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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둘에 임원만 셋? 꼰대 사장님의 직원 조련법

[TV 리뷰] tvN 예능 <서진이네>

23.03.04 12:39최종업데이트23.03.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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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서진이네> 한 장면 ⓒ tvN


식당 영업에 서서히 적응해가는 이서진 패밀리와 K-분식에 빠진 외국인 손님들의 다채로운 먹방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서진이네> 2회에는 영업 2일차에 접어든 '초보 사장' 이서진과 직원들의 활약상이 그려졌다.
 
영업 첫 날, 첫 손님 이후 한동안 발길이 끊기며 저조한 오후 장사에 고민하던 서진이네에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온 커플 손님은 불고기김밥과 핫도그, 떡볶이를 주문했다. 메뉴에 없는 한국 소주를 찾으며 아쉬워하는 손님들을 본 박서준은 즉석에서 서비스 와인을 제안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왔다는 백발의 노신사는 남다른 친화력과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손님은 라면 주문을 하면서 이서진과 대화를 나누다가 "목소리랑 발음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이서진은 쑥쓰러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미국인 손님은 다른 테이블의 네덜란드 커플에게도 "당신들도 한국의 TV스타인가?"라고 자연스럽게 농담을 던지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손님들은 금새 친해져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네덜란드 남성 손님은 한식에 익숙한 듯 미국인 손님에게 라면을 먹는 법과 젓가질에 대하여 조언해주기도 했다. 머나먼 다른 나라에서 온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타국의 공간에서 우연히 만났음에도 친근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개방적인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서진이네의 첫날 영업은 단 3팀의 손님을 받는 것으로 다소 아쉽게 막을 내렸다. 숙소로 돌아온 김태형(뷔)은 "처음에는 널널하게 일하고 싶어서 손님이 조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안오니까 서운한 거야. 왜 안오지 하다가 막상 손님이 오니까 너무 행복하더라"라고 첫 날 소감을 고백했다.
 
서진이네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다음날 영업을 고민했다. 이서진은 한국 분식이 외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게 아닐까 걱정했다. 회의 끝에 신메뉴로 제육김밥과 감자핫도그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한창 진지한 메뉴 회의를 하던 중에 사장님 이서진은 갑작스럽게 몰려든 졸음 때문에 눈을 끔뻑거리다가 쌍꺼풀까지 생긴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서진은 "최면에 걸린 것처럼 잠이 쏟아지더라"며 민망해 했고, 직원들은 "일희일비를 지나서 이젠 일순간에 숙면이다"라며 황당해했다.
 
눈이 침침하다며 영양제를 챙긴 이서진은 먹자마자 곧바로 "(글자가) 다 보이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또다시 직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박서준과 김태형은 멕시코 도착 이후 3일째 밤마다 폭풍 라면 먹방을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영업 2일차를 앞두고 아침에 서진이네는 남색 상의에 흰색 하의로 복장을 맞췄다. 김태형이 검은 바지를 입고 등장하자 이서진은 곧바로 지적하며 OOTD를 강조했다. 나영석 PD가 "왜 이렇게 직원 복장을 컨트롤하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이서진은 "우린 유니폼이잖아. 자유복장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서진은 "오늘은 태형이만 준비 잘하면 된다"고 강조하자, 김태형은 제작진을 향하여 "마음의 편지함 같은 건 없냐?"고 호소하며 인턴의 설움을 드러냈다. 나PD는 "지금 노조 결성이 코앞이다"라고 경고했다.

"서진이네에 노조는 용납할 수 없다"
 

tvN <서진이네> 한 장면 ⓒ tvN


이에 이서진은 "서진이네에 노조는 용납할 수 없다. 노조가 결성된다 싶으면 박서준을 임원으로 올릴 거다. 임원은 노조가 될 수 없다"고 응수하며 꼰대 사장님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김태형은 이서진의 이야기에 "직원이 둘이고, 임원이 셋이라고?"라며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김태형은 정유미에 대해서도 "'내일모레는 최우식이랑 한 시간 일찍 출근해야 된다'고 하더라"고 폭로하며 곳곳이 '꼰대밭'에 둘러싸인 막내의 설움을 호소했다.
 
서진이네는 영업 2일차에 돌입했다. 오후 2시 오픈 시간을 앞두고 예약 손님만 세 팀이 찾아왔다. 첫날과 달라진 분위기에 사장님 이서진의 얼굴에도 자연스러운 보조개가 만개했다.
 
