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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돈의 케이팝 시대... 아이브의 흥미로운 변화 '해야'

[리뷰] 랩 강조+설화 콘셉트 채용... 꿋꿋하게 나의 길을 가련다

24.05.03 13:29최종업데이트24.05.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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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IVE)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IVE, 장원영·안유진·가을·레이·리즈·이서)가 6개월 만에 새 음반 < IVE SWITCH >를 들고 돌아왔다. 데뷔 싱글 'Eleven'을 시작으로 'Love Dive', 'After Live', 'I AM', 'Baddie' 등 불과 2년 사이 쉼없이 인기곡을 배출했던 아이브였기에 이번 신작 역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지난 4월 29일 발표된 더블 타이틀곡 '해야(HEYA)', 'Accendio' 를 비롯해 총 6곡이 담긴 < IVE SWITCH >는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 작품이다. 전작 < I'VE MINE >의 'Baddie'에서부터 강화된 랩 중심의 악곡 구성은 '해야(HEYA)'를 통해 더욱 강화된 인상을 심어준다.  

​기존 멜로디 라인이 강조되었던 아이브 특유의 색깔이 흐려졌다는 점에서 일부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공개 3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2200만회를 넘어설 만큼 여전히 글로벌 케이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는 사실 만큼은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국 고전 설화('해를 사랑한 호랑이')를 가사와 뮤직비디오로 녹여낸 독특한 시도를 통해 아이브는 새로운 챕터를 펼쳐 내밀었다.  

설화를 차용한 흥미로운 변화, 해야(HEYA)​
 

아이브 신곡 '해야' 뮤직비디오' 주요 장면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더블 타이틀 곡 중 음반 발매와 동시에 공개된 '해야(HEYA)'의 뮤직비디오는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곰방대를 든 안유진, 선글라스 낀 채 여유롭게 부채를 흔드는 레이의 모습을 시작으로 초반부터 랩 중심의 전개로 흥미로운 변화를 담아냈다.  

하늘 위 높이 뜬 뜨거운 태양을 한입에 삼켜버리겠다는 호랑이의 기운은 언제나 당당함을 강조했던 아이브의 자신만만한 태도의 연장선처림 비춰진다. 동시에 한국 전통 문화를 요즘 2024년 현대적인 감성과 힙합 비트에 녹여낸 재해석이란 독특한 시도로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아이브와는 살짝 이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동안 '나르시시즘(자기애)' 충만한 주제와 이미지가 자주 강조되었던 아이브의 음악과는 결을 달리하면서 발표와 동시에 일부 팬들 사이 엇갈린 호불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HEYA)'는 주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늘 자신만만하고 당당함을 겸비했던 아이브를 다른 형태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롭게 주목하게 만든다. 

아이브가 선사하는 마법의 주문​
 

아이브(IVE)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오는 15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 또 다른 타이틀곡 'Accendio'는 아이브가 선사하는 마법의 주문 같은 매력을 물씬 뿜어낸다. 음반과 동시에 소개된 콘셉트 포토만으로 유추해본 이미지는 < IVE SWITCH >라는 기본 음반 제목이 아이브의 마녀(IVE's Witch)로 재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 '해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비트를 채용하면서 사랑을 마주한 치명적인 감정을 신비롭게 표현한다.    ​

멤버 장원영이 가사를 담당한 'Blue Heart'는 여러가지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다. "들통날 걸 red lie / 못 피할 걸 red line / 새빨간 저 말들은 / 하여간 저 멀리로" 등의 문구는 악플러에 대한 자신만의 대응이라는 해석과 더불어 촘촘하게 쪼갠 사운드와 결합되어 제법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이밖에 'Ice Queen', ' Wow', Reset' 등 총 6곡이 담겨진 < IVE SWICH >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꺼내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한다" 멤버 가을의 표현처럼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브의 이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혼돈의 케이팝 시대... 꿋꿋하게 나의 길을 가련다
 

아이브(IVE)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최근 케이팝 업계를 뒤흔든 하이브-민희진 사태의 불똥이 곳곳으로 튀다보니 본의 아니게 최근 컴백을 단행한 가수들의 화제성까지 삼키는 악재로 연결되었다. 아이브 또한 예외는 아니었지만 지난 2년에 걸쳐 탄탄하게 다져 놓은 인기와 기획력은 이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자신들만의 비법처럼 활용되었다. 

컴백과 맞물려 각종 TV와 유튜브 예능 출연을 쉼없이 단행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등 전작 < IVE MINE > 당시 부족했던 미디어 노출의 아쉬움도 이번 기회에 훌훌 털어냈다. 오랜기간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안유진-장원영에 쏠렸던 팀의 비중도 여타 멤버들의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균형감을 이뤄낸다.  

'해야'와 < IVE SWITCH >는 분명 기존 아이브와는 이질감이 감도는 작품이지만 팀과 구성원들의 우상향 성장, 알차게 준비한 콘텐츠 등을 통해 조금씩 친숙하게 팬들을 흡수하고 있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지닌 팀이 아이브였음을 감안하면 음악과 콘셉트의 변화 또한 이들의 일부분임을 일깨워준다. 여름을 코앞에 둔 2024년 5월, 케이팝 업계는 예상치 못했던 '대혼돈의 시대'에 접어 들었지만 아이브는 이에 구애받지 않고 꿋꿋하게 나만의 길을 주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아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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