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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별똥별'은 이성경에게 독이 든 성배일까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tvN 금토드라마 <별똥별>에서 타이틀롤 맡은 배우 이성경

22.04.21 10:35최종업데이트22.04.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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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던 2002년 11월 잘 생긴 젊은 청년을 배우로 키우는 매니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별을 쏘다>가 20% 중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기억상실과 출생의 비밀 같은 한국드라마의 고질병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스타가 아닌 매니저의 시선에서 풀어낸 <별을 쏘다>의 전개는 꽤나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넓은 마음을 가진 오빠의 뒤를 이어 매니저가 된 주인공 소라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은 상큼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통해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끌며 극찬을 받았다. 두 남자주인공 조인성과 이서진이 당시 확실한 대표작이 없었던 '라이징 스타'였음을 고려하면 영화 쪽에서 이미 여우주연상 그랜드슬램(청룡, 대종상, 백상)을 달성했던 배우 전도연의 존재는 <별을 쏘다>의 결정적인 성공요인이 됐다.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tvN의 새 금토드라마 <별똥별> 역시 20년 전의 <별을 쏘다>처럼 스타를 빛나게 하기 위해 뒤에서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2002년 전도연이 그랬던 것처럼 2022년의 <별똥별>에서도 2014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이성경이 엔터회사의 홍보팀장을 연기하며 상대적으로 연기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과거 명성 회복하지 못한 tvN 금토드라마
 

모델 출신 배우 이성경은 2015년 <여왕의 꽃>을 통해 처음으로 주연 캐릭터를 연기했다. ⓒ MBC 화면 캡처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tvN은 2013년 금토드라마를 편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처음으로 방송된 tvN의 금토드라마가 바로 고아라와 유연석, 정우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던 <응답하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응답하라 1994>였다. 이후 tvN의 금토드라마는 크고 작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많은 명작드라마들을 탄생시키며 지상파 드라마의 아성을 위협했다.

직장인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던 <미생>과 판타지 빙의 로맨스 <오 나의 귀신님>,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던 <응답하라 1988>, 과거와 현재를 사는 형사들이 통신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던 <시그널>,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던 <디어 마이 프렌즈> ,말이 필요 없는 케이블 드라마의 레전드 <도깨비> 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많은 케이블 드라마들이 모두 tvN의 금토 시간대 방영된 작품들이다. 

하지만 tvN은 금요일에 예능을 편성하기 시작하면서 금토 드라마의 시간을 토일로 옮겼다. tvN 주말 드라마는 시간대를 옮긴 후에도 여전히 높은 완성도와 인기를 유지했고 <비밀의 숲>과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철인왕후>, <빈센조>, <스물다섯 스물하나> 같은 인기 드라마들을 꾸준히 배출했다(tvN 주말드라마는 현재도 노희경 작가의 <우리들의 블루스>를 방영하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tvN이 드라마 전문채널의 이미지가 강해지고 OCN이 영화전문채널로서의 존재감이 약해지자 CJ ENM에서는 OCN드라마들을 tvN으로 이동해 편성했다. OCN 최고의 인기프랜차이즈인 <보이스>의 4번째 시즌과 이동욱과 위하준이 출연했던 '인성회복 히어로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작년 6월에 부활한 tvN 금토드라마는 아직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번째 시즌에서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이로운 소문>이 나오기 전까지 역대 OCN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보이스>는 tvN으로 자리를 옮긴 4번째 시즌이 최고 시청률 4.4%(닐슨코리아 기준)에 머물렀다. 김고은을 앞세운 <유미의 세포들>과 한효주의 드라마 복귀작이었던 <해피니스>도 2~3%의 낮은 시청률에 허덕였다. 따라서 <별똥별>의 타이틀롤을 맡은 이성경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별똥별>에서 주인공 오한별 역 캐스팅
 

이성경은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한석규라는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산이 있었다. ⓒ SBS 화면캡처

 
모델로 활동하다가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성경은 <여왕의 꽃>에서 주연급 배우로 떠올라 지금까지 6편의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아직 본인이 극을 이끌어야 할 정도로 부담이 큰 작품은 없었다. <치즈인더트랩>과 <닥터스>에서 서브 주인공이었던 이성경은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주인공 김복주를 연기했지만 애초에 <역도요정 김복주>은 신예를 위주로 캐스팅한 다소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이성경은 2018년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에서 자신보다 연기경험이 훨씬 많은 이상윤이라는 선배와 함께 했다. 2020년 수술울렁증이 있는 흉부외과 펠로우를 연기했던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한석규라는 든든한 그늘이 있었다. 드라마 위주로 활동하는 이성경의 유일한 영화 주연작이라 할 수 있는 <걸캅스>에서도 라미란이라는 경험 많은 선배가 흥행부담의 짐을 덜어줬다.

하지만 남다른 언변과 뛰어난 위기대응능력을 가진 스타포스엔터의 홍보팀장 오한별을 연기하는 <별똥별>에서는 다르다. 스타포스엔터의 간판배우 공태성을 연기하는 김영대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와 <펜트하우스>를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여전히 모델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자주 나올 수밖에 없는 달달한 멜로 장면을 대부분 선배인 이성경이 리드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브남주 강유석 역의 윤종훈은 그나마 2000년대 후반부터 연기활동을 하며 연차가 제법 쌓였지만 윤종훈 역시 <펜트하우스>의 하윤철을 연기하기 전까지는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진 배우가 아니었다. 오한별의 직장동료이자 절친 박호영을 연기하는 김윤혜도 2000년대부터 '우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제법 긴 연기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대중들의 뇌리에 남을 만한 대표작은 만들지 못했다.

따라서 <별똥별>은 <여왕의 꽃>이나 <낭만닥터 김사부2> 같은 히트작을 가진 이성경에게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이성경이 젊은 배우들과 함께 <별똥별>을 성공으로 이끈다면 한 작품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우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이성경에게는 <별똥별>이 아주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성경(왼쪽)은 <별똥별>에서 엔터회사의 홍보팀장 오한별을 연기할 예정이다. ⓒ <별똥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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