이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넘어지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 가족도 생각나고 그동안 너무 고생한 모습, 느낌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경기 이후) 눈물이 났다. 점수, 순위에 관계없이 나의 연기에 만족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점은 아니었지만... 톱10 진입한 김예림
 

김예림이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바이올린 판타지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인사를 위해 링크 중앙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영에 앞서 연기를 펼친 김예림(3그룹 4번째)은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음악인 오페라 <투란도트> 중 '바이올린 판타지'에 맞춰 준비했던 것을 차근차근 선보였다. 프로그램의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으로 구성된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수행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은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까지 문제없이 해낸 김예림은 플라잉 카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 이어 트리플 러츠로 자신감 있는 연기를 이어나갔다. 총 세 가지의 점프를 살펴볼 수 있는 트리플 살코와 더블 토룹, 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큰 문제 없었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까지 처리한 이후 코레오 시퀀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차례로 보여주며 프리스케이팅을 마무리했다. 음악이 끝나자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김예림은 두 팔을 번쩍 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프리스케이팅 134.85점(기술 점수 68.61점, 예술 점수 66.24점)으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40.98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 점수까지 합산한 총점은 202.63점이었다. 김예림은 "사실 올림픽을 앞두고 기대되고 설레였는데, 너무 큰 이벤트이다보니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등수를 떠나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고 무대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한국 피겨는 성장 중

수 년간 한국 여자 피겨가 풀지 못했던 최대 과제는 역시나 '피겨여왕' 김연아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었다. 유망주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꽤 많았지만, 올림픽과 같은 세계 무대서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메달 진입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올림픽에서 두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톱10에 진입하는 의미있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나오지 못한 이해인(17·세화여고), 임은수(18·신현고), 신지아(14·영동중) 등 한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의 성장이 진행 중이다. 이미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2026년 밀라노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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