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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까지 감상할 수 있는 '메시'의 라스트 댄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1] 아르헨티나 3-0 크로아티아

22.12.14 09:59최종업데이트22.12.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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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드리블 기술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역시 리오넬 메시가 알려주었다. 한국 에이스 손흥민처럼 마스크를 쓰고 게임을 뛰는 크로아티아 새내기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따돌리며 쐐기골을 돕는 순간은 누구나 메시를 추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의 경지에 오른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를 결승전까지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축구팬에게 분명 축복이라 말할 수 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우리 시각으로 14일(수) 오전 4시 카타르 알 다옌에 있는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 첫 게임을 3-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멋진 피날레를 꿈꾸게 됐다.

메시의 숨막혔던 '13초' 드리블 어시스트 순간

압박과 탈 압박이 반복되는 최고의 팀 플레이 속에서 해법을 먼저 찾은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게임 시작 후 32분에 다니엘레 오르사토(이탈리아)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다.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역습 로빙 패스가 중앙선으로부터 정확하게 날아왔고 이 공을 받은 골잡이 훌리안 알바레스가 골키퍼까지 따돌리며 빠져나가는 순간이었다. 크로아티아 골키퍼 리바코비치가 훌리안 알바레스를 걸어 넘어뜨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놓지지 않았다. 자신감 넘치는 왼발 슛 방향은 오른쪽 톱 코너 쪽이었고 페널티킥 세이브 실력이 뛰어난 리바코비치가 11미터 킥 방향을 보고 몸을 날렸지만 소용 없었다. 33분 26초에 첫 골이 이렇게 들어간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5분 뒤에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들어갔다. 이번에도 아르헨티나의 속공 중심에는 훌리안 알바레스가 있었다. 리오넬 메시의 역습 터치를 이어받은 훌리안 알바레스의 드리블 속도는 놀라웠고 공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은 월드컵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남았다. 그의 빠른 드리블을 막기 위해 크로아티아 수비수 요시프 유라노비치와 보르나 소사가 차례로 달려들었지만 그 순간마다 세컨드 볼은 훌리안 알바레스의 것이었다. 그리고 38분 26초에 골문 바로 앞 오른발 슛을 가볍게 차 넣었다.

리오넬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얼마나 아름다운 탱고 리듬인가를 68분 33초부터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옆줄 밖 스로인부터 시작한 아르헨티나의 역습은 이 게임 승리의 주역 두 선수가 역시 합작해낸 것이다. 훌리안 알바레스의 원 터치 패스를 받은 리오넬 메시가 옆줄 바로 앞에서 유연한 댄스 드리블을 시작했다. 이 숨막히는 탱고 스탭은 13초 동안 끊이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의 20살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월등한 체격 조건으로 메시를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방향 전환, 속도 조절을 완벽하게 해내는 리오넬 메시의 탱고 드리블 리듬은 입을 다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마지막 순간 방향을 바꾼 리오넬 메시는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기막힌 타이밍의 컷 백 크로스를 낮게 깔아 내줬다. 이 순간을 기다리며 나란히 달려온 훌리안 알바레스의 오른발 슛은 싱거울 정도로 완벽하게 크로아티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을 따라붙는 수비수를 어떻게 따돌리는 것이 필요한가를 리오넬 메시가 완벽한 드리블 리듬으로 가르쳐준 셈이다.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 결승전 진출 기록을 쓰기 위해 축구 도사 루카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의 두 에이스를 막지 못해 끝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 페리시치가 73분에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 실력을 뽐냈지만 아르헨티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벽을 뚫지는 못했다.  

이렇게 크로아티아는 18일 오전 0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위 결정전을 뛰게 되었고, 아르헨티나는 19일 오전 0시 최고의 결승전을 뛰게 되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오늘 완승 기운이 서린 같은 축구장(루사일 스타디움)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결과(14일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알 다옌)

아르헨티나 3-0 크로아티아 [득점 : 리오넬 메시(33분 26초,PK), 훌리안 알바레스(38분 26초), 훌리안 알바레스(68분 46초,도움-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훌리안 알바레스(74분↔파울로 디발라), 리오넬 메시
MF : 알렉시스 맥-알리스터(86분↔앙헬 코레아), 페르난데스, 레안드로 파레데스(62분↔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로드리고 데 폴(74분↔에세키엘 팔라시오스)
DF :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마누엘 몰리나(86분↔후안 포이스)
GK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크로아티아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이반 페리시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72분↔마르코 리바야), 마르코 파살리치(46분↔니콜라 블라시치)
MF : 마테오 코바치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50분↔브루노 페트코비치), 루카 모드리치(81분↔로브로 마예르)
DF : 보르나 소사(46분↔미슬라프 오르시치), 요슈코 그바르디올, 데얀 로브렌, 요시프 유라노비치
GK :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 2022 카타르 월드컵 남은 일정

준결승 두 번째 게임 12월 15일(목) 오전 4시 ☆ 프랑스 vs 모로코(알 바이트 스타디움-알 코르)

3위 결정전 12월 18일(일) 오전 0시 ☆ 크로아티아 vs 준결승 2게임 패자(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알 라얀)

결승전 12월 19일(월) 오전 0시 ☆ 아르헨티나 vs 준결승 2게임 승자(루사일 스타디움-알 다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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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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