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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이스라엘 친구 에티와 친동생 사진
▲ 이스라엘 친구 에티(Eti)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이스라엘 친구 에티와 친동생 사진
ⓒ 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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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나라, 혹은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여성의 군 복무가 의무인 나라라고만 기억하면 오산이다. 이스라엘은 조상 아브라함과 다윗 왕,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살았던 유서 깊은 땅으로 지금도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는 독특한 나라다. 특히 낙천적이고 근면한 특성을 지닌 유대인들의 흥미로운 삶이 가득한 나라이다.

이번에는 이스라엘 남단의 도시 베르셰바에 살고 있으며 이스라엘 공군 파일럿을 꿈꾸는 여고생 에티(Eti)와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이스라엘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군복무에 대해서 이메일을 통해 이야기해봤다.

소민 : "이스라엘 고등학생의 하루 일과는 어때?"
에티 : "매일 학교에 가는 것은 이스라엘의 모든 학생에게 공통사항이지만, 각자 다른 시간에 등∙하교를 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야. 몇몇 친구들은 아침 8시까지 학교를 가서 오후 3시에 하교를 하고, 오전 10시까지 등교를 해서 1시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 점심식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

소민 :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니?"
에티 : "이스라엘에서는 영어, 수학, 종교, 역사 수업은 의무교과로 학생이라면 모두 이 수업들을 들어야 해. 하지만 학생의 적성에 따라 컴퓨터공학, 약학, 생물, 화학, 경제, 범죄학,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등 의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들을 수도 있어. 나의 경우에는 과학 교과를 싫어해서 화학과 생물은 선택하지 않았어."

소민 : "이스라엘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무엇이니?"
에티 : "이스라엘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의사, 변호사 그리고 엔지니어야."

소민 : "그러면 이스라엘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어떤 직업을 갖길 바라셔?"
에티 : "대다수의 부모님은 자녀가 여학생이라면 단연 간호사이고 남학생의 경우에는 엔지니어가 되길 바라시는 것 같아."

소민 : "학생들은 방과후에 뭘 하니?"
에티 :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곧장 집에 가는 편이야. 특히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집에 가서 3~4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자."

소민 : "이스라엘에는 개인 과외나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니?"
에티 : "음, 대부분의 이스라엘 학교는 학생을 책임지고 관리해줘. 예를 들어, 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는 학생이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면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받거나 수업이 모두 끝나고 따로 한 두 시간씩 개인적으로 어려운 것을 해결해주시는 편이야. 즉,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을 도와주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따로 개인 과외를 받는 학생은 거의 없어."

소민 : "이스라엘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해?"
에티 : "학생들은 공부와 동시에 일을 해야 한다는 거야. 방과 후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니까 성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게 큰 걱정이야."

소민 : "이스라엘 청소년은 다른 나라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니?"
에티 : "대부분의 이스라엘 청소년은 다른 나라로부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우리 문화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

소민 :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에티 : "내 생각에는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팔레스타인은 아랍과 무슬림들로 이뤄진 국가로 전 세계에는 54개의 이슬람 국가들과 26개의 아랍 국가들이 있는 반면에, 유대인 국가는 이스라엘 밖에 없어. 전 세계에 이스라엘을 도와줄 국가는 없는 것 같아. 그게 평범한 17살, 18살 청소년들이 하기 쉽지 않은 "우리 나라는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 돼"라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군에 입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소민 : "이스라엘 사진을 보던 중에 어느 사진에나 군인이 총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거야. 위협적이거나 무서운 생각은 안 들어?"
에티 : "응, 이스라엘은 쇼핑몰, 병원, 길거리, 버스 정류소 등 어느곳이든지 공공장소라면 군인들을 볼 수 있어.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오히려 일반 시민들은 그들 덕분에 소매치기나 도둑, 강간들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군인들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해."

소민 : "이스라엘은 여성도 21개월의 군복무가 의무니까 너도 곧 군대에 가는 거야? 비록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기분이 어때?"
에티 : "응, 내년에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니까 군에 입대하게 돼. 나는 군대에 간다는 게 별로 두렵지 않은 게, 협동심, 리더십과 나를 방어할 수 있는 법 등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정말 많기 때문이야. 이스라엘 여성이 군대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점 또한 매우 좋은데, 흔히 남자 군인들이 주로 할 것 같은 비행조종사와 경찰은 여성 군인들도 될 수 있어. 실제로 내 장래희망도 공군 파일럿이 되는 거야."

소민 : "통곡의 벽이 있는 예루살렘에 방문해본 적이 있니? 정말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가본 사람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싶어."
에티 : "이스라엘은 차를 타고 어디든지 단시간에 갈 수 있는 작은 나라여서 나는 예루살렘에 수없이 많이 갔었는데, 내 생각에는 예루살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아."

소민 : "이스라엘은 청소년기에 성인식을 경험한다고 들었어.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의무인 거야?"
에티 : "바트 미츠바 (bat mitzvah) 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의 성인식은 여자아이의 경우 만 12세, 남자 아이의 경우에는 만 13살이 되는 해에 성대한 식을 치르게 돼. 여자 아이의 경우는 의무가 아니지만 남자 아이는 무조건 성인식을 치러야 해. 성인식은 성인이 되는 주인공의 토라 두루마리 축복송을 낭송하는 것으로 식을 시작하고 성인식을 통해서 성인이 되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소민 : "성인식을 어린 나이에 치르게 되면 결혼도 빨리 하는거야?"
에티 : "그랬었는데, 요즘은 직업을 찾고 안정된 삶을 살다가 결혼을 하는 편이라서 결혼 평균 나이는 25~30세로 바뀌었어. 이스라엘에서는 결혼식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포도주를 마신 후에 그 유리잔을 던져서 깨트리고 발로 밟는데 이는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것을 애도하는 것과 깨진 유리잔처럼 결혼도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것을 상징해."

소민 : "이스라엘도 율법 카슈르트에 의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코셔', 먹을 수 없는 음식을 '테레파'라고 구분 해 놓은 게 있던 데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니?"
에티 : "응 맞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대교 사람들은 돼지를 더러운 동물이라고 생각해서 먹지 않아. 카슈르트에는 모든 과일, 채소류는 먹는데, 육류의 경우에는 되새김질을 하는 소, 양 등의 동물을 '코셔'로 여기고 먹는 반면에 되새김질을 하지 않고 더럽다고 생각하는 돼지, 낙타 같은 동물을 '테레파'라고 정의해서 먹지 않도록 정해져 있어. 비록 몇몇 개혁적인 성향의 유대인들은 이를 지키지 않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 규율을 지키는 편이야."

소민 : "유대교 축일인 푸림(Purim) 에는 큰 축제가 열린다고 들었어."
에티 : "푸림은 정말 대단하지! 푸림은 쉽게 생각하면 할로윈데이와 비슷한 축제를 하는 이스라엘의 명절이야. 학생들은 모두 영화 속 주인공의 옷을 따라 입는 등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등교를 하는데 학교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옷을 잘 차려 입은 학생에게 상을 주기도 해.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에스더 메질라(Esther megila)를 읽기도 하지. 춤과 음악으로 가득한 푸림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단연 최고의 축제야."


태그:#이스라엘 , #베르셰바, #에티,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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