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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1골 1도움' 아르헨티나, 8년 만에 결승 진출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 3-0 크로아티아

22.12.14 09:31최종업데이트22.12.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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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아티아전 득점 후 기뻐하는 아르헨 알바레스와 메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리오넬 메시(왼쪽)와 훌리안 알바레스가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득점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메시와 멀티골을 넣은 알바레스의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이날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가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잠재우고,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오는 19일 0시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모로코 승자와 결승전을 갖는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 성공한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앞선 8강전에서 가동한 3-5-2 대신 4-4-2로 회귀함에 따라 2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궜다. 경고 누적으로 빠진 아쿠냐의 자리에는 탈리아피코가 대체했고, 중앙 미드필더 파레데스가 선발 출장했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전과 비교해 동일한 라인업을 구성해 4-3-3으로 나섰다. 

전반 초반 두 팀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기선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르헨티나보단 크로아티아가 좀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흐름이었다. 중원 싸움에서 모드리치, 코바치치의 공 운반과 전진성의 우세가 돋보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6분 엔소 페르난데스가 한 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을 뿐 전체적으로 공격에서의 짜임새는 없었다. 미드필드진을 모두 중앙 미드필더 성향의 선수들로 구성한 약점이 두드러졌으며, 온 더 볼 능력이 뛰어난 메시가 터치를 할 기회가 너무 드물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인내심 끝에 몇 차례 역습 기회를 잡아냈다. 전반 32분 후방에서의 롱패스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알바레스가 리바코비치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방해를 받으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34분 키커로 나선 메시가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다. 

전반 39분에도 카운터 어택이 빛났다. 엄청난 속도로 상대 진영으로 올라섰다. 알바레스가 크로아티아 수비진과 엉키는 상황에서도 다시 소유권을 확보하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마지막 소사의 저항을 뿌리친 알바레스는 리바코비치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42분 아르헨티나는 세 번째 골에 근접했다. 왼쪽에서의 코너킥을 마칼리스테르가 머리로 돌려놨지만 리바코비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은 2-0으로 종료됐다.

크로아티아의 달리치 감독은 후반시작하자마자 소사, 파샬리치를 빼고 오르시치, 블라시치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페리시치를 왼쪽 풀백으로 내리고, 오르시치가 왼쪽 윙포워드에 자리하는 형태였다. 후반 5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브로조비치 대신 공격수 페트코비치를 넣으며 4-4-2로 전환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과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후반 12분 메시가 박스 안에서 시도한 왼발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크로아티아의 투톱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17분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를 투입, 포메이션을 5-3-2로 바꿨다. 

아르헨티나는 후반에도 크로아티아를 무너뜨렸다. 후반 24분 메시가 하프라인에서 단독 질주로 역습을 주도했다. 오른쪽에서 상체 페인팅을 통해 그바르디올을 완벽하게 제압한 뒤 컷백 패스를 내줬고, 알바레스가 마무리지었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크라마리치 대신 리바야를 넣으며 공격수 자리를 맞바꿨다. 아르헨티나는 데 폴, 알바레스 대신 팔라시오스, 디발라를 투입했다. 

공격 지향적인 전술 변화를 추구한 크로아티아는 여전히 무기력했다. 후반 33분 페리시치의 슈팅은 골문 바깥으로 향하며 골키퍼를 위협하기에 부족했다. 모드리치는 후반 36분 마예르와 교체 아웃되며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와 달리 공격 진영으로 올라가면 어떻게든 슈팅으로 마무리짓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후반 37분 디발라의 로빙 패스에 이은 마칼리스테르의 논스톱 슈팅이 골문 오른편으로 살짝 빗나갔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포이트, 앙헬 코레아를 넣으며 체력을 안배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44분 마예르의 유효 슈팅으로 한 골을 따라붙기 위해 노력했으나 영패를 모면하지 못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아르헨티나, 첫 경기 패배 후 승승장구하며 결승 진출
 

▲ 준결승전 후 악수하는 아르헨 메시와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주장 리오넬 메시(가운데 왼쪽)와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 주장 루카 모드리치(가운데 오른쪽)가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 종료 후 악수하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에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 신화 / 연합뉴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팀이 만났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에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4강전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메시와 모드리치의 맞대결이었다. 2014 월드컵 골든볼, 2018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두 에이스는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첫 번째 우승을 노렸다.  

승자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문 윙어 없이 4명의 미드필더를 일자로 배치해 크로아티아를 상대했다. 수비를 두텁게하면서 공간이 열리면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하며 전반에만 2골을 잡아냈다. 최전방 투톱 메시와 알바레스가 각각 1골씩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실리축구가 완벽하게 통한 전반전이었다.  

크로아티아가 4-4-2로 전환하며 공격 숫자를 늘리자 아르헨티나도 센터백 1명을 추가해 5-3-2로 맞대응했다. 수비에 무게감을 두며 리드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후반에도 카운터 어택으로 메시와 알바레스의 합작골을 더해 크로아티아를 넉다운시켰다. 4년 전 0-3 패배를 3-0 승리로 복수한 것이다. 

사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1차전에서 아시아의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1-2로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멕시코, 폴란드를 물리치고 C조 1위로 16강에 오르며 분기점을 마련한 아르헨티나는 이후 16강 호주, 8강 네덜란드, 4강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제압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원동력은 6경기에 출전해 무려 5골 3도움을 올린 메시의 존재감이다. 팀의 9골 가운데 무려 6득점이 메시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리고 폴란드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메시의 공격포인트가 나올 만큼 순도가 높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공격포인트 생산뿐만 아니라 2선과 3선으로 내려와서 빌드업에 관여한다. 극한의 실리축구와 메시의 존재가 하모니를 이루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크로아티아는 비록 아르헨티나에게 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4년 전 준우승 신화를 이뤄낸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4살을 더 먹었을 뿐만 아니라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라키티치는 대표팀 은퇴를 일찌감치 선언했다. 팀의 주장인 모드리치는 1985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로 이번 월드컵에 참가했다.

러시아에서의 기적 재현은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특유의 투지는 카타르에서도 재현됐다. 앞선 5경기에서 1승 4무의 성적으로 4강에 올랐다. 크로아티아 특유의 불꽃 투혼과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단단한 중원 장악력, 안정된 수비력, 지지 않는 실리축구가 조화를 이룬 대성과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는 통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의 무게감이 좀더 높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월드컵이었다. 

한편,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모드리치는 1962 월드컵 브라질의 닐튼 산토스, 1982 월드컵 이탈리아의 디노 조프, 1990 월드컵 잉글랜드의 피터 쉴튼에 이어 37세 이상 선수 가운데 월드컵에서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역대 4번째 선수로 남게 됐다. 불꽃 투혼을 발휘한 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는 4강까지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
(루사일 스타디움, 카타르 루사일 - 2022년 12월 14일)
아르헨티나 3 - 메시(PK) 34' J.알바레스 39' J.알바레스(메시) 69'
크로아티아 0

선수명단
아르헨티나 4-4-2 : E.마르티네스 – 몰리나(86'포이트), 로메로, 오타멘디, 탈리아피코 – 데 폴(74'팔라시오스), 파레데스(62'리산드로 마르티네스), E.페르난데스, 마칼리스테르(86'A.코레아) - 메시, J.알바레스(74'디발라)

크로아티아 4-3-3 : 리바코비치 - 유라노비치, 로브렌, 그바르디올, 소사(46'오르시치) - 브로조비치(50'페트코비치) - 모드리치(81'마예르), 코바치치 - 파샬리치(46'블라시치), 크라마리치(72'리바야), 페리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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