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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역전승 '조코비치'의 놀라운 백핸드 스트로크

[2022 윔블던 테니스 남자단식 4강] 노박 조코비치 3-1 캐머런 노리

22.07.10 09:22최종업데이트22.07.1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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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 ⓒ 윔블던 챔피언십(wimbledon.com)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말처럼 조코비치는 백핸드 스트로크 싸움을 제대로 펼쳐 다시 일어섰다. 홈 코트 상대 선수의 초반 기세가 놀라웠지만 오후 햇빛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쓰고 나온 2세트부터 조코비치의 스트로크는 더 섬세하게 뻗어나갔다. 캐머런 노리의 백핸드 스트로크에 밀려 첫 세트를 내준 것을 빠르게 복기하며 그와 유사한 백핸드 스트로크로 끈질기게 대응한 것이 결정적인 갈림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한국 시각으로 8일(금) 늦은 밤 영국 윔블던에 있는 올잉글랜드 론 테니스&크로케 클럽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22 윔블던 테니스 챔피언십 남자단식 4강에서 홈 코트의 캐머런 노리(랭킹 12위)를 3-1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코트의 악동이라 불리는 호주의 닉 키리오스(랭킹 40위)와 만나게 됐다.

2시간 35분, 조코비치의 키스 세리머니

예상했던 것처럼 홈 코트의 캐머런 노리의 기세는 놀라웠다. 묵직한 백핸드 스트로크로 첫 세트를 32분만에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놓은 것이다. 첫 세트 다섯 번째 게임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조코비치가 서브를 넣은 게임이었지만 백핸드 스트로크가 길게 떨어지는 바람에 2-3으로 조코비치가 끌려가기 시작했다. 

캐머런 노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조코비치의 실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첫 세트 일곱 번째 게임, 짧은 잔디 위를 높게 튀어오른 노랑색 공이 비교적 쉬운 스트로크 기회였지만 조코비치의 포핸드 스윙은 지나치게 왼쪽으로 틀어졌다. 그 다음에도 조코비치는 네트 앞으로 어설프게 달려드는 바람에 캐머런 노리의 왼손 포핸드 다운 더 라인 패싱샷이 더 돋보였다.

이렇게 첫 세트 후반부는 캐머런 노리 일색이었다. 세트 포인트까지 캐머런 노리의 깔끔한 서브 에이스였다. 하지만 노박 조코비치는 이 흐름을 이어진 두 번째 세트에서 제대로 뒤집어냈다. 첫 세트에서 일방적으로 밀렸다고 할 수 있는 백핸드 스트로크 싸움을 더 신중하게 펼쳐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수정한 것이 눈에 띄었다.

눈부심을 피하기 위해 2세트부터 흰 모자를 쓰고 나온 노박 조코비치는 캐머런 노리의 스트로크를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세트 여덟 번째 게임이 실질적인 갈림길을 만들었다. 캐머런 노리의 네트 앞 백핸드 발리가 어이없게 왼쪽 옆줄 밖에 떨어지는 바람에 흐름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세트 마지막 게임에서 노박 조코비치의 두손 백핸드 스트로크 수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첫 세트를 캐머런 머리의 위력적인 백핸드 스트로크로 내준 것을 감안하면 두 번째 세트 마지막 게임 선택은 의도한 듯 보일 정도로 이례적인 백핸드 스트로크 싸움 불꽃이 튀었던 것이다. 

이렇게 한숨을 돌린 노박 조코비치는 3세트부터 자기가 의도한 흐름대로 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상대 선수의 실수를 어떻게 이끌어내는가에 열쇠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3세트 첫 게임부터 캐머런 노리는 비교적 쉬운 스매싱 실수를 저질렀고, 다섯 번째 게임에서도 엉덩이를 뒤로 뺀 노리의 백핸드 크로스 실수가 눈에 띄었다.

결국 마지막 세트가 된 4세트 첫 게임에서도 캐머런 노리는 첫 세트에서 위력을 자랑하던 백핸드 스트로크가 너무 길게 떨어지는 바람에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주는 것으로 출발했다. 매치 포인트를 서브 포인트로 끝낸 노박 조코비치는 아내도 앉아있는 관중석을 향해 입술을 내미는 키스 세리머니로 이 대회 일곱 번째 우승 열망을 드러냈다.

한편, 또 하나의 준결승전은 열리지 못했다. 조코비치의 최대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라파엘 나달(랭킹 4위, 스페인)이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랭킹 14위)와의 8강 4시간 21분 게임을 치르며 복부 근육을 다치는 바람에 닉 키리오스가 어부지리로 결승전까지 가볍게 걸어들어간 것이다. 노박 조코비치와 닉 키리오스의 남자단식 결승전은 일요일(7월 10일) 밤에 이어진다.

2022 윔블던 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
(7월 8일 올잉글랜드 론 테니스&크로케 클럽, 윔블던)

노박 조코비치 3-1(2-6, 6-3, 6-2, 6-4) 캐머런 노리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조코비치 13개, 노리 7개
더블 폴트 : 조코비치 1개, 노리 3개
첫 서브 성공률 : 조코비치 65%(57/88), 노리 57%(65/114)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조코비치 82%(47/57), 노리 71%(46/65)
세컨드 서브 성공시 득점률 : 조코비치 58%(18/31), 노리 41%(20/49)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81%(26/32), 노리 56%(20/36)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36%(5/14), 노리 75%(3/4)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42%(48/114), 노리 26%(23/88)
위너 : 조코비치 38개, 노리 33개
언포스드 에러 : 조코비치 28개, 노리 36개
뛴 거리 : 조코비치 3.18km, 노리 3.21km
서브 최고 속도 : 조코비치 199km/h, 노리 204km/h
서브 평균 속도 : 조코비치 171km/h, 노리 169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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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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