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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곡, 의미 없는 가사? 트렌드 벗어난 데이식스의 강렬함

[리뷰] 데이식스, 3년 만의 컴백 음반 < Fourever > 발표

24.03.20 13:23최종업데이트24.04.2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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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새 음반 'Fourever'를 발표한 데이식스 ⓒ JYP엔터테인먼트


록그룹 데이식스(DAY6, 성진-영케이-원필-도운)가 3년 만에 새 EP 음반 < Fourever >로 지난 18일 화려하게 돌아왔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을 통해 음악 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인시킨 4인조 밴드 데이식스는 멤버 전원 군 복무를 마쳤다.

이번 복귀작은 발표와 동시에 음원, 음반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타이틀곡 'Welcome to the Show'를 필두로 한 < Fourever >는 요즘 음악계의 흐름에 코웃음을 치는 듯한 작법으로 완성되어 음악 팬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고 있다.

최근 '숏폼' 중심의 짧은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면서 러닝 타임이 3분도 되지 않는 짧은 노래들이 쏟아지는가 하면, 의미 없는 문장의 나열로 채워진 가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트렌드는 데이식스의 곡에선 찾아볼 수 없다.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 연주를 맡아 기본 3, 4분대의 길이로 완성된 총 7트랙의 완성도는 록 음악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K팝 업계에 강렬함을 선사한다.

"Welcome to the Show"
 

데이식스의 신곡 'Welcome to the Show'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배우 유승호와 최희진이 출연했다. ⓒ JYP 엔터테인먼트

 
"세상이라는 무대 위 손잡고 같이 서 준 이들을 향해 보내는 세레나데"로 완성했다는 첫 번째 곡 'Welcome to the Show'는 데이식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반영한 트랙이다. 연인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달하는 의미 외에도 그동안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준 팬들을 위한 일종의 헌정곡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공연과 대형 페스티벌 무대의 오프닝 음악으로도 적합할 만큼 웅장하고 가슴 벅찬 울림을 이끌어내는 곡이다. 역동적인 비트에 곁들여진 코러스만으로도 데이식스가 그동안 해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보여줄 음악의 방향성이 가득 담겨있다.

배우 유승호와 최희진이 등장한 뮤직비디오는 이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지금은 아무도 관심 기울이지 않는 평범한 배우 최희진과 이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스태프 유승호를 통해 밴드와 팬들의 끈끈한 연결고리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The Power Of Love"
 

데이식스의 신곡 'Welcome to the Show'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수록곡 맛집' 데이식스답게 이어진 트랙에서도 강한 흡인력으로 듣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두 번째 트랙 'Happy'는 JYP 박진영 PD가 타이틀 곡으로 추천했을 만큼  'Welcome to the Show' 못잖은 매력을 뽐낸다. 팝 펑크 스타일로 풀어낸 멜로디는 뭔가 벽에 부딪힌 등장인물의 심정을 반어적으로 풀어낸다.

​3번 수록곡 'The Power of Love'는 그동안 데이식스가 만들고 들려준 작품의 줄기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는 가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 1980년대 복고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하나로 묶어내면서 짜릿한 감흥을 안겨준다. 공개와 동시에 팬들의 추천이 끊이지 않을 만큼 존재감을 뽐내는 곡이다.

​뒤이어 울려 퍼지는 '널 제외한 나의 뇌(Get The Hell Out)', '나만 슬픈 엔딩'은 1990년대 그런지, 얼터너티브 형식의 록 음악을 좋아한 팬들에겐 반가울 만한 곡이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2개의 트랙은 '이런 게 바로 록 밴드야!'라는 강렬한 외침이기도 하다. 음반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사랑하게 해주라',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등 발라드로 감정의 숨 고르기에 돌입하면서 < Fourever >는 마무된다. 

3년의 기다림... 알찬 내용으로 화답
 

지난 18일 새 음반 'Fourever'를 발표한 데이식스 ⓒ JYP 엔터테인먼트

 
7곡의 알찬 구성에 힘입어 데이식스는 지난 3년의 기다림을 든든한 만족감으로 바꿔 놓았다. 전곡 작사를 담당한 베이시스트 영케이(5곡 단독 작업), 안정적인 고음 보컬을 선사하는 기타리스트 성진, 여전히 수려한 음색을 뽐내는 키보디스트 원필, 작업물이 쌓여갈수록 더욱 탄탄하게 비트를 완성하는 드러머 도운의 합은 공백기가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데뷔 때부터 이들의 음악에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 프로듀서 홍지상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데이식스는 자신들의 색깔을 더욱 수려하게 칠해 놓았다. 언제나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드는 인상적인 노랫말과 멜로디가 이 팀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고 < Fourever >는 이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최근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의 음원차트 역주행 인기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밴드의 진가를 뒤늦게 알게 만든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론 팀에겐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는 일종의 목표처럼 자리잡았다. 자칫 새로운 부담감이 될 수도 있는 일련의 반응에 구애 받지 않고 데이식스는 기대 이상의 작품을 완성해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데이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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