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인기몰이 했던 '재벌X형사'... 보완이 시급하다

[리뷰] SBS <재벌X형사> 종영

24.03.24 09:35최종업데이트24.03.24 09:35
원고료로 응원

지난 23일 방영된 SBS '재벌X형사'의 한 장면. ⓒ SBS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가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재벌 2세가 얼떨결에 경찰이 되어 범죄를 소탕한다는 독특한 발상을 토대로 총 16부에 걸쳐 방영된 <재벌X형사>는 MBC <밤에 피는 꽃>, JTBC <닥터 슬럼프>, KBS <고려거란전쟁>등이 집결한 주말 밤 시간 대 방영되어 모처럼 '드라마 전쟁'을 촉발시키는 등 선전을 펼쳤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SBS 금토드라마는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7인의 탈출>, <마이 데몬> 등 3작품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한때 지난 수년에 걸쳐 쌓아온 불패 신화가 휘청거리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특급 스타 대신 안보현+박지현이라는 성장세를 보여준 배우들을 앞세우며 <재벌X형사>는 '정의 구현'이라는 주된 주제를 다뤄왔던 금토 드라마의 틀을 재정립했다.

​지난 15화를 통해 <재벌X형사>는 사실상 모든 사건의 핵심 범인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갑작스런 진명철 회장(장현성 분)의 죽음, 그리고 25년전 진이수 (안보현 분) 모친 살해의 용의자가 압축되었고 그 결과 이수가 그토록 믿고 있던 이복형 진승주 부회장(곽시양 분)가 저지른 범행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믿었던 이복형의 범행... 진이수의 선택은?
 

지난 23일 방영된 SBS '재벌X형사'의 한 장면. ⓒ SBS

 
과거 어린이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지문에 대한 재조사 끝에 부회장의 신원이 확인 되었음을 이수는 우연히 읽게 된 사건보고서를 통해 알고 충격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는 경찰서 총기 보관함에 있던 권총을 들고 형 승주를 만나 담판을 짓게 되었다. "너만 없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라며 범행을 실토한 승주를 향해 분노한 이수는 격투를 벌이기에 이른다.  

"아버지는 다 알고 있었다. 다 알고도 결혼한 거다. 그런 형을 받아주고 믿어줬다. 그런데 형은 그런 사람을 죽인 것이다. 형이 저지른 끔찍한 선택들은 무의미한 것이다"라고 반문했다. 이에 승주는 이수의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누지만 여기엔 탄환이 들어 있지 않았다. 결국 승주는 무기징역이라는 법의 심판을 받기에 이른다. 

모든 사건이 해결된 후 이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직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오랫동안 자신과 회사를 위해 일해온 최정훈 이사(김명수 분)에게 자리를 넘기고 다시 경찰로 복귀한다. 그리고 이강현 팀장(박지현 분)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뛰어들면서 <재벌X형사>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시즌2 위해 보완 필요해
 

지난 23일 방영된 SBS '재벌X형사'의 한 장면. ⓒ SBS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체면을 세우면서 종영을 앞두고 시즌2 제작이 준비중이라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재벌X형사>는 분명 성공적인 작품으로 손꼽을 만 하지만 종영과 더불어 몇가지 아쉬움, 향후 시즌 돌입을 위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럿 남겨뒀다.  

가장 큰 문제는 외부적 요인애 따른 드라마의 인기 부침이 심했던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모처럼 두자릿수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몇개월 간의 SBS 부진을 털어내긴 했지만 이는 경쟁 드라마의 결방 혹은 종영 등 작품 외부 상황에 좌우된 부분이 많았다. 특히 <밤에 피는 꽃>이 방영되던 기간 중에는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위기 찾아왔다.  ​

MBC 금토 드라마의 신작 교체 과정에서의 공백기를 틈타 <재벌X형사> 반등에 성공허기도 했지만 <원더풀월드>의 등장과 맞물려 잠시 주춤하는 등 혼전 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는 어느 정도의 재미는 확보했지만 한편으론 확실하게 우세를 점할 만큼의 매력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기존 형사물 대비 허술한 개연성 Vs. 선전 펼친 안보현-박지현
 

지난 23일 방영된 SBS '재벌X형사'의 한 장면. ⓒ SBS

 
<재벌X형사>는 <열혈사제>, <모범택시>시리즈, <천원짜리 변호사> 마냥 코믹과 진지한 수사물의 줄타기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허술한 개연성, 치밀함과는 거리가 먼 사건 해결 방식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

범행 현장에 대한 보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마저 손쉽게 무너지는 장면이 종종 포착되는 등 범죄 수사물로서의 완성도 측면에서 흠집을 남기기도 했다.  재벌이 형사가 된다는 만화적인 발상에 따른 가벼운 분위기 조성 측면을 어느 정도 고려하더라도 전작들과 대비해 빈틈을 노출한다.  

이와 같은 약점을 상당 부분 채워준 건 주연을 맡은 안보현의 선전이었다.  JTBC <이태원 클라쓰>, 넷플릭스 <마이네임>,  tvN <군검사 도베르만> 등을 거치면서 착실하게 업그레이드된 안보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독 주연으로서도 탄탄한 입지를 마련했다.   철부지 재벌 아들에서 사명감 강한 형사로 재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선을 무리 없이 표현하면서 새로운 능력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밖에 다소 매력 없는 캐릭터라는 약점은 존재했지만 이강현 역을 맡은 박지현 역시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속 이미지를 털어내고 조직의 리더로 극중 팀원들을 착실히 이끌어 나간다.  이렇듯 <재벌X형사>는 단점과 강점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16부작 주행을 끝 마쳤다.  시즌2의 성공적인 제작을 위해 <재벌X형사>로선 기존 핵심 배우의 캐스팅 유지와 더불어 탄탄한 설계가 가미된 후속 이야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재벌X형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