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지역민의 반대 여론 속에 1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초호화판으로 건립한 '비지니스 센터'의 사용실적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그동안 주관했던 대형행사의 예산을 따로 편성해 인근 영암 '호텔 현대'에서 소화한 것으로 확인돼 '이중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전남도 측은 비지니스 센터 활용도 제고를 위한 도민 홍보나 연중 전시 프로그램 가동 등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사용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남악신도시 도청사 뒤 도지사 공관인 '어진누리' 바로 옆 건물로 위치한 '전남도 비지니스 센터'는 지난 2006년 9월 도내 귀빈들의 접견과 연회장, 숙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리채'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당초 2003년 9월 착공 당시 철근콘크리트로 짓기로 했으나 바로 옆에 위치한 도지사 공관과 연계한 한옥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철근목조건물로 변경하면서 연면적(225평→300평)과 사업비(11억4천900만원→17억6천300만원)가 대폭 늘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300평 규모인 수리채는 총인원 100명 수용가능한 컨벤션 홀 1개와 숙박가능한 객실 4개, 주방 등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수리채'는 초호화 비지니스 접객·컨벤션 기능이 가능하지만 사용실적을 따지기 무색할 정도 활용도가 낮은 실정이다. 실제 2007년 '수리채 사용승인 대장'을 보면 전체 사용실적은 12건으로, 주로 여성단체 정책간담회와 도 관련 기관 초청 만찬이 주를 이루었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사용실적이 불과 2건 그친 데다 사용용도도 정부관계자 방문 등 '비지니스센터' 기능과는 전혀 동떨어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내외 컨벤션 행사가 드물고 귀빈들의 방문도 흔한 일이 아니어서 수리채의 활용도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호텔현대'의 관공서 연회행사 일정을 확인한 결과, 전남도는 사우디아라비아 FAL그룹 방문단 환영행사를 비롯해 외국인 투자기업 초청 설명회, 조선산업 발전 워크숍 등 30건에 달하는 굵직한 행사들을 죄다 외부에서 개최했다.
호텔 관계자는 "공개가 할 수 없는 비지니스 접객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컨벤션홀 대관 행사도 도청 주관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일각에서는 수리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연중 미술 전시회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행사 개최 세일즈라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에 대해 전남도 측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전남도 청사관리계 관계자는 "영빈관 시설로 만들어져 일반 행사 시설로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며 "앞으로도 도민들에게 개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의정감시 전남연대 이상석 운영위원장은 "현재 수리채의 이용실적이나 내용를 보면 도지사의 사적인 이용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더욱이 영빈들을 위한 시설이어서 도민들에게 개방할 수 없다는 전남도의 입장은 어처구니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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