나이 지긋해보이는 남성 손님 세 사람을 시작으로, 커플 손님, 아기를 데려온 여성 손님들, 비를 피해 홀로 찾아온 손님까지 잇달아 입장하며 처음으로 가게가 꽉 찬 모습을 보였다. 손님들은 생소한 김밥, 라면, 떡볶이, 한국식 핫도그 등을 낯설어하며 젓가락질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내 K-분식의 매력에 빠지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밥 담당인 정유미는 갑작스럽게 불고기 김밥메뉴 주문이 동시에 걸려든 데다 주문 착오까지 겹치며 잠시 위기를 맞이했다. 마음이 조급해진 정유미는 처음으로 김밥 두줄을 동시에 싸는 데 도전했으나 옆구리가 터지는 실수가 발생하며 더욱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김태형은 매운 맛에 익숙한 멕시코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하여 추가로 김밥에 곁들여 먹을 매운 소스를 제안했다. 멕시코 손님들은 무난한 맵기 정도의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소스에 만족해 했다.
 
단체손님들이 지나가고 잠시 한적해진 오후에는 스페인에서 온 남성손님과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여성 손님이 각각 입장했다. 두 사람은 따로 찾아와서 각자 자리에 앉았지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여행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친해졌다.
 
서진이네 패밀리는 한가한 틈을 타 주방에서 신메뉴는 감자 핫도그를 시식해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주인을 알 수 없는 강아지 한 마리가 서진이네 안으로 들어왔다. 이서진은 손님들이 불편해할까봐 강아지를 밖으로 유도해내려고 했으나, 강아지는 오히려 가게 안에 드러누우며 제 집같은 편안한 모습을 선보였다. 바칼라르에서는 동네 어디든지 목줄을 매지 않은 개들이 자연스럽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게 익숙한 풍경이라고 한다.
 
오후 5시를 넘어서 저녁 시간이 되어가자 다시 단체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서진은 갑자기 늘어난 주문대기 상황에 버벅거리며 동공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턴인 김태형이 이서진을 도와서 주문을 체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혼자 찾아온 여성손님은 음식을 먹고난 후 휴대폰 화면에 조금 서툴지만 한국어로 직접작성한 '추천 리뷰'를 올린 것을 전하며 이서진을 미소짓게 했다.

스케쥴 때문에 4일만에 늦게 합류한 최우식이 도착하면서 드디어 서진이네 완전체가 모두 모였다. 비행과 차량을 합쳐 무려 이동에만 20시간이 걸려 도착한 최우식은 환대는 고사하고, 오자마자 곧바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등떠밀려 싱크대 앞에 소환되며 '설거지옥'에 투입되어야 했다.

낯선 분위기에 아직 적응이 덜되어 우왕좌왕하는 최우식에게 박서준은 "너도 내일이면 이렇게 될 거다"라고 격려 겸 경고를 날렸고, 최우식은 "나도 낄 수 있겠지?"라고 너스레를 떨며 응수했다. 인턴 선배가 된 김태형은 최우식에게 업무에 대한 팁을 전하면서 "항상 생각해. 형이 최 인턴, 내가 김 인턴이잖아? 김 인턴이 위야"라고 놀리며 최우식을 또 한 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영석의 관찰예능에서는 인물을 어떤 분야에 투입하느냐에 따라, 역할이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가 서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 <꽃할배> <윤식당> 시절에는 어른들을 묵묵히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이서진은, 막상 본인이 웃어른이자 사장이 되면서 좀 더 노골적으로 '본캐'를 드러낸다.
 
매사 무관심하고 시니컬한 듯 하면서도 영업과 수익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고, 직원들과 제작진에게 투덜거리다가도 누구보다 책임감있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밉지않은 꼰대+츤데레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리즈에 새롭게 가세한 김태형은 선배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할 말을 다하는 당돌해보이지만 할 때는 제대로 하는 MZ세대형 츤데레를 보여준다. 이처럼 전혀 안 어울려보이지만 또 동전의 양면처럼 은근히 닮아있는 사장님 이서진과 막내 김태형의 동상이몽 케미는 <서진이네>만의 오피스 시트콤스러운 색깔을 강화시킨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한식 최강자 양념치킨을 신메뉴로 선보이기로 결정한 서진이네가 사상 최초 오픈런-웨이팅까지 발생한 호황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밖에 줄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는 광경에 당황하여 직원들과, 멘붕에 빠져 "왜 장사가 잘 되는 건데"라며 자기부정에 빠진 김태형의 모습이 험난한 영업 3일차를 예고했다.
서진이네 이서진 김태형 박서준 나영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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