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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도시의 내홍·한계, 일반인은 몰랐던 사실

[현장]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언론시사회

22.04.15 12:05최종업데이트22.04.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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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언론시사회 현장. 정다운 감독(왼쪽)과 김종신 감독. ⓒ 영화사 진진


 

북한과 인접한 조용한 땅, 천혜의 자연환경 틈에 작은 도시 하나가 비집고 들어선 지 약 30년이다. 하나의 산업 전체가 단지를 조성해 옮겨간 사례로써 세계 유일이라 꼽히는 '파주출판도시'의 역사를 짚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1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정다운, 김종신 감독은 해당 사업의 의미와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몇 가지 사실을 강조했다. 영화는 출판인과 건축인이 환경과 후세를 생각하며 함께 협력하게 된 과정, 그 성과 등을 인터뷰와 연대기적 내용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구성이었다.
 
출발점은 2008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을 위한 아카이빙 작업이었다. 영국 유학 후 돌아오자마자 이 작업에 참여한 정다운, 김종신 감독은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사업협동조합'(아래 조합) 설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본격적인 영화화를 제안받았다고 한다.
 
정다운 감독은 해당 사업을 두고 "더 좋은 책, 생태를 생각한 좋은 건축을 하자며 민간인들이 함께 기획한 꿈의 프로젝트다. 여전히 진행 중인데 그 원동력이 궁금했다"라며 "공공 선을 실천하려 했고, 다른 분들이 하나둘 연대했는데 그 가치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라고 취지부터 설명했다.
 
김종신 감독 또한 "밀레니엄을 앞둔 당시 건축계에서 우리나라 건축 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냐 고민 많았다고 하더라. 1970·80년대 때 난개발이 유행했고, 높고 다 비슷하게 짓는 건축 환경이 나타났었다"며 "파주출판도시는 우리만의 건축을 해보자는 운동으로 앞으로 한국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에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언론시사회 현장. ⓒ 영화사 진진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1991년 협동조합 발족 직전까지 출판인들의 고민이 깊었고, 착공 이후에도 이해 관계 문제로 입주자 간 소송이 생기는 등 내홍도 있었다. 영화에서도 이런 부분이 일부 담겨 있다. 김종신 감독은 "30년 역사를 100분에 어떻게 담을지 고민이었는데 과거를 속도감 있게 정리하고 현재엔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우리나라 도시의 미래는 어때야 할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전작 <이타미 준의 바다>는 한 건축가의 삶을 이미지로 구성한 결과물이었다. <위대한 계약>의 연대기적 구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다운 감독은 "명백한 역사가 있고 관련된 수많은 분들이 계셔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구성을 바꿔보려 시도도 했지만 결국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어떤 마음을 가진 분들이 모였는지가 없으면 안 되겠더라"며 "마치 할아버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구성했다. 의외로 현대사와 맞물리는 지점이 있더라"고 강조했다.
 
주로 해당 단지의 장점과 의미가 드러나는 식이지만 감독의 말대로 한계점 또한 있어 보였다. 김종신 감독은 여전히 부족한 주거 공간을 들었다. 김 감독은 "과연 도시라고 할 때 아파트만 가득한 게 이상적일지는 잘 모르겠다"며 "주거 문제를 제외하면 도시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지점이 많다"고 답했다.

정다운 감독은 "(다른 지역과)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게 현재 입주민의 계속 된 고민이다. 심리적 거리감도 있는 것 같다"며 "여전히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주거하지 못하고 출퇴근을 하기에 어려운 지점이 있지만, 초기 정신을 이어가자는 마음은 분명하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아름다운 생태 도시를 만들어내자는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현재 건축학도와 학생들이 파주출판도시를 두고 활발히 토론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 자체가 건축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두 감독은 "최종적으로 파주출판단지 분들은 통일 시대를 준비 중이다. 남북을 연결하는 일종의 문화전진기지를 해낸다는 목표가 있다"라고 말했다.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위대한 계약 파주 출판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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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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