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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금세대', 계영 800m 신기록 세우며 금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 7분 1초 73으로 아시아 신기록 작성

23.09.26 09:15최종업데이트23.09.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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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과 감동의 레이스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남자 800m 계영 결승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메달 획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남자 수영이 계영 800m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재훈과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로 구성된 한국 남자수영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 1초 73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역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수영은 지난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이 세웠던 아시아기록(7분 2초 26)을 갈아 치우며 아시아 계영 800m의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이에 앞서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 출전한 지유찬은 21초 72의 대회 신기록 및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자유형 50m 금메달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김민석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수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김서영이 동메달, 남자 평영 100m에서 최동열이 동메달을 추가, 25일 하루 동안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순조로운 메달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태환 시대'에도 오르지 못한 단체전 정상

한국 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SBS 해설위원)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며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박태환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6개는 모두 개인종목에서 따낸 금메달이었다. 실제로 박태환은 도하 대회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800m 동메달, 광저우 대회에서는 혼계영 400m 은메달과 계영 400m, 8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한국수영은 박태환이라는 천재선수 한 명에게 크게 의존하는 팀이었고 아무리 박태환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도 4명의 선수가 고른 기량을 발휘하는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 결국 박태환은 현역 시절 내내 세계대회는 물론이고 아시아 레벨의 대회에서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게 아시아 대회 단체전 금메달은 한국에게는 이룰 수 없는 목표처럼 보였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가 200m 7위, 100m 5위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도 대부분의 스포츠 팬들은 박태환 같은 '돌연변이'가 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황선우를 제외한 그 어떤 선수도 올림픽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선우라는 괴물신예의 등장은 한국수영의 돌연변이가 나타난 것이 아닌 한국수영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국은 작년 헝가리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와 김우민, 이유연, 이호준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이 계영 800m에서 7분 6초 93의 기록으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6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한국 수영의 에이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47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선수의 세계선수권 메달은 2011년 상하이 대회의 박태환(400m 금메달) 이후 11년 만이었다.

황선우는 지난 7월에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분 44초 42로 다시 한 번 한국기록을 갈아 치우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차지한 것은 황선우가 역대 최초였다. 한국은 계영 800m에서도 황선우와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이 출전해 역대 최초로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 7분 4초 7의 기록으로 6위에 오르며 또 한 번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일본-중국 따돌리며 아시아 정상 '우뚝'
 

▲ 금메달과 함께 황선우(왼쪽부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남자 800m 계영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계영 800m 종목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던 일본과 중국이 결선 진출에 실패한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를 차지한 한국수영 대표팀은 '황금세대'로 불리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한국은 24일에 열린 자유형100m에서 황선우가 동메달, 이호준이 4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에 계영 800m에 출전하는 중국의 에이스 판잔러는 자유형 100m에서 46초 97의 아시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전날 두 번의 100m 레이스를 치르느라 체력이 떨어진 황선우와 이호준 대신 이유연과 김건우를 출전시켜 예선레이스를 치렀고 7분 12초 84의 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도 예선 레이스에서 100m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판잔러와 양하오위를 쉬게 했고 일본 역시 에이스 마쓰모토 가쓰히로가 예선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선기록에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었다.

한국은 결선레이스에서 1번주자 양재훈이 중국의 1번주자 왕순에게 0.87초 뒤진 2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2번주자 이호준이 뉴광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면서 김우민에게 자리를 넘겼다. 3번주자였던 중장거리 에이스 김우민은 100m 은메달리스트 양하오위를 압도하면서 중국에 2초 가까이 앞섰고 마지막 주자인 에이스 황선우가 판잔러의 추격을 따돌리고 7분 1초 73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아시안게임 역대 첫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금메달로 인해 결승레이스에 참가했던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뿐 아니라 예선 레이스에 출전했던 이유연과 김건우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또한 일본과 중국의 전유물이었던 계영종목에서 4명의 주자가 고른 기량을 발휘하며 아시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고무적인 결과를 맞았다. 한국은 26일 중장거리 에이스 김우민이 자유형 1500m에 출전해 다관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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