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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서 만난 두 친구의 진한 우정, 풍광은 덤

[미리보는 영화] <여덞 개의 산>

23.09.06 17:26최종업데이트23.09.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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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덟 개의 산>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축복받은 경관의 알프스, 이곳에서 나고 자란 두 소년은 자라면서 정반대의 선택을 하게 된다. 한 친구는 도시로, 또 다른 친구는 그곳에 남아 살게 된 것. 영화 <여덟 개의 산>은 그렇게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다 재회하게 된 피에트르와 브루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탈리아 소설가이자 다큐멘터리스트 파올로 코녜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히 우정과 갈등, 화해만 그리진 않는다. 부모의 사랑, 가족 관련 결핍이 있는 두 소년이 알프스와 네팔 등을 경험하며 스스로 혹은 유일한 친구인 서로의 내면을 알아가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147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 영화는 초반부 어린이 시절 두 사람의 모습부터 성인이 된 뒤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식당 셰프 일을 하게 된 피에트르는 자기 대신 자신의 아버지 곁을 지켰던 브루노의 마음에 감복하며 함께 산 능선에 집을 짓고, 본연의 꿈이었던 작가 일을 하며 네팔 등지를 여행한다.
 
반면, 뿌리를 단단히 내린 듯 고향 산을 지키는 브루노는 농장일을 하며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가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산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살고싶어 하는 그의 성정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에서 두 인물의 본질이 투영된다. 즉, 정착한 삶과 떠도는 삶을 택한 이들이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드러나는 것이다.
 

영화 <여덟 개의 산>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영화 <여덟 개의 산>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그래서 단순히 자연을 벗삼은 치유 영화가 아닌 투쟁하는 삶을 다룬 영화가 된다. 서로 방식이 달랐을 뿐 피에트르와 브루노는 각자 삶의 터전에서 혹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네팔 신화를 인용해 인생을 논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계의 중심에 우뚝 솟은 수미산에 사는 사람과 그 주변을 둘러싼 여덞 개의 산을 여행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이 배울까 되묻는 장면이다.

이탈리아가 배경이기에 촬영 또한 산악지대에서 이뤄졌다. 영화 속 배경은 이탈리아 발레다오스타라고 한다. 알프스 3대 봉우리가 자리한 지역으로 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그 풍광 또한 장관인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자연광을 십분 활용한 촬영 또한 이 영화의 백미다. <여덟 개의 산>은 올해 5월 열린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한줄평: 자연이라 눙치기엔 너무도 치열했던 삶의 현장들
평점:★★★★(4/5)

 
영화 <여덟 개의 산> 관련 정보

원제: The Eight Mountains
수입/배급: ㈜영화사 진진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출연: 루카 마리넬리, 알레산드로 보르기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47분
개봉일: 2023년 9월 20일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여덟 개의 산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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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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