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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탈환 실패 손흥민, 더 무거워진 캡틴의 어깨

[주장] '에이스와 리더'의 역할 감당해야 하는 손흥민을 응원하며

24.03.17 11:37최종업데이트24.03.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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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A매치 소집을 앞두고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소속팀 토트넘은 A매치 휴식기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며 최대목표인 '4위 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지난 아시안컵 선수단 내분사태 이후 첫 소집되는 대표팀에서는 주장으로서 무너진 팀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막중한 과제까지 주어졌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지난 3월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2023-2024 EPL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했다.지난 두 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2골 2도움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던 손흥민은 이날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으나 3경기 연속골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만 14골 8도움을 기록 중이다.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노리는 토트넘에게는 뼈아픈 패배였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했다면 4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었으나 예상 밖 패배로 5위(승점 53, 16승 5무 7패)를 유지하는데 그치며 4위 애스턴빌라(승점 55)와 2점차를 유지했다. 풀럼은 12위(승점 38)를 기록했다.
 
한 수아래로 예상된 풀럼에게 3골차 완패를 당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풀럼에게 패한 것은 2013년 이후로 무려 11년만이었다. 풀럼을 상대로 이어오던 원정 7연승 기록도 중단됐다.
 
중앙수비수 미키 판더벤의 부상 공백이 예상보다 컸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하여 영입한 드라구신이 로메로와 센터백 콤비를 이뤄서 첫 선발로 나섰으나 경기력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 토트넘의 수비진은 경기 초반부터 풀럼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풀럼이 기록한 3골중 2골이 드라구신의 미숙한 위치신정과 상황판단에서 비롯된 실책이었다.
 
설상가상 토트넘은 골결정력에서도 이날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이날 57%에 이르는 볼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슈팅 개수 14-16, 유효 슈팅 5-7로 오히려 풀럼에게 밀렸다. 특히 결정적인 기회를 3번이나 얻었음에도 모두 날리면서 한번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손흥민을 비롯하여 브레넌 존슨, 교체투입된 티모 베르너 등이 모두 골찬스를 한번씩 날렸다.
 
경기후 주장인 손흥민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굳은 표정으로 패배의 충격을 인정하여 자신을 비롯한 모든 팀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쥐며 "힘든 밤이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로서 고통스럽고, 팬들은 더할 것이다.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사과드린다"라며 침통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손흥민은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A매치 휴식기 이후로는 어느때보다 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라며 "왜냐하면 다가오는 경기들은 모두 빅매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은 "모두 거울을 보고 '내 잘못'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모든 걸 다 쏟아내야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치며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했다. 컵대회에서는 리그컵과 FA컵에서는 모두 조기탈락하며 사실상 올시즌도 무관이 확정적이다. 이제 토트넘에게 남은 목표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 탈환 뿐이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에게도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토트넘은 불과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중에는 리그 '빅3'인 맨체스터시티-아스널-리버풀과의 3연전도 포함되어 있다. 현실적으로 애스턴빌라와 막판까지 4위 경쟁이 유력한 가운데, 한 계단 아래인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7)도 아직 6점차로 추격해오고 있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손흥민은 한숨을 돌릴 틈도 없이 이번엔 A매치 일정동안 황선홍 임시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하여 태국과의 북중미월드컵 2연전에 나서야 한다. 이 경기는 지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로 대표팀이 처음 소집되는 무대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황선홍 감독과 함께 흐트러진 팀분위기를 수습하고 태국전 승리로 얼어붙은 팬들의 마음까지 되돌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됐다.
 
특히 최악의 호흡을 보여줬던 아시안컵 요르단전 이후, 그라운드에서는 이강인과 두달 만에 재회한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태국전에서 나란히 출장한다면 이번엔 어떤 달라진 호흡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와 리더'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손흥민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이다. 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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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풀럼 축구대표팀 토트넘경기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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