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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추모를 하기 위해 온 시민들은 분향을 위한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방명록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많은 이의 다짐이 쌓여갔다.

 

2시부터 열린 영결식에서 한 남성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위선자'라고 외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갔고 가수들은 추모 문화제에 참여해 그의 넋을 위로했다. 몇몇 시민들은 행사를 모두 마치고도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 못하였다.

 

이것은 지난 5월 23일 서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 서울광장 모습이자 23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 서울광장 모습이다.

 

왜 지켜주지 못했는가?

 

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나는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국민들의 대다수가 반대했던 미디어법이 통과하는 과정을 지켜봐야했고 '미디어법 원천 무효'의 싸움도 서서히 잊어가면서 찌는 듯한 더위와 일상에 지쳐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곤 석 달 만에 다시 시청 앞 광장을 찾아서 방명록에 다시 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는 말을 남겨놓는다. 과연 그 말을 다시 쓸만큼의 양심이 나에겐 존재하고 있는가.

 

서울광장을 찾은 이희호 여사는 "제가 바라옵기는,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는 말을 하였다.

 

'행동하는 양심'

 

이것이 바로 방명록에 다짐을 쓸 양심을 주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위해서 방명록의 아래에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다짐을 하나 더 추가한다.

 

5월 29일의 모습과 8월 23일의 모습이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우리는 지금부터 "왜 지켜주지 못했는가?"를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왜'라는 질문 속에서 진정으로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들을 준비하고 실천해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모습이 언젠가 똑같이 되풀이 될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단정지을 수 없다.




태그:#김대중, #서울광장, #행동하는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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