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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999' 마쓰모토 레이지 별세 "별의 바다로"

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 뒤늦게 발표

23.02.20 17:23최종업데이트23.02.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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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작가 마쓰모토 레이지의 별세를 보도하는 NHK방송 갈무리 ⓒ NHK

 
일본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가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마쓰모토 스튜디오는 20일 성명을 내고 "마쓰모토가 지난 13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의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라며 "영결식은 가까운 친척들이 마쳤다"라고 뒤늦게 발표했다. 사인은 급성 심부전으로 전해졌다. 

1938년생으로 본명이 마쓰모토 아키라(松本晟)이며,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54년 투고한 <꿀벌의 모험>이 주간지 '만화소년'에 연재되며 데뷔했다. 

데뷔 초기에는 무명 시절을 겪었으나, <사나이 오이동>이 인기를 얻으면서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특히 어릴 때 SF(공상과학) 소설에 많은 영향을 받은 덕분에 SF 만화를 즐겨 그렸다. 

마쓰모토의 최고 히트작으로는 1971년부터 1981년까지 '주간소년킹'에 연재한 <은하철도999>가 손꼽힌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테츠로(한국판 철이)가 신비로운 여인 메텔과 함께 복수를 꿈꾸며 우주 열차를 타고 가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TV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되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마쓰모토에 대해 "우주를 무대로 한 로맨스와 모험극을 독특한 그림체로 표현했다"라며 "풍부한 과학 지식과 치밀한 묘사로 다른 SF 작품에도 큰 영향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SF 만화로 세계적 명성... <은하철도 999> 한국서도 큰 인기 
 

마쓰모토 레이지의 작품을 소개하는 일본 NHK방송 갈무리 ⓒ NHK

 
마쓰모토는 2017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기자회견에서 만화가가 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도쿄로 상경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은하철도 999>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도쿄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기차표를 살 돈조차 없었는데 도쿄의 출판사 편집자가 기차표를 보내줬다"라며 "기차를 타고 도쿄로 향하는 데 터널을 빠져나갈 때 마치 우주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때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은하철도 999를 만든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일본의 유명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소설 <은하철도의 밤>을 통해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본군 파일럿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부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주해적캡틴 하록>, <우주전함 야마토> 등의 작품을 만들며 반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쓰모토의 장녀는 성명을 통해 "아버지는 평소 '멀리 시간의 고리가 닿는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해왔다"라며 "그 말을 믿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독자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마쓰모토 레이지 은하철도 999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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