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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를 생각하면 늘 든든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저와 제 가족의 살아온 이야기가 앨범 속 추억의 사진처럼 고스란히 저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를 생각하면 얼마 전 10대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과 함께 봤던 한 편의 비디오가 떠오릅니다.

비디오의 내용은 어린 딸을 둔 엄마 이야기였습니다. 비디오에 나오는 젊은 엄마는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인생을 살게 됩니다. 자신이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어린 딸이 살아갈 긴 인생을 생각하면 엄마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런데 문득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바로 어린 딸을 위해 비디오를 만드는 것입니다. 엄마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고와 엄마의 소중한 '한마디'를 아이의 나이에 맞춰 모두 비디오에 담습니다.

예를 들면 "이 다음에 네가 커서 남자 친구가 생기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일종의 소중한 엄마의 잔소리인 셈이죠.

딸아이는 엄마가 남긴 비디오를 보면서 예쁘게 잘 자랐습니다. 옆으로 빗나가지도 않았고요. 나중에 그 딸이 이렇게 회상합니다.

"저는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엄마의 비디오를 봤어요. 그 비디오를 늘 봐왔기 때문인지 엄마가 안 계신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어요."

비디오를 보고 난 뒤에 모임에 참석한 부모들은 젊은 엄마의 지혜를 칭찬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비디오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쓴 <오마이뉴스>의 글도 바로 젊은 엄마가 남긴 비디오와 같다고요.

제가 처음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건 2002년 10월 9일 한글날이었습니다. 큰딸이 중학교 1학년, 작은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그 아이들은 이제 저보다 키가 큰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이 다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모두 제 추억의 보물창고인 <오마이뉴스>에 잘 보관돼 있습니다.

이청준의 산문집 <야윈 젖가슴>에서 이청준은 추억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추억이란 세월의 강심 아래로 가라앉은 회수 불능의 시간 보석."

하지만 제게 있어 '추억'은 결코 회수 불능의 시간 보석이 아닌 '회수 가능한 시간 보석'입니다. 왜냐하면 <오마이뉴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다음에 제 아이들이나 사위, 손자들은 <오마이뉴스>에서 아름다운 옛 추억을 금방 꺼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를 보듯 말입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뜨거워지고 뿌듯해집니다. 노후준비를 잘해 둔 할머니의 든든한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오마이뉴스> 덕분에 저는 그리운 사람들의 추억 속에 오래도록 자리할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창간 7주년을 맞아 미국의 취재원들과 함께 축하 인사를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 동영상 공모 응모작입니다.


태그:#미국, #취재원, #7주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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