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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마이뉴스> "5년 안에 조중동 부수 반토막 날 것"란 기사를 읽고 쓴 글입니다.

 

1. 지난달 말,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집 앞 골목에서 왠 아저씨에게 소매를 붙잡혔다. "이 5만원 드리고요, 1년 무상으로 넣어 드립니다. 그런 후에 딱 1년만 보시면 됩니다." 모중앙일간지를 구독하라는 제의였다. 이는 당연히 부정거래이지만, 신문 구독을 원하면서도 비용부담을 느껴 선뜻 신청을 못하던 서민에게는 혹할만 한 제의일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호객행위가 옳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 여기서 그 옳고 그름을 논하려는 것도 아니다. 조중동 발행부수 반토막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로서 짚어 보자는 것이다. 신문사가 발행부수 고수를 위해 편법이라도 사용할 의지가 있고, 여기에 투입할 재원이 충분하며, 나아가 이러한 부분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2. 종이에 대한 향수와 친밀감을 간과하고 있다.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다면 같은 논리로 책도 전자책(e-book)이 대신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온라인 상에서의 정보이용능력을 떠나, 같은 내용이라도 마우스를 클릭해가면서 보는 것보다 엄지와 검지로 종이를 넘겨가며 읽는 것을 선호하는, 종이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

 

종이 미디어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기사와 e-book 등 정보가 무궁무진하게 게재되기 시작한 이래로 종이 미디어의 발행부수가 줄었다는 통계가 제시되어야 한다. 또,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대학생과 청소년, 유소년 대상의 종이 미디어 발행부수가 줄고 있다는 통계가 제시되어야 한다.

 

3. 신문구독 및 종이 미디어 이용에 미치는 문화적, 관습적 영향력을 간과하고 있다. 현재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그 가정의 아이 세대가 자라 부모가 읽었던 신문을 이어서 읽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즐겨 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면 그것을 보고 자란 다음 세대 또한 책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4. 신문광고의 효용을 간과하고 있다. 신문광고의 효과가 분명하고 이를 보유한 조중동의 영향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기업은 이들 신문에 광고를 실을 수밖에 없으며, 수익과 수요가 있는 한 신문은 존속할 수밖에 없다. 신문광고가 점유하던 영향력과 효과를 5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인터넷 및 인터넷 매체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조중동이 반토막이 날 것이라는 주장이 참이라고 한다면 경향과 한겨레 등도 같은 처지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이는 결국 조중동만이 아닌 모든 종이미디어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럼에도 기사 제목과 내용에 조중동만을 언급한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나의 흥행코드로서 '조중동'을 들고 나오지는 않았던가 돌아볼 일이다.


태그:#신문, #종이, #미디어, #수요,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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