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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첫 도전' 여자 수구 대표팀의 드라마는 계속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현장] 1일 태국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일정 모두 마쳐

23.10.03 10:39최종업데이트23.10.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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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편집자말]
 

1일 모든 경기를 마무리지은 여자 수구 대표팀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박장식

 
2019 광주 세계 수영선수권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던 여자 수구 대표팀이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전패로 도전을 마무리지었다. 

목표했던 1승은 얻지 못했다. 하지만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충분히 좋은 성과를 냈다. 세계선수권 때는 제대로 득점을 내지 못했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득점을 냈다.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순간도 여러 번 연출했다. 4년 사이 대표팀 소집도 몇 번 없었지만,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에서 '성장 드라마'를 썼다.

4년 만의 국제대회 복귀전

4년 전 광주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를 위해 수영 선수 출신, 수구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선수, 미국에서 수구를 하던 '에이스'까지, 그야말로 어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초보 선수'들이 개최국 쿼터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대다수가 여기서 끝나리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광주 대회 당시 정창훈 단장이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되면서, 여자 수구 대표팀을 다시금 부활할 수 있게 도운 것. 

그렇게 2022년 광주 대회 이후 첫 대표팀이 다시 소집되었고, 정서환 감독의 지도 아래 새로운 팀이 꾸려졌다. 2023년 대표팀에는 광주 대회 당시 주장이었던 오희지 선수가 다시 합류했다.

지난 2월부터 소집된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전지훈련 등 고된 훈련을 거쳐 4년 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며 국제대회에 복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선수들의 목표는 '1승'. 4년 전 대회 목표가 '1골'이었던 것에 비견하면 큰 발전이었다.
 

1일 열린 수구 경기의 한 장면. ⓒ 박장식

 
물론 아시아의 벽은 높았다. 여자 수구 대표팀은 첫 경기였던 일본과의 경기에서 33대 2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패배했다. 

26일 열린 2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선전했다. 1쿼터에서는 3-4로, 2쿼터에서는 5대 7로 따라가는 등 전반 선전했다. 하지만 후반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3쿼터에는 여섯 점을 내준 사이 두 점을 얻는 데 그치며 7대 13으로 끌려갔고, 결국 최종 스코어는 8대 18이었다. 

3차전에서는 싱가포르에 24대 1로, 카자흐스탄과의 4차전은 24대 4로 큰 점수차로 패배한 대한민국. 하지만 상대에게 역습을 꾸준히 시도하고 공수 포지션에 따라 맡은 일을 수행하는 등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자 수구의 앞으로를 기대해

성장드라마의 끝은 언제나 해피엔딩이 아니듯, 대표팀도 고대하던 1승을 따내지는 못했다. 대표팀은 1일 열린 태국과의 경기에서 20대 7로 패배,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수구에 참여한 팀들 중 유일한 전패 팀으로 남았다. 

물론 과제도 있다. 선수들의 아쉬운 체력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 여자 대표팀은 매 경기 초반 상대와 대등한 플레이를 펼쳤다가 후반이 되면 상대에 대량 실점을 내주는 일이 잦았다. 

대표팀 정서환 감독은 "목표했던 1승을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한국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 해줬기에 앞으로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희지 선수 역시 "멀리까지 돌아온 의미가 있었던 대회였다"라며 "앞으로 기대를 모을 수 있는 여자 수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4년 전 광주에서 만든 첫 번째 영화는 '새드엔딩'이었지만, 이번 항저우에서 상영된 영화는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해피엔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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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